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한 일본 시민들의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반대 여론이 83%에 달하는 가운데 일본 의료계에서도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우에야마 나오토 일본 전국의사노조 위원장은 27일 주일외국특파원클럽(FCCJ)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 여름 도쿄 올림픽을 열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우에야마 위원장은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된다면 "완전히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생길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며 만약 그러한 사태가 일어난다면 "도쿄올림픽은 '도쿄올림픽 변이 바이러스'를 낳은 가장 어리석었던 대회였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에 대해서도 백신 접종에서 주요 국가 중 최하위를 달리고 있고, 유전자증폭(PCR) 검사 실적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35위임을 강조하며 "그런 나라에서의 올림픽 개최는 선수에게 매우 무책임한 일이고, 일본 국민에게도 큰 위협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에야마 위원장은 많은 일본 국민이 올림픽 개최를 원하지 않고 있음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간부가 '올림픽 개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고 발언하는 등의 상황에 대해 일본 국민의 상당수가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일본 전국의사노조는 지난 13일에도 기자회견을 통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도쿄올림픽 취소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선임 고문으로 활동했던 시부야 겐지 후쿠시마 백신접종 메디컬 센터장도 현재 일본은 코로나19로 인해 올림픽을 개최할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시부야 센터장은 27일 도쿄신문 인터뷰를 통해 "일본 국내에서는 코로나19가 억제되지 않았고 의료 서비스는 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이 이상의 감염 확산에 대응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참가 선수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이동을 엄격히 제한해 감염 확산을 억제한다는 일본 정부의 방안에 대해 "선진국을 제외하면 각국에서 백신 접종이 잘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올림픽 입국자 중에는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부야 센터장은 이어 일본 정부 등이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