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나라는 대통령이 국민 지켜"
"공만 가지고 과는 국민에게 전가"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서민 단국대 교수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정책에 대해 "정치 방역을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확진자 수가 급증할 때마다 전광훈 사랑제일 교회 목사, 2030 세대 청년층 등 국민들에게 책임을 돌린다는 주장이다.
서 교수는 11일 자신의 블로그에 쓴 글에서 "축구계에 '설레발은 필패'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축구 용어지만 쓰임새가 많아서 코로나 방역에도 잘 적용된다"며 "지난해 6월, 국민안전보다 경제성장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우리 정부는 소비진작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한다. 나가서 밥을 다섯번 먹으면 1만원을 깎아주고 영화, 미술관, 실내체육시설을 예약하면 할인쿠폰을 준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선심이 국민의 마음을 해이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일어난 비극이 8월 중순의 코로나 대폭발"이라며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목사가 빌미를 제공한 건 맞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의 설레발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소비진작을 위한 지원책이 확진자 급증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또 "박원순 5일장을 허용한 서울시의 결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문 정권은 오직 전광훈이 유일한 원인인 양 떠들어댔고, 노영민은 국회에서 그 유명한 '살인자'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4차 대유행에 대해서도 "7월에 마스크를 벗게 해준다는 정부의 말은 거짓말이 됐다"며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해도 실망이 클 텐데 그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4단계로 거리두기를 격상한다니, 국민들의 한숨이 귓가에 맴돌아 없던 이명이 생길 지경"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접종률 30%짜리 방역후진국이 방역선진국 흉내를 낸답시고 애드벌룬을 띄우는 바람에 국민들의 마음이 해이해졌고, 결국 확진자 폭증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반성할 이는 당연히 정부건만, 사과와는 담을 쌓은 문 정권이 2030대를 표적 삼아 그들한테 제발 나돌아다니지 말라고 경고를 한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서 교수는 "대깨문들은 대통령들이 지네들을 지키겠다고 하지만, 정상적인 나라는 대통령이 국민을 지키는 것"이라며 "공만 가지고 과는 국민에게 전가하는 그딴 정부라면 차라리 없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4차 대확산 방지를 위해 2030 세대를 언급하며 야외 활동 자제를 당부해 '책임 전가'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모든 세대를 통틀어 백신 접종률이 가장 낮은 청년층을 감염병 확산의 주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정부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수도권 지역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현행 거리두기 체계 추가 연장' 안내문을 게재했다. 이 안내문에서 정부는 "20~30대 분들께 요청드린다. 증상이 없더라도 진단검사 받아주세요. 당분간 모임 회식 자제해주세요"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이 문구는 현재 포스터에서 삭제된 상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다음날(8일) 국회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관련 시정연설에서 "활동량이 많은 2030 젊은층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방역의 키를 쥐고 있는 수도권의 20~30대 여러분은 조금만 참고 인내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청년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었다. 청년층 누리꾼들은 "20대에게 책임을 돌리는 거냐", "백신이라도 접종시켜주고 지적하라", "세대 갈등 조장이 아니냐" 등 비판을 쏟아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