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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불확실성 커져 공격투자 못해요"…기업 투자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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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확실성 커지면서 올 1~3분기 31%만 투자
설비투자지수도 연속 마이너스
해외로 눈 돌리는 기업들

"국내 불확실성 커져 공격투자 못해요"…기업 투자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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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1. 반도체를 생산하는 국내 A기업은 증설 등 대규모 국내 투자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미중 분쟁 등 대외 리스크는 물론이고 갖가지 규제, 대선 등 정치적 이벤트가 겹쳐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업 관계자는 "증설 등 대규모 투자 결정을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 건설회사인 B기업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B기업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도 부담인데, 내년 들어설 새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기조 등이 어떻게 변할지도 봐야 하기 때문에 관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1년 반짝한 투자 흐름 꺾이나= 국내 투자가 일년 만에 다시 꺾일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총투자율은 지난해 31.7%로, 2019년보다 0.4%포인트 늘었지만 올 들어서는 3분기에만 31.6%로 전 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총투자율은 건설투자, 설비투자, 지식재산생산물투자, 재고증감 등 투자요소를 모두 포함해 산출한 지표다. 기업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자금이 100만원이라면 31만원을 투자에 썼다는 얘기다.


지난해 연간 투자율(31.7%)보다 높아지려면 남은 4분기에 32.5% 이상 나와야 한다.


최근 투자 부진은 국내외 영향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글로벌 공급망,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전 세계적인 리스크는 물론이고, 기업 경영을 위축하는 각종 규제가 기업 투자를 주저하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가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국외 리스크보다는 국내 리스크가 투자심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은 경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을 강행했다. 올해엔 중대재해법도 통과시켜 내년 초 시행을 앞두고 있다. 현 정부의 친노동적인 정책이 기업 투자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투자에 따른 세제혜택이 다른 나라보다 적은 점 역시 국내 투자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제 등의 투자 인센티브가 해외보다 덜한 상황이며, 정책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업종에 따라 세제혜택 등을 고려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 4분기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설비투자지수를 보더라도 지난 8월(-4.4%), 9월(잠정·-1.8%), 10월(잠정·-5.4%)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대외 리스크로 인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여전히 안 좋은 상황"이라면서 "건설투자의 경우 재정 집행을 통해 일부 올라갈 순 있다"고 설명했다. SOC 사업 연말 집행 효과로 투자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것 외에 민간을 자극해선 지난해 투자 규모를 넘어설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국내 투자줄면 일자리도 ‘뚝’= 국내 투자 감소는 경제성장의 선순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투자를 통해 생산과 소비가 늘고, 재투자로 이어지는 고리가 끊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는 향후 경기에 대한 예측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생산과 고용이 모두 늘지 않으면 경제 선순환 생태계 조성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투자가 줄어들면 노동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투자를 해 생산을 늘리지 않으면 민간 고용 창출 역시 어렵다는 것이다. 또 "설비투자의 경우 향후 몇 년을 보고 결정을 내리는데, 앞으로 경기와 투자 여건이 좋아질 것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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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투자 여건을 다시 재조명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은은 앞서 ‘해외직접투자의 주요 특징 및 영향’을 통해 "제조업 생산체계의 현지시장 진출에 따른 산업공동화를 방지하기 위해 해외진출업체의 국내 복귀 지원을 현실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해외 진출 중소 제조업체의 판로 다양화를 지원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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