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학생과 동행해 만남 요구했다 거절당해
[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또래 여학생에게 성폭력을 가한 남학생이 일부러 멀리 진학한 피해 여학생의 학교에까지 찾아가는 일이 벌어졌는데, 황당하게도 이들을 분리시켜야 할 상담교사가 도리어 가해자와 동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27일 TBC 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 지역 여중생 A 양은 또래 남학생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
3명의 가해 남학생이 성폭력 모습을 촬영했고, 이 영상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 A 양은 결국 올해 초 도망치다시피 집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그러던 지난달 30일, A 양의 고등학교로 가해 학생인 C 군과 부모가 찾아갔다.
C 군은 위력에 의한 유사간음과 음란물 제작 배포 혐의로 재판을 앞둔 상태였고, 교육청의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황이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들과 함께 학교를 찾은 사람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야 한다는 매우 기본적인 원칙을 잘 알고 있는 교육청 상담교사라는 사실이었다.
관련해 피해 학생 어머니 "그날 생각하면 아직까지도 심장이 뛰고 그것 때문에 굉장히 공포도 느낀다"면서 "다시 찾아올까 봐. 우리 애를 찾아간 것에 대해서 인정을 하면서도 잘못했다는 말도 없다"라고 호소했다.
상담교사는 가해 학생과 사적으로 상담해 알게 된 사이였고 힘들어해 방문했다는 입장이다.
상담교사는 "(가해자) 어머니한테 동의하지 않으면 절대로 못 만난다 말하고, (피해자) 담임선생님이 안 된다고 해서 그러면 안 만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해명했다.
대구교육청은 부주의한 행동을 저지른 상담교사에게 경고 조치와 학교 폭력 관련 재교육 처분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봉주 기자 patriotb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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