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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30초·3m…인저뉴어티 비행 성공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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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 '인류 최초' 화성 동력 비행 성공

역사를 바꾼 30초·3m…인저뉴어티 비행 성공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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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30초, 3m의 비행이 역사를 바꿨다."


인류가 비행체로 외계 행성을 누비는 시대가 열렸다. 117년 전 지구에서 라이트 형제가 성공했던 '최초의 동력 비행'이 무대를 화성으로 옮겨 재현됐다. 공상과학 영화에서 등장했지만 '언제나 그렇게 될까' 상상만 해 온 외계 행성 비행이 어느새 현실에서 가능해진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는 19일(미 동부시간) 오전3시30분쯤 자율형 드론인 인저뉴어티가 화성 예제로 크레이터에서 약 30초 동안 10피트(3.48m)의 높이로 부상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 최초의 지구 밖 동력 비행


이날 화성 표면에서 떠오른 작은 드론은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다. 지구 밖에서 동력을 가진 비행체가 스스로의 힘으로 비행한 최초의 사례였다. 1903년 라이트 형제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키티호크 인근 킬데빌 언덕에서 성공했던 인류 최초의 동력 비행이 화성에서 재현된 것이다. NASA는 인저뉴어티에 라이트 형제가 탑승했던 비행기 플라이호 날개 부분의 조각을 부착해 의미를 부여했다. NASA 관계자들은 손에 땀을 쥐고 비행을 지켜봤다.


이날 비행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NASA와 화성간의 거리로 인해 직접 조종은 불가능했다. NASA는 전날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인저뉴어티의 모함 격인 로보 '퍼서비어런스'를 통해 비행 명령을 내렸고, 200피트(7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인저뉴어티에게 명령이 전달됐다. 또 비행 성공 여부도 3시간 후에나 퍼서비어런스가 화성궤도위성을 통해 NASA 전달할 수 있었다.


NASA의 담당 국장인 미미 아웅은 비행 성공 후 "우리는 화성에서 함께 날아 올랐다"면서 "우리는 모두 라이트 형제의 기억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NASA 측은 인저뉴어티가 비행을 성공한 지점을 '라이트 형제 필드(Wright Brothers Field)'로 이름지어 기념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인저뉴어티가)라이트 형제의 비행기의 첫 비행처럼 길고 오래 비행하지는 못했지만 '무엇을 할 수 있는 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번 비행은 쉽지 않았다. 지난 11일 첫 비행을 시도했지만 테스트 과정에서 날개 회전 속도에 문제가 발생해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등 우여 곡절을 겪었다. NASA 엔지니어들은 지구보다 밀도가 100분의1 정도 밖에 안 되는 화성의 대기에서 드론을 비행시키기 위해 아주 가벼운 소재로 인저뉴어티를 제작했다. 높이 약 49cm, 무게 1.8kg이지만 중력이 지구의 3분의 1인 화성에서는 0.68kg이다. 탄소섬유로 만든 날개 4개도 보통 헬기보다 8배 정도 빠른 분당 2400회 안팎으로 회전하도록 설계됐다.

역사를 바꾼 30초·3m…인저뉴어티 비행 성공 막전막후


▲외계 행성 탐사 방법 '일대 혁신'


그동안 NASA가 실시한 외계 행성 탐사는 로버를 이용해 지형의 제약이 심했다. 사막 또는 돌 투성이의 화성 지표에서 로버의 속도가 매우 느리고 카메라의 시야도 제한돼 답답함을 줬다. 그러나 앞으로는 비행체가 빠른 속도로 행성을 오가면서 탐사할 수 있게 돼 일대 혁신이 예고됐다. 지구와 대기 밀도나 구성 성분이 전혀 다른 상태에서도 비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최초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NASA의 마이클 왓킨스 제트추진연구실(JPL)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인저뉴어티팀이 이룬 것들은 우리에게 '3차원'을 제공한다. 그들은 행성 탐사에서 우리를 표면으로부터 영원히 해방시켰다"고 평가했다. NYT는 "라이트 형제의 비행이 인간과 물건이 지구를 돌아 다니는 방식에 큰 변화를 줬다면 인저뉴어티는 NASA가 태양계의 신비를 탐사할 때 사용하는 이동 방식에 새로운 형태를 제공할 것"이라며 "미래의 로봇 탐험가들은 NASA의 길을 따라 새롭고 색다른 형태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NASA는 현재로선 또 다른 화성 탐사 드론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밥 발라람 NASA 인저뉴어티 수석엔진니어는 "(인저뉴어티의) 10배의 무게로 10파운드(약 4.5kg)의 연구 장비를 실을 수 있는 더 큰 화성 탐사 드론을 설계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인저뉴어티는 4회의 비행을 더 실시할 계획이다. 총 5회의 비행 중 이날을 포함한 3회는 기본적인 비행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서다. 오는 22일 두 번째 시험 비행이 예정돼 있다. 두 번째 시험 비행에서 인저뉴어티는 16피트(약 4.88m) 가량 부상해 50피트(15.24m) 옆으로 이동했다가 복귀하고, 세번째 시험에선 160피트(약 49m)를 이동했다가 돌아 오는 등 본격적인 비행 능력을 시험한다. NASA는 이달 3일 화성에 착륙한 인저뉴어티가 30 화성일 내 최대 600~700m를 비행할 수 있는 지 여부까지 테스트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NASA는 퍼서비어런스 개발에 27억달러(약 3조원), 인저뉴어티호 개발에 8500만달러(약 950억원)를 쏟아 부은 상태다.

역사를 바꾼 30초·3m…인저뉴어티 비행 성공 막전막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부록'이 만들어낸 성과


사실 인저뉴어티의 비행 성공은 NASA의 5번째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 프로젝트의 일부이긴 하지만 핵심은 아니었다. 지난 2월 화성에 도착한 퍼서비어런스는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는지 여부를 탐사하는게 주 목적이다. 레이저를 통해 화성 암석과 토양을 분해해 화학 성분을 파악하는 작업과 화성의 이산화탄소를 분해해 산소를 생성할 수 있는 지를 시험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실제 퍼서비어런스는 시험 비행을 마친 인저뉴어티를 버리고 예제로 크레이터의 가장자리를 따라 고대 생명체의 흔적이 남아 있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삼각주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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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인저뉴어티의 시험 비행은 이번 퍼서비어런스 로버의 화성 탐사의 일종의 '부록'인 셈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이 사상 최초의 화성 동력 비행을 성공시킨 비결이 됐다. NYT는 "기술상 느슨한 요구 조건으로 인해 엔지니어들이 기존의 모든 행성간 우주선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컴퓨팅 능력을 가진 기성품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었다"면서 "(이 프로세서들은) 혹독한 우주 조건에 적합하지 않아 방사능에 취약했지만 안정적인 비행을 유지하기 위해 뛰어난 계산 능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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