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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생 순자씨]'엄마근성'으로 41년 만에 재취업…"다시 직장여성, 자신감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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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여성 베이비부머 리포트 #3

편집자주 대한민국 360만여명의 여성 베이비부머 세대는 360만가지의 사연을 갖고 있다. 살아온 배경도, 하는 일도, 원하는 삶의 방향도 제각각이다. 그동안 엄마·아내·아줌마로 납작하게 표현되던 군상이 아니라, 다양한 욕구와 목표를 가진 존재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경제는 ‘입체적 주체’로서 각자 전력질주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 여성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58년생 순자씨]'엄마근성'으로 41년 만에 재취업…"다시 직장여성, 자신감 찾았어요" 세종시 보람동 소재 ‘콩카페’에서 근무하는 바리스타 정은수씨(62·왼쪽)와 김혜경씨(66)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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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세종), 이현주 기자, 손선희 기자(세종)] "봉사활동은 해 봤어도 취업이란 건 결혼하고 처음이에요. 저희 세대만 해도 결혼하고 나면 모든 잡(job)이 없어졌잖아요. 다시 직장여성이라 마음먹고 옷도 신경써서 입어요. '엄마근성'이 있어서인지 바쁘니까 더 좋아요."


9개월차 '새내기 바리스타' 김혜경씨(66)를 세종시 보람동 소재 '콩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필기·실기시험을 거쳐 최종면접까지 3.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지난해 11월 취업했다. 김씨가 결혼한 해는 1980년이다. 도서관학과를 전공한 뒤 시립도서관 사서로 일했던 김씨는 결혼하면서 일을 그만뒀다. 41년 만의 재취업인 셈이다.

[58년생 순자씨]'엄마근성'으로 41년 만에 재취업…"다시 직장여성, 자신감 찾았어요" 세종시 보람동 소재 ‘콩카페’에서 김혜경씨(66)가 근무하는 모습.


콩카페는 보건복지부 주관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인 세종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시장형 일자리 사업 중 하나다. 2018년 첫 개점한 콩카페 반응이 좋아 올해초 2호점을 열면서 10명의 신규 바리스타를 채용했다. 모두 베이비부머 세대 여성들이다. 하루 4시간씩, 일주일에 이틀 근무한다. 보수는 시급 9000원.


김씨의 경우 평소 커피를 좋아해 취미삼아 따뒀던 바리스타 자격증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 긴 세월 가족 뒷바라지를 하던 김씨가 뒤늦게 일자리를 얻자 가족들, 특히 남편이 가장 기뻐했다고 한다. 그의 남편은 2년 전 정년퇴직하고 현재는 쉬고 있다. 김씨는 "남편이 '나도 24시간 매달리는 직장생활 말고 당신처럼 일하면 좋겠다'면서 적극 찬성해 줬다"고 말했다.


[58년생 순자씨]'엄마근성'으로 41년 만에 재취업…"다시 직장여성, 자신감 찾았어요" 세종시 보람동 소재 ‘콩카페’에서 근무하는 바리스타 정은수씨(62)가 음료를 만들고 있다.

콩카페의 또 다른 바리스타 정은수씨(62)도 시니어클럽을 통해 늦깍이 취업에 성공한 케이스다. 김씨와는 입사 동기다. 그도 병설유치원 교사로 일하다 1986년 결혼 후 일을 관뒀다. 이후 개인 피아노 교습으로 간간이 돈을 벌긴 했지만, 취업 개념의 일자리는 아니었다. 정씨는 "결혼하고 남편을 따라 다니다보니 나이가 벌써 60이 넘었더라"며 "일은 하고싶은데 '나를 받아주는 곳이 있을까, 정말 내가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정씨는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원했지만, 어디서부터 접근을 해야 할 지 정보가 부족했다. 그런 정씨에게 지인이 시니어클럽을 소개했다. 정씨는 홈페이지를 통해 스스로에게 맞는 일자리를 검색해 찾아본 뒤, 콩카페를 목표로 바리스타 자격증에 도전했다. 실기면접을 앞두고는 혼자 유튜브를 찾아보며 레시피를 연습했다고 한다. 수십 년 만의 면접에 임할 땐 긴장되는 마음에 청심환까지 챙겨 먹었다. 김씨는 "자신이 없었고, 내가 과연 합격할 수 있을까 두려웠다"면서도 "열심히 하니까 되긴 되더라. (합격 후) 자신감이 생기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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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취업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김씨는 "자신감을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만 있을 땐 나태해지고 내가 너무 무능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서 "젊은 세대는 일이 힘들어 '언제 쉴 수 있을까' 기다릴 지 몰라도, 나는 이 나이에 일할 수 있다는 게 축복받은 것 같다. 동년배들은 다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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