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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경제읽기]바이든發 증세 바람…韓도 불가피, 합리적 방안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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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재정적자 비율 늘고 극심한 빈부격차 시달려
美 행정부 인프라 투자 밝히며 법인세 21%→28% 증세안
韓도 적자 국채 850조 늘어나

[이종우의 경제읽기]바이든發 증세 바람…韓도 불가피, 합리적 방안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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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정책의 틀은 둘이다. 하나는 1930년대 중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에 의해 시작된 뉴딜정책. 정부가 중심이 돼 도로를 포함한 사회 기반시설을 깔고 미래 핵심산업에 투자하며 복지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많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다른 하나는 1980년대 초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시작된 레이거노믹스. 정부보다 기업과 시장을 통해 경제를 꾸려가는 방식으로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뉴딜 방식은 대공황 때 시작됐다. 위기를 해결할 주체로 정부가 직접 나선 게 계기였다. 1970년말까지 40년 가까이 해당 정책이 시행됐고 지금도 민주당 경제 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뉴딜 방식의 경제 운용이 시행되던 48년동안 민주당이 32년, 공화당이 16년 집권했다.


뉴딜 방식이 무너지기 시작한 건 1968년부터다. 1960년대 내내 미국은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이에 고무돼 미국 정부는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라는 목표 아래 복지 사회를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정부 주도의 경제 운용을 강화해 나갔다. 필요한 재원은 세금을 통해 조달했는데 1967년 48%였던 법인세를 다음해에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인 52.8%로 올렸다. 불행히 증세가 시행되고 10개월 후부터 미국 경기가 둔화되기 시작해 베트남전과 1971년 금태환 중단 정책이 겹치면서 불황 기간이 10년으로 늘었다. 정책 기조가 큰 정부를 지향하다 보니 경기가 나빠도 지출을 줄이기 힘들어 1965년 국내총생산(GDP)의 0.2% 수준에 불과하던 재정 적자 규모가 1968년에는 2.8%로 늘었다. 뉴딜 방식을 더 이상 쓰기 힘든 상태가 된 것이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게 레이거노믹스다. 경제를 부흥시켜 ‘힘에 의한 위대한 미국’ 재건을 목표로 했다. 세출 삭감, 소득세 대폭 축소, 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 완화 등을 목표로 했는데 지금까지 40년간 미국은 물론 세계 주요국 경제 운용의 틀로 자리잡고 있다. 작은 정부 정책도 최근에 빈부격차 때문에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증세안을 같이 내놓았다. 법인세를 21%에서 28%로 올리는 게 주요 내용인데, 국가간 법인세 평준화를 위해 세계 최저 법인세율을 13%에서 21%로 올리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조만간 현행 37%인 개인 소득세 최고 세율을 39.6%까지 높이는 방안이 더해질 가능성이 있다. 1968년 이후 처음 본격적인 세금 인상이 이뤄지는 건데 이번 증세가 작은 정부에서 큰 정부로 넘어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종우의 경제읽기]바이든發 증세 바람…韓도 불가피, 합리적 방안 마련해야

이런 판단은 증세의 불가피성에서 출발한다. 작년 미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16.1%였다. 올해도 사정이 비슷해 해당 비율이 15.4%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은 16.7%이고 일본도 10%를 넘는다. 많은 선진국이 두 자리수의 재정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건데, 전쟁이나 금융위기 같은 특수 상황 외에 재정적자가 이렇게 심했던 적이 없었다. 많은 나라들이 적자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기 힘든 상태기 때문에 정부가 사업을 벌이기 위해서는 증세가 유일한 대안이다. 이런 판단 때문인지 법인세 최저세율 인상에 대해 프랑스, 독일 등이 찬성했고 7월이 되면 동조하는 나라가 140개까지 늘어날 걸로 전망되고 있다.


극심한 빈부격차도 증세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모든 나라에서 실업으로 인한 빈곤층이 늘어났다. 반면 부유층은 부동산과 주가 상승 덕분에 자산 가치가 상승했다. 빈부격차가 최고로 벌어진 건데 이를 좁히지 않을 경우 사회 갈등이 심해진다. 부유층 세금 부담을 늘리는 방안의 논리적 틀이 완성된 것이다.


우리도 증세 논의에서 예외가 되지 않는다. 작년 말 국내 적자 국채 규모와 국가채무비율이 각각 850조원와 43.9%였다. 둘 다 이전에 비해 크게 증가했는데 재난지원금 지급 등 재정 정책을 강화한 영향이 컸다. 작년 지출은 일회성 성격이 강하고 재정 투입 외에 경기 둔화를 방어할 수단이 없어 불가피했다 치더라도 앞으로가 문제다.


내년 대선의 최대 쟁점은 기본소득을 포함한 복지 문제가 될 것이다. 사안의 성격상 지출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어 세금 인상 외에 이를 메울 방법이 없다.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지출을 국채 발행을 통해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직은 정부가 증세보다 지출 구조조정과 세수 기반 확충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그걸로는 부족할 것이다. 증세가 유일한 대안인데, 부유세 신설과 법인세 인상이 우선 검토대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현재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5%로 미국정부가 주장한 국제 최저 기준 21% 위에 있다. 국제 공조가 이루어지더라도 당장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G20 국가 대부분이 법인세 인상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법인세 인상이 세수를 확충하는 첫 번째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종우의 경제읽기]바이든發 증세 바람…韓도 불가피, 합리적 방안 마련해야

증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오랜 시간 논의되어온 주제이지만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경제 상황에 따라 증세의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증세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정부가 투자를 하면 기업이 뒤따르고 그 덕분에 고용이 증가해 경제가 선순환 할거라 얘기한다. 반면 증세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투자 재원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많은 부분을 가져가 버리면 민간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전통적으로 정부가 민간보다 효율성이 낮은데 비효율적인 곳에 많은 재원이 몰리기 때문에 경제 전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미국이 큰 정부를 지향했던 1960년대에 최고의 번영을 누렸는가 하면, 작은 정부가 자리잡은 1990년대에도 최장기 경기 확장을 기록해 역사적 경험도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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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역사를 보면 한 왕조가 망할 때 그 근저에는 세금이 있었다. ‘수취체제의 문란’ ‘가렴주구(苛斂誅求)’가 그래서 나온 말인데 세금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도 정부가 국민이 원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 세금은 꼭 필요하다. 얼마나 합리적으로 걷고 잘 쓰는지를 보여주는 게 증세 문제를 푸는 길이 아닐까 싶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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