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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은 국민 몫" 해외도 놀란 '숏컷 페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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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컷 페미', 'MBC 개회식' 논란 등 주요 외신서 집중 보도
"지금껏 본 나라 중 가장 인종차별적" 해외 누리꾼 반감도 커져
전문가 "韓 사회, 최근까지 젠더·인종 갈등에 무감각했다"

"부끄러움은 국민 몫" 해외도 놀란 '숏컷 페미' 논란 안산이 지난달 30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옐레나 오시포바를 상대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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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헤어스타일 하나로도 혐오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페미니즘은 한국에서 더러운 의미의 단어."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의 헤어스타일을 두고 불거진 이른바 '숏컷 페미' 논란에 대한 주요 외신들의 반응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 등은 이번 사건을 '온라인 학대'로 규정하며, 한국의 여성 인권 실태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된 여성 인권, 인종 차별 등 사회적 문제가 외신을 통해 다른 나라에도 상세히 알려지면서,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 사회가 인권 문제에 상대적으로 무심했던 데다, 이같은 문제 때문에 국가 위신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NYT 서울 지부 객원기자인 켈리 조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안산이 짧은 헤어스타일 때문에 남성 네티즌들로부터 비난받고 있다"며 "헤어스타일이 아직도 특정 그룹에선 논쟁거리일 정도로 반페미니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부끄러움은 국민 몫" 해외도 놀란 '숏컷 페미' 논란 로라 비커 BBC 서울 주재 특파원은 이른바 '숏컷 페미' 논란과 관련, "한국에서 페미니즘은 더러운 말이 됐다"라며 지적했다. / 사진=트위터 캡처


이날 BBC 방송 또한 "한국의 안산 선수가 '온라인 학대(Online abuse)'를 당하고 있다"며 보도했다. 로라 비커 BBC 서울 주재 특파원은 트위터에 "성평등 문제와 씨름하는 한국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야 할 것"이라며 "페미니즘은 한국에서 더러운 의미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안 선수는 이번 도쿄 올림픽 양궁 혼성전에 이어 여자 양궁 단체전 및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 3관왕에 등극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안산 선수는 페미니스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안 선수의 숏컷 헤어스타일,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언급한 "오조오억", "웅앵웅" 등 특정 인터넷 유행어를 근거로 들어 "페미니스트로 의심된다"라고 주장했다. 안 선수의 SNS 계정에 찾아가 악성 댓글을 달거나 "남혐(남성혐오) 의혹을 해명하라"며 요구하기도 했다.


"부끄러움은 국민 몫" 해외도 놀란 '숏컷 페미' 논란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세번째 금메달을 딴 안산 선수가 헤어스타일 때문에 비난을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 사진=NYT 홈페이지 캡처


국내에서 쟁점이 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외신이 적극 집중 조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MBC가 지난달 23일 올림픽 개회식 중계 당시 일부 국가들을 비하하는 듯한 사진과 설명을 게재하자, BBC·NYT·CNN·가디언 등 다른 나라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기사화한 바 있다.


문제는 젠더, 인종 등 국제 사회에 민감한 이슈로 논란이 불거질수록 한국의 국가 이미지 또한 훼손된다는 데 있다.


앞서 MBC 개회식 논란이 일었던 당시 러시아 출신 방송인 일리야 벨랴코프는 "한국 선수들이 입장할 때는 세월호 사진을 넣지 그랬나"라며 날을 세웠다.


유튜브·트위터·페이스북 등 온라인 공간에서도 해외 누리꾼들의 비판이 빗발쳤다. 한 말레이시아 출신 누리꾼은 MBC 중계 화면을 캡처해 게재한 뒤 "스포츠와 국내총생산(GDP), 백신 접종 비율에 무슨 관계가 있다고 이런 자막을 내보내는 거냐"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한국은 내가 지금껏 본 나라 중 가장 인종차별적이었다"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는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사회가 젠더·인종 등 글로벌 이슈에 지나치게 무감각했다는 지적이다.


"부끄러움은 국민 몫" 해외도 놀란 '숏컷 페미' 논란 박성제 MBC 사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회식과 남자 축구 중계 등에서 벌어진 그래픽과 자막 사고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뉴스를 통해 이번 논란을 접했다는 20대 A 씨는 "소수의 한국인이 물의를 빚은 것 때문에 전체가 욕을 먹어야 하니까 답답하다. 부끄러움은 국민 몫"이라며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크게 늘었는데, 그 관심에 걸맞은 품격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원 B(31) 씨는 "외국 신문들이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두는 건 그만큼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우리도 이제 번듯한 선진국 취급을 받는 만큼 인권이나 인종 차별 문제에서도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그동안 국내 사회가 글로벌 이슈에 무감각한 면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자정작용을 통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이번 안산 선수나 MBC 개회식 관련 논란은 올림픽의 설립 취지인 젠더, 인종 간 평등과 평화의 가치와 위배됐기 때문에 해외에서 더욱 조명된 측면이 있다"라면서도 "국내에서는 이런 이슈에 상대적으로 무감각하다 보니 비판의 빌미를 제공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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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앞으로 해외 언론이나 누리꾼들이 국내 사회를 더욱 면밀히 보게 되면서, 국내의 젠더나 인종 문제도 점점 이슈화되는 일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렇게 공론장이 형성되고 확대되면 자정작용을 통해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라고 전망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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