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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을 모신 '수미단' 그 자체가 보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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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불교문화재연구소 '전국 사찰 불단 일제조사'
부처가 설법한 수미산을 조형화…연꽃·모란·코끼리·봉황 등 문양
기초자료·보존·복원·관리 방안 모색…조사 대상 4개 '보물' 지정 기대

불상을 모신 '수미단' 그 자체가 보물이었다 구례 화엄사 대웅전 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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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단은 수미단(須彌壇)으로 불린다. 부처가 사부대중(四部大衆)에게 설법한 수미산을 조형화해서다. 종교적 상징과 그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나타냈다. 정교한 조각 기법으로 다양한 도상과 문양을 표현했다. 가장 많이 새겨진 도상은 연꽃, 모란, 국화 등 꽃. 수미산을 둘러싼 구산(九山)의 지상 동물(날짐승·사자·코끼리)과 팔해(八海)를 가리키는 해상 동물(물고기·가재·거북), 상상 속의 동물(용·봉황)도 담겼다. 목패(木牌)·소통(疏筒)·명경대(明鏡臺) 같은 법회 의식구와 지붕 형태 상부 구조물인 천개(天蓋)와 어우러져 장엄한 기운을 뿜어낸다.


불단은 그동안 불교건축의 일부로만 인식돼 불상이나 불화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경북 영천 은해사 백흥암 수미단(보물 제486호)과 경북 김천 직지사 대웅전 수미단(보물 제1859호)이 국가문화재로 지정됐으나 이 또한 조선 불교건축의 지정 수량과 비교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부터 2024년까지 ‘전국 사찰 불단 일제조사’를 진행한다. 불단 현황 파악 등 기초자료는 물론 정밀 제원, 디지털 이미지 구축 등으로 보존·복원·관리 방안을 모색한다.


불상을 모신 '수미단' 그 자체가 보물이었다 구례 화엄사 대웅전 불단 내부 묵서


지난해 조사한 불단은 열다섯 개. 내부와 구조에 대한 첫 기록화로, 내부 구조재·외부 장식재·부재별 수종 등 다양한 정보를 파악했다. 문화재청 측은 "인문학적 조사와 원형 디지털 기록화, 보존과학 조사, 안전 점검 등을 병행했다"며 "불패(佛牌)·소통 등 불단 장엄구도 조사해 과거 불단의 모습과 본래 장엄구의 위치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 불단이 등장한 건 15세기 무렵으로 추정된다. 예불 방식이 발달하고 법회가 많아지면서 넓은 공간이 요구돼 불상과 공양물을 함께 올리기에 이르렀다. 문화재청 측은 "임진왜란(1592~1598) 뒤 재건된 불전에 모두 불단이 설치된 점으로 보아 16세기에 통상적인 구조물로 자리잡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조사대상 가운데 네 개는 보물 지정이 기대된다. 전남 구례 화엄사 대웅전과 전북 익산 숭림사 보광전, 전남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 전북 완주 화암사 극락전의 불단이다. 박수희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연구관은 "원형이 잘 보존되고 조각 기법이 정교해 역사·예술적 가치가 높다"며 "조사가 마무리되면 국가문화재 지정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상을 모신 '수미단' 그 자체가 보물이었다 익산 숭림사 보광전 불단


화엄사 대웅전 불단은 대좌부와 결합한 독특한 내부 구조를 갖췄다. 일반적으로 불단은 기둥과 보, 벽체를 기본으로 구조가 형성된다. 장방형 천판 널 위에 별도 제작한 대좌와 불상을 봉안한다. 화엄사 불단은 기둥, 보, 벽체로 불단 구조를 짜고, 불상 자리에 대좌와 이를 지탱하는 대좌부 구조의 틀까지 함께 결합했다.


문화재청 측은 "3m에 근접하는 대형 목조 불상 세 구와 목조 대좌의 하중을 안정적으로 지탱하기 위해 불상 제작 과정에서 대좌부 구조를 불단 천판에 결합해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사나불(盧舍那佛) 대좌 전면에 기록된 묵서를 통해 1636년 불상과 대좌가 함께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불상을 모신 '수미단' 그 자체가 보물이었다 전남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 불단


숭림사 보광전 불단은 네 모서리 마루에 세워진 원통형 당주가 천개를 지탱한다. 불상과 공양물을 봉안하는 상대에는 방형의 천판과 ‘ㄷ’자형 보탁이 올려졌다. 몸체에 해당하는 중대는 상하 두 개의 머름대를 두고 세 단으로 구분했다. 각 단은 머름동자를 끼워 머름칸으로 나눴다. 불단을 받치는 기단부인 하대는 다리 역할의 마대와 받침대인 족대, 하대를 받치는 하대괴임목으로 구성됐다. 문화재청 측은 "불단 전면에 있는 다섯 기둥 가운데 두 기둥만 보 부재와 결구한 상태이고 나머지는 3단 중대 뒷널 상부에 인위적인 홈을 만들어 끼워 넣었다"며 "후대 보수 과정에서 변형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무위사 극락보전 불단은 숭림사 보광전 불단처럼 가로 폭이 약간 좁고 세로가 높다. 문화재청 측은 "17세기 이후 제작된 불단의 비례와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불단이 위치한 바닥에는 우물마루를 설치하지 않았다. 두꺼운 돌이 사각 형태로 배치됐는데 석조 대좌 자리로 보인다. 석조대 위에 하대목을 뒀다. 전면과 후면 하대목에 부재 세 개를 연결하고 좌·우측면에 부재 한 개를 놓았다. 하대목 아래에 후불벽 하중을 받치는 두꺼운 단을 두고 올려 하대를 높였다. 문화재청 측은 "이음부를 가리기 위한 장식 부재를 덧댔는데 일제강점기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1982년 보수 이전에 추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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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을 모신 '수미단' 그 자체가 보물이었다 완주 화암사 극락전 불단


화암사 극락전 불단은 전반적으로 붉은색이나 머름칸 안상에만 먹칠이 돼 있다. 상대 머름판에 연꽃과 석류 모양을 투각해 장식했으며 중대에는 1단에만 초화를 투각했다. 어칸 후열에는 후불벽을 설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불상 뒤편 화판에 배접한 불화가 세워져 후불벽체를 이룬 듯하다. 불화가 천판 위에 올라와 있어 불단 배면까지 확인된다. 불단 배면은 전면과 같이 중대 3단 구조이나 머름동자를 세우지 않고 안상도 투각하지 않았다. 어칸 배면 동귀틀 위에 귀틀과 판재를 덧대 올려 단 차이가 나게 했다. 이 때문에 불단 배면 쪽 하대 일부가 가려져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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