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촬영된 학교폭력(학폭) 의심 동영상 관련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영상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 글이 게재됐고, 가해 학생으로 추정되는 여학생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과문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기도 했다.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00중학생 10대 기절시키고 주요부위 만지는 집단 괴롭힘'이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등장했다.
중학생을 키우는 학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명백히 학폭으로 보이는데도 보복에 두려울 피해 학생이 장난이었다고 하여 무마된다면 실제 폭행을 당하거나 성희롱을 당하는 학생들이 더 밖으로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제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진짜 피해인지 헤아려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15일 5만여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으나, 청원 요건 검토 등 이유로 현재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논란의 영상은 지난 13일 한 오픈채팅방을 통해 유포된 것으로, 일산의 한 건물 앞에서 남학생 3명과 여학생 2명이 또래 남학생을 괴롭히는 모습이 담겨 논란이 일었다.
영상에는 피해 학생이 자신보다 덩치가 큰 남학생에게 목을 졸리고 있는 모습, 여학생이 피해 학생에게 다가가 성기를 만지는 등 성희롱 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었다.
관할인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영상 촬영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은 피해 학생인 A군이 '친구들과 장난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고, A군 부모도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아 수사부서로 사건을 인계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은 A군 부모와 연락해 사건 접수 절차 과정에 있었으며, 그 사이에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15일 A군을 불러 피해자 조사를 마쳤으며, A군의 목을 조른 남학생 B군과 A군의 신체 주요부위를 만진 여학생 C양 등 2명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B군과 C양은 A군의 선배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날 C양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SNS 사과문이 온라인상에 퍼지기도 했다. 사과문 작성자는 "기절 놀이를 하게 됐는데 장난삼아 성기에 손을 한 번 대보고 뗐다"라며 "피해 학생에게 미안하고 저에게 실망한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지난 13일 A군이 자신의 집 앞에서 담배를 피워 시비가 붙었고, 이 과정에서 또 다른 폭행이 있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A군이 집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어서 '왜 여기서 담배를 피우냐'라고 따졌다. 그러자 A군이 '죄송하다'고 말해 당시에는 별일 없이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A군이 자신에 대한 성적인 뒷담화를 했고, 화가 나 담배로 A군의 피부를 지지고 뺨을 때린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작성자는 이어 논란이 된 영상 속 상황에 대해 "어떤 친구가 'A군의 성기가 크다'고 말했고, 기절 놀이를 하던 중 장난삼아 A군의 성기에 손을 한번 대보고 뗐다"라며 "그리고 A군의 얼굴이 빨개진 후 픽 하고 쓰러졌고, 가만히 두면 안 될 것 같아서 멈추라고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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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후 "A군이 일어나 학원을 가야 한다며 갔다"라며 "당일 저녁 언론에 보도가 된 이후 상황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고 A군에게 사과를 했다. 피해자에게 죄송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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