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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탄소중립 가려면, 탄중위가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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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탄소중립 가려면, 탄중위가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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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가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하고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오는 10월 말 탄소중립 계획을 확정하기 위한 모양 갖추기다. 국민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3개다. 2050년 에너지 소비를 2018년보다 1안은 0.3%, 2안은 2.2%, 3안은 2.9%를 줄이는 게 목표다. 세 선택지 모두 2018년과 별반 차이 없다. 온실가스 배출량 역시 큰 차이가 없다. 1안은 2500만t 배출을 용인한다. 2안은 1900만t이고, 3안이 탄소중립, 즉 ‘넷제로’다. ‘넷제로’인 3안과 1안의 차이는 불과 2500만t으로 2018년 온실가스 7억2000만t의 3.4%에 불과하다. 30년의 시간과 여러 불확실성을 볼 때 3% 정도의 차이는 크지 않다. 세 개의 선택지라며 국민들에게 결정하라고 내밀기에는 민망하다.


탄중위는 기후위기를 실감나게 설명했다. 1000년 만의 기록적 폭우로 인한 유럽의 인명피해, 미국의 대규모 산불, 우리나라가 기상재해로 최근 10년간 입은 194명의 인명 피해와 12조원의 경제적 손실 등…. 그래서 기후위기는 생존과 직결되는 사안이라 시급하고, 구체적이고, 신속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197개국이 파리기후협약에 동의하고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이유다. 탄소중립을 외면하는 국민은 없다. 그런데 기후재해 없는 좋은 세상으로 가는 길이 공짜일 리 없다. 중요한 것은 탄소중립을 위해 국민이 부담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이다. 탄중위가 제시한 탄소중립은 마치 ‘증세 없는 복지’와 같은 포퓰리즘적 제안에 불과하다.


탄중위는 선택지를 내밀면서 그 선택에 따라 국민의 부담은 얼마가 될지, 산업은 어떻게 변하고 일자리는 어떻게 될지, 탄소 감축을 위해 한여름에 얼마나 땀을 흘리고, 한겨울에는 추위를 버텨야 할지 설명해야 했다. 탄소중립의 각 선택지에 따라 내가 감당해야 할 비용과 감내해야 할 희생이 무엇인지 알아야 경중을 따져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간단명료한 지표인 전기요금이 얼마나 오르냐는 질문에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블라인드 테스트도 이런 블라인드 테스트가 없다.


탄중위의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억지스러운 또다른 이유는 탈원전 고집이다.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없는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고집한다면 국민이 치러야 할 대가는 혹독하다. 우리가 가진 무탄소 에너지는 재생과 원자력뿐이다. 이제 연구 중인 수소, 암모니아 발전에 원전의 세 배에 달하는 전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재생에너지의 무모한 확대는 비용은 물론 북한을 거쳐 중국, 러시아와의 송전망 연결을 불가피하게 할 것이다. 에너지 안보의 위험을 감당할 것인지, 비용을 낼 것인지, 이런 것들을 국민에게 물어봐야 한다.


신한울 3, 4호기만 건설해도 감축할 수 있는 온실가스는 2000만t에 이른다. 탄중위의 1안인 최악과 3안인 최선의 시나리오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 원전이 위험해서 고려하지 않았다는 답변은 구태의연하다. 탄중위가 말한 대로 기후위기는 코앞에 있고 전 지구적 위기인데, 쓸 수 있는 수단은 모두 쓰는 게 도리다. 탄중위는 지난 10년간 기상재해로 20만명의 국민이 이재민이 됐다고 했다. 우리 원전으로 이재민이 한 명이라도 생겼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이 당면한 위협이고, 어떻게 최소의 대가를 지불하고 위기에 대응할 것인지. 그 답을 못한다면 탄소중립을 위해 탄중위는 멈추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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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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