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정치, 그날엔…] 민주당 대선후보 뽑아 놓고 흔들었던 '후단협' 사태

시계아이콘01분 3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노무현 대선후보 주저앉히려 했던 정치인들…당 밖의 정몽준 후보 쪽에 곁눈질
대선 두 달 앞두고 후단협 출범, 선거구도 격랑…한 달 앞두고 의원들 탈당 러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정치, 그날엔…] 민주당 대선후보 뽑아 놓고 흔들었던 '후단협' 사태 여의도 국회의사당.
AD


한국 정치에서 ‘후단협’은 경선 불복을 상징하는 장면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이다. 정식 이름은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약자로 후단협이다.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2002년의 후단협 추진은 일반적인 후보 단일화와는 다른 정치적 목적이 숨겨져 있었다.


새천년민주당은 2002년 4월 대선후보로 정치인 노무현을 선택했다. 민주당 국민경선은 ‘드라마’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대흥행이었다. 정치인 노무현의 대선 후보 등극은 당시 민주당의 주류 정치인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결과였다.


대선후보 경선을 통해 뽑힌 인물을 끌어내리는 것은 정치적 명분이 없는 선택이지만, 명분은 찾기 마련이다. 2002년 6월 지방선거의 참패가 그 시작이었다. 노무현 후보 간판으로 치른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받아든 성적표는 처참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을 모두 한나라당에 내주는 등 호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당시 지방선거 패배를 정치인 노무현 개인의 역량 탓으로 몰아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 아들을 둘러싼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론이 돌아선 것도 중요한 이유였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대선까지 남은 기한은 6개월이었다. 노무현 후보의 정치적 입지는 흔들렸고 후단협을 준비했던 정치인들이 그 지점을 파고들었다. 당시는 2002년 월드컵 열풍으로 뜨거웠던 시기다.


월드컵 4강의 쾌거는 대한축구협회장 출신인 ‘정치인 정몽준’의 주가를 수직 상승시켰다. 후단협을 준비했던 정치인들은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노무현 후보로는 안 된다는 회의론이 커졌다.


[정치, 그날엔…] 민주당 대선후보 뽑아 놓고 흔들었던 '후단협' 사태


당내 비판 수준을 넘어 사실상 대선 후보 사퇴를 종용하는 상황으로 이르렀다. 그 흐름이 실체화돼서 나온 게 바로 후단협 결성 소식이다. 민주당 중도개혁포럼을 중심으로 37명의 의원들이 2002년 10월4일 후단협을 결성했다.


후단협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의원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모임이었는데 사실은 노무현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종용하는데 무게가 실려 있었다. 자기 정당의 대선 후보가 있는 데도 정몽준 의원 띄우기에 힘을 쏟았던 민주당 의원들도 있었다.


노무현 대선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물론이고 당내에서 후보를 흔드는 세력에 대응하며 대선을 준비해야 했다.


후단협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후단협 소속의 한 의원은 민주당 내에 참여 의사를 밝힌 이들이 전체 의원의 3분의 2에 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를 노골적으로 흔드는 상황이 연출될 경우 이를 극복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민주당 내부의 후단협 의원들은 정몽준 의원과 독자신당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 대선을 한 달 앞둔 2002년 11월 후단협 소속 의원 중 일부는 탈당을 선언했다. 민주당은 분열됐다. 2002년 대선은 그렇게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AD

노무현 후보는 당 안팎의 견제를 뚫기 위해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 자신에게 불리한 것으로 여겨졌던 여론조사 후보 단일화에 응한 것이다. 반전 카드는 적중했다. 노무현 후보는 2002년 11월24일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정몽준 후보를 꺾고 단일 후보의 지위를 얻었다. 후단협이 흔들었던 2002년 대선, 여론조사 경선은 그 흐름을 바꿔놓은 또 하나의 분수령이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