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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격 이유라도 알자"…'채용탈락 사유고지법' 취준생 도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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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탈락하면 14일 이내 이유 고지하는 '사유고지법'
"채용 과정 신뢰 커질 것" 취준생 10명 중 9명 법안 환영
일각선 "구직자 자신감만 떨어뜨릴 수도" 우려
고용 창출하는 기업에 추가 부담 줄 가능성도

"불합격 이유라도 알자"…'채용탈락 사유고지법' 취준생 도움 될까 기업 현장면접을 준비하고 있는 취업준비생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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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취업준비생(취준생) 김모(26) 씨는 최근 입사 면접을 본 회사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김 씨는 "여러모로 준비가 부족했던 면접이라 상심은 크지 않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미흡해서 떨어졌는지 이유를 알 수 있다면 다음 면접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취준생이 채용 시험에서 불합격했을 때 구체적 이유를 설명하는 이른바 '채용탈락 사유고지법'이 발의되면서 구직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 취준생들은 이같은 법안을 환영하고 있다. 불합격 사유를 알고 나면 다음 입사 면접이나 시험을 준비할 때 유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불합격 사유의 의무 고지가 기업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11일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채용절차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취준생이 채용시험에서 불합격했을 때, 기업 측에서 14일 이내에 불합격 사유를 고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행 채용절차법은 구직자가 채용되면 지체없이 알리도록 하고 있지만, 불합격했을 때 이를 고지하거나 불합격한 이유를 알릴 의무는 없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불합격 사유를 알고자 하는 구직자에게 채용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있다"며 "구직자의 알 권리 증진을 위한 것"이라고 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불합격 이유라도 알자"…'채용탈락 사유고지법' 취준생 도움 될까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일자리 엑스포에서 관람객과 구직자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부분의 구직자는 불합격 사유 고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 사이트 '인크루트'가 지난달 24~26일에 걸쳐 취업 준비 경험이 있는 성인 6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9명(93.2%)은 '기업이 탈락 사유를 고지했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응답자들은 불합격 사유를 원하는 이유에 대해 '최소한의 피드백이라도 받고 싶다'(35.2%), '분명한 탈락사유를 확인해야 납득할 수 있다'(27.2%), '그래야 공정한 채용이 가능하기 때문'(18.7%) 순으로 답했다.


그러나 불합격 사유 고지가 오히려 취준생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사측으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여러 번 받다 보면 자존감 하락 등 구직자의 심리에 악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또 불합격 사유 통보는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수백명이 넘는 인원 가운데 공채로 합격자를 뽑는 경우, 응시자에게 일일이 불합격 사유를 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채용 업무를 맡는 부서 없이 사장이 직접 직원을 뽑는 영세업체의 경우에도 부담이 가중된다.


이렇다 보니 채용탈락 사유고지법에 대한 취준생들의 의견은 판이하게 엇갈렸다.


졸업 후 구직활동에 전념하고 있다는 취준생 A(26) 씨는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가장 난처한 일 중 하나가 면접인데, 면접을 보고 나서도 내가 잘한 건지 못 한 건지 구분이 잘 안 된다"라며 "기업 측에서 응시자들에게 부족했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을 알려주면 구직활동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합격 이유라도 알자"…'채용탈락 사유고지법' 취준생 도움 될까 일자리허브센터에서 취업 상담을 받는 구직자들. / 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20대 취준생 B 씨는 "불합격 이유라도 알려주면 내가 왜 떨어졌는지 납득하기 쉽고, 채용 과정에 대한 취준생들의 신뢰도 올라갈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이득이 될 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불합격 사유 고지가 취업 활동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퇴사 후 최근 다시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C(29) 씨는 "탈락 후 피드백을 받아봤자 온통 부정적인 이야기만 쓰여 있을 텐데, 오히려 취준생들의 자신감만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본다"며 "보통 채용시험에서 한번 탈락하면 소위 '멘붕'을 겪어서 고생하는데 굳이 사유까지 알아야겠나"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이같은 법안이 기업들의 채용 절차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채용 과정에서 탈락한 구직자에게 사유를 설명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기업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지금도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거의 안 하려는 분위기인데, 이같은 부담 때문에 오히려 신규 구직자들을 더욱 꺼려할 수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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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지금보다도 신입 사원보다 상시 채용이 가능한 경력직을 더욱 선호할 수 있게 된다"라며 "오히려 청년들에게 더욱 피해가 갈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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