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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ESG 평가에 대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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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ESG 평가에 대한 이해 신진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연세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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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새로운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으로 주목을 받으며 우리나라 기업들도 ESG를 경영에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ESG가 아직은 낯선 개념이고 정착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신용평가사 뿐만 아니라 다수의 언론사들이 ESG 평가를 준비하고 있고 일부 언론사가 이미 그 결과를 발표하면서 ESG 경영이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필자가 재직 중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2002년 설립 이후 기업지배구조 평가를 시작으로 2011년 ESG 통합평가로 확대 시행해오고 있다. 평가는 본 원이 제정한 모범규준을 바탕으로 국내 관련 법과 규제, 해외 기준과 경영 환경을 반영해 개발한 자체 평가모형을 적용, 매년 실시하고 있다. 평가대상 기업은 유가증권 시장 상장 기업 전체와 일부 코스닥 상장사들이 포함되며 지배구조 평가만이 시행되는 비상장 금융사까지 합해 약 1000여개 회사에 이르고 있다. 평가를 위해 기업들에게 별도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설문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사업보고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 기업공시와 언론 보도 등 공개된 정보를 수집해 평가를 진행한다.


평가가 시작되기 전에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평가 모형을 설명하는 자리를 개최하며 평가 모형과 항목, 등급 부여 방식 등은 모두 공개하고 있다. 평가가 일차적으로 마무리되는 10월에는 기업들에게 개별적으로 평가등급을 알리고 피드백을 받아 최종 등급을 결정하고 모든 평가 대상 기업들에게 자세한 평가보고서를 작성해 제공하고 있다. 통합 등급과 사회, 환경, 지배구조 등급은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으며 이후 우수 기업에 대한 시상식과 평가 결과에 대한 설명회로 연간 정기 평가는 마무리한다. 이후 평가 대상 기업들에 있어 ESG 관련 사건 등이 발생하는 경우에 차년도 분기 별로 등급위원회를 개최해 등급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2020년에 피드백에 참여한 기업의 수는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으나 아직 1000여 개 평가대상 기업 중 700여 개 기업은 피드백 과정에 응하지 않고 있다.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들어 평가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며 비상장 기업들도 자발적으로 평가를 받고 싶다는 요청이 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비영리사단법인으로서 평가 과정에서 기업들에게 전혀 비용을 전가하지 않고 있으며 이해상충의 소지가 있어 기업들에 대한 유료 ESG 경영 자문은 제공하지 않는다. 물론 평가에 대한 문의에 대한 답변과 기업들과의 소통은 연중 계속 수행하고 있다.


ESG 평가에 대한 가장 큰 논란과 기업들의 불만은 동일한 기업에 대한 평가 결과가 평가기관마다 다르고 평가방식이나 과정이 불투명해 기업들이 자신들에게 부여된 평가등급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평가가 이미 수년전부터 시행된 해외 기업들에게서도 동일하게 제기되는 문제다. 평가 결과가 다른 것은 비재무적인 정보를 활용해 수행되는 ESG 평가의 특성상 불가피하다 할 수 있다. 재무 정보를 활용해 계량적으로 수행되는 신용등급 평가에서도 평가사마다 그 결과가 동일하지 않은데 ESG 평가에 경우 그 차이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평가 기관마다 고유의 평가 모형이 있고 활용하는 정보 역시 다르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수집해 평가 결과를 조정하는 기관도 등장하고 있어 기관 간 차별화가 확대되고 있다. 유사한 평가 모형이라 하더라도 평가 항목, 평가 점수의 부여 방식과 스케일, 최종 등급 산정 과정에서의 항목 가중치가 달라지면서 평가 결과는 상이하게 나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불룸버그 등 해외 평가기관은 전세계 기업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 상호 비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반면 한국지업지배구조원 등 국내 평가기관은 국내 기업의 현실과 특성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나며 이러한 점은 상이한 평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21일 주요기업들을 대상으로 ‘K-ESG 지표 업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ESG 지표 초안을 공개했다. 현재 국내외 600여 개의 평가지표가 운용되고 있고 평가기관마다 상이한 평가가 발생함에 따라 평가대상인 기업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산업부가 나서서 K-ESG 지표를 제정했다는 설명이다. 홍남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형 K-ESG를 내년까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완비할 것이라고 4월 29일 밝혔다. 그런데 이와 같이 정부가 주도해 ESG 평가지표를 만드는 사례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ESG 경영은 민간 부문의 각 기업마다 상황과 특성에 따라 스스로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목표와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이 본질인데 이러한 ESG 경영을 정부가 만든 지표로 평가하는 순간 또 하나의 정부 규제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더욱이 1주일 사이로 서로 다른 정부부처가 K-ESG 지표를 얘기하는 것은 정부가 나서서 이제 막 시작하는 ESG 경영에 혼란만을 가중시키는 처사라 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모든 국내외 평가에 대응할 수도 없고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ESG 평가의 속성 상 높은 ESG 평가 등급은 우월한 ESG 경영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 기업들은 자신들만의 ESG 경영의 목표와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가운데 평가 결과는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 외부에서 ESG 경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의 소통, ESG 경영의 수정, 보완하는데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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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연세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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