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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일자리" vs "또 다른 착취" 코로나로 앞 당겨진 '긱 이코노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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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달 앱 플랫폼 '배달 파트너' 인기
앱 등록 뒤 일감 수주해 보상 받는 형태
美·英 등 '긱 이코노미'로 유명…이미 사회적 현상
"노동자 선택권 늘어나" vs "결국은 저임금 일자리"

"똑똑한 일자리" vs "또 다른 착취" 코로나로 앞 당겨진 '긱 이코노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이동하는 배달 플랫폼 근로자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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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서울에서 거주하는 프리랜서 김모(29) 씨는 최근 배달 어플리케이션(앱) 플랫폼에서 모집하는 '배달파트너'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김 씨는 "자동차나 오토바이 없이 도보로도 간단히 배달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끌렸다"라며 "요즘 코로나 시국이기도 하고 들어오는 일감이 없었는데, 용돈벌이라도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업체에 고용돼 시급을 받고 일하는 게 아닌, 건당 배달 일감을 수주해 보수를 받는 개념인 '배달 파트너'가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같은 고용 형태는 미국·영국 등 서구 국가에선 '긱 이코노미(gig economy·초단기 계약노동 경제)'라고 불리며 사회적 현상이 된 지 오래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긱 이코노미의 장점은 유연성으로, 누구든 원하는 시간 동안 노동을 하고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그러나 긱 이코노미 같은 초단기 아르바이트 형태가 오히려 노동의 질을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배달 파트너는 쿠팡이츠·배달의민족·GS리테일 등 국내 유명 배달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배달 파트너와 기존 배달업체 직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유연성이다. 일반적으로 기업 직원은 정해진 시간대에 출근해 맡은 업무를 하고, 이에 따라 시급을 받는다.


반면 배달 파트너는 일반인이 앱을 통해 간단한 절차를 거쳐 등록한 뒤, 들어오는 배달 일감을 '선택'해 완수하고 요금을 받는 형태다. 즉 근무일, 시간 모두 자신의 의사에 따라 설정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인 셈이다.


일감을 선택하면 배달 파트너는 지정된 장소에 있는 배달 물품을 픽업해 고객에게 배달한다. 배달 수단도 자동차부터 오토바이, 자전거, 도보 이용까지 각양각색이다.


"똑똑한 일자리" vs "또 다른 착취" 코로나로 앞 당겨진 '긱 이코노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배달 파트너는 일반인이 어플리케이션(앱)에 파트너로 등록된 뒤 자신이 원하는 일감을 받는 방식이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배달 파트너 수는 최근 1년 동안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의민족 파트너 가입자 수는 지난 2019년 말 약 1만명에서 지난해 말까지 5만명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우리동네딜리버리'는 지난해 12월까지 1만명이 넘는 가입자 수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7만명으로 폭증했다.


배달 앱 플랫폼에서 운영하는 파트너는 해외에서는 이미 친숙한 개념이다. 이른바 '긱 이코노미'라고 불리며, 주로 이커머스 산업에서 활성화돼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우버이츠', '도어대시', 영국 '딜리버루' 같은 배달 앱 스타트업들이 긱 이코노미를 적극 활용해 초고속 성장을 누려왔다. 이 가운데 딜리버루는 지난 4월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상장해 12일 기준 45억7000만파운드(약 7조2500억원)의 시가총액을 보유한 대기업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단순 고용 형태를 넘어 사회적 현상이 된 긱 이코노미를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견이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월한 배송 서비스를 위해 거대한 인력 풀을 구성해야 하는 배달 기업과, 지금 당장 한 푼이 아쉬운 노동자의 윈-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긱 이코노미가 앞으로 노동과 고용의 질을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똑똑한 일자리" vs "또 다른 착취" 코로나로 앞 당겨진 '긱 이코노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영국 배달 앱 플랫폼 '딜리버루'는 긱 이코노미를 통해 빠른 성장을 누렸으며, 지난달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 사진=연합뉴스


20대 회사원 A 씨는 "투잡을 뛰기에 가장 이상적인 고용 형태 같다"며 "누가 일을 더 하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원하는 일감을 골라 하고 돈을 받으면 된다는 거 아닌가. 오히려 노동자들에게 선택권이 더 늘어나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B(31) 씨는 "IT 기술과 기존 서비스업을 결합한 형태의 사업체가 나오면서 일자리도 '똑똑해져 가는' 단계라고 본다"며 "배달 파트너 같은 고용 형태는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방학 기간 중 배달 파트너를 경험해 봤다는 대학생 C(26) 씨는 "개인적으로는 용돈벌이 삼아 가벼운 마음으로 했기 때문에 쾌적했다"면서도 "결국 가장 절박한 마음으로 이런 일을 찾게 되는 사람들은 당장 고용이 불안정하고 생활비가 부족한 이들일 텐데, 이런 형태의 일자리가 고착화되면 결국 또 다른 착취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토로했다.


한편 긱 이코노미를 둘러싼 논란은 국내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초단기 계약 노동이 보편화된 서구 선진국에서도 긱 이코노미의 고용상 지위를 두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똑똑한 일자리" vs "또 다른 착취" 코로나로 앞 당겨진 '긱 이코노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버 운전자들이 지난 2월19일(현지시간) 런던 대법원 밖에서 승소 판결을 듣고 환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2월16일(현지시간) 영국 대법원은 세계 최대 차량 공유업체 '우버 테크놀러지'의 영국 지사 근로자를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 근로자로 분류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공유 차량을 통해 택시 사업을 벌이는 우버는 앱을 통해 근로자들과 계약을 맺어 보수를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되는데, 대법원은 근로자가 앱에 접속해 있는 동안 우버로부터 직접 고용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로 인해 우버는 앞으로 영국 내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 휴가 수당, 연금 등을 보장해야 한다.


지난 3월 스페인 정부는 유럽 국가 중 최초로 긱 이코노미 플랫폼과 계약해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법적 권리를 인정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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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란다 디아즈 스페인 노동부 장관은 당시 "스페인은 EU 최초로 긱 이코노미 및 플랫폼 노동자와 관련된 문제를 법적으로 규정한 국가가 될 것"이라며 "배달기사와 같은 플랫폼 노동자는 마땅한 권리를 가진 '피고용 근로자'이며, 현재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사회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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