[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다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거래소의 천연가스 내년 1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14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12.6% 급등한 ㎿h당 130.7유로를 기록했다. 지난 10월5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116.5유로를 넘어섰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0월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에 유럽 천연가스 공급을 늘리라고 지시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10월 말에는 60유로 선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하지만 유럽의 가스 비축량은 늘지 않고 있다. 한파로 난방 수요까지 늘면서 현재 유럽 전역 가스 저장고는 62.8%만 가스가 채워진 상태다. 예년보다 10%포인트 이상 낮다.
스위스 투자은행 율리어스베어의 노르베르트 뤼케르 투자전략가는 "추운 날씨 탓에 최근 일시적으로 천연가스 수요가 늘었다"며 "더 큰 원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천연가스 가스 가격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약 10만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에 진주시킨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은 러시아가 이르면 내년 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침공 시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독일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의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가스관으로 지난 9월 완공됐다. 하지만 독일은 노르트스트림2 가동을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교부 장관은 지난 13일 우크라이나에서 긴장이 높아지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노르트스트림2는 가동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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