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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 협박에서 로맨스까지…기상천외 전화금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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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사례집' 살펴 보니

납치 협박에서 로맨스까지…기상천외 전화금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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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이른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수법이 날로 진화하면서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있다. 특정 사투리를 남발하던 순진한 시절은 갔다. "누가 그런 수법에 당하겠냐" 비웃지만 악성앱 등 첨단 기술과 사람의 심리적 약점을 교묘히 이용하기 때문에 눈 뜬 채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가 최근 발생한 전화금융사기 사건의 사례를 분석해 피해를 '과학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자료집을 펴냈다. 사기꾼들의 수법을 유형별로 분류하는 한편 최신 수법까지 알려 준다.


▲ 정부 지원 자금의 저금리ㆍ대환 대출+악성앱


코로나19로 자금난에 시달리던 30대 남성 L씨는 A은행 명의로 "정부 지원 자금의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는 광고 문자를 믿었다가 사기를 당했다. 대출 상담을 위해 전화를 했다가 특정 인터넷 주소(URL)를 클릭하도록 유도당해 휴대폰에게 악성앱이 깔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기존 대출 은행 직원을 가장한 또 다른 사기범이 전화해 "A은행의 대출을 받는 것은 금융거래법 위반이라 모든 금융거래가 정지될 것"이라고 위협했고, 곧 바로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일당이 "조사를 받아라"는 전화까지 걸어 왔다.


의심스러워 금감원 콜센터에 전화까지 해봤지만 악성앱 때문에 전화를 가로채기 당했고, 오히려 또 다른 일당으로부터 "금융거래법 위반이 맞다. 범죄 사실을 삭제하려면 기존 대출금을 현금으로 공탁하라"는 지시를 들었다. L씨는 결국 금감원 직원 사칭 범인에게 현금을 건네줄 수 밖에 없었다.


은행권 개인정보 유출에 따라 금융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고 위협당하는 사례도 많다. 50대 남성 M씨는 경찰청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으로부터 "B은행 지점에서 어떤 사람이 당신 명의의 대포 통장을 개설해 자금 세탁 범죄에 사용했다"며 재산상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은행예치금을 몽땅 찾아 금감원 직원에게 전달하라는 말을 들었다. 이를 믿은 M씨는 은행에 있던 4000만원을 고스란히 인출해 주고 말았다.

납치 협박에서 로맨스까지…기상천외 전화금융사기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압수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죄 수익금 일부. (사진=서울지방경찰청 제공)


▲허위 물품구매 결제 문자


50대 여성 P씨는 산 적도 없는 김치냉장고 결제 완료 문자를 받고 황당해 발신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가 사기를 당했다. 상담원을 가장한 사기범은 친절한 척하며 "명의가 도용된 것 같으니 경찰에 신고해 주겠다"고 도움을 자청했고, 이게 사기꾼들을 믿게 만든 미끼였다. 곧 바로 금감원 직원 사칭범이 "경찰에서 당신의 계좌가 범죄자금세탁에 이용됐다고 한다. 피해를 막기 위해 계좌에 있는 돈을 모두 찾아 맡겨라"고 지시했다. P씨는 겁에 질린 나머지 은행에 예치된 정기 예금까지 중도해약해 금감원 직원 사칭범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고 말았다.


▲ 대부업체 사칭 자녀 납치ㆍ협박


60대 여성 G씨는 사기범으로부터 "사채업자인데, 당신 자식이 친구의 빚 6000만원에 대해 보증을 서고는 돈을 갚지 않아 납치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사기범은 여자의 비명 소리를 들려 주면서 "당장 돈을 갚지 않으면 장기를 적출해 팔아 버리겠다"고 위협했다. 마침 딸이 있었던 G씨는 깜박 속을 수 밖에 없었고 은행에서 정기예금 2000만원을 해약해 사기범에게 보내고 말았다.


납치 협박에서 로맨스까지…기상천외 전화금융사기

▲ 가족ㆍ친지 사칭 문자


50대 여성 A씨는 "휴대폰 액정이 나가서 수리센터에 맡기고 전에 내 명의로 만들었던 문자나라로 접속해서 문자하는거야, 엄마 시간 있으면 부탁할 게 있는데 잠깐 편의점 갈 수 있어?" 라는 문자를 받았다. 이후 "기프트카드는 현금으로만 구매 가능하니 현금 찾아서 가고 요즘 기프트카드가 귀해서 직원이 잘 안 팔려고 할테니 엄마가 구매하는 거라고 하고 산 후에 코드번호를 찍어보내줘"라는 요구를 받았다. A씨는 구글기프트카드 20만 원권 4장을 구매해 코드번호를 전송해 줬지만 문자를 보낸 것은 사기범들이었다.


50대 여성 K도 똑같은 사기를 당했는데 범인들의 요구에 URL 주소까지 클릭했다가 개인 정보를 탈취당하는 피해도 입었다. 범인들은 K씨 명의의 휴대폰을 신규 개통하고 비대면 계좌를 계설한 후 신규 대출 자금ㆍ타 금융회사의 계좌 잔액 등을 이체해 인출한 후 유유히 잠적했다.


▲로맨스 피싱 - SNS 미군(의사ㆍ전문직) 사칭 결혼 유혹


50대 여성 O씨는 페이스북을 이용하다 낯선 외국인 남성으로부터 대화 신청을 받았다. 수락하자 이 남성은 자신이 이라크에 파병된 특수부대 소속 장성이라고 소개했다. 마침 남편과 이혼한 상태였던 O씨는 이 남성과 사진을 교환하며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았고, 번역기를 통한 대화는 어느덧 깊어져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O씨는 이 남성과 결혼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어느날 이 남성은 "이라크에서 나가려면 외교관을 통해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면서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해왔다. 철썩같이 믿은 O씨는 3차례에 걸쳐 3000만 원 상당의 돈을 송금했지만 이후 이 남성은 연락이 끊기고 말았다. 속칭 '로맨스 피싱', 즉 SNS나 이메일 등 온라인으로 접근해 호감을 표시하고 재력ㆍ외모 등으로 신뢰감을 형성한 후 관세ㆍ택배수수료ㆍ입국 비용 등을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는 전형적인 수법에 당한 사례다. 최근에는 "미국에 사는 수천억대 복권 당첨자로 자선사업을 하고 있다. 당신을 도와 줄테니 연락을 달라"는 피싱 이메일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상태다.

납치 협박에서 로맨스까지…기상천외 전화금융사기 사진=게티이미지


▲ 방심하면 졸지에 '공범' 된다


사기범들에게 속거나 푼돈을 벌기 위해 전화금융사기에 동원됐다가 사법처리되는 경우도 많다. 개인정보 유출에 의해 통장 계좌 번호가 누출됐을 경우가 많다. 사기범들은 계좌번호를 입수한 후 다른 피해자들로부터 갈취한 피해금 등을 입금시켜 놓고 전화를 걸어 "입금이 잘못 됐다"며 재이체 하라거나 현금으로 뽑아서 달라고 요구해 온다. 여기에 '친절'한 마음으로 응했다간 고스란히 전화 금융사기범의 공범이 될 수 있다. 또 단기 고수익 명목 또는 구매 대행ㆍ환전 대행 등을 이유로 통장을 대여해달라는 수법도 흔하다. 금융회사로 가장해 대출 필요자에게 접근, "신용도가 낮으니 입출금 거래 실적을 늘려야 한다"며 돈을 보내 줄 테니 알려 주는 계좌로 이체해달라고 요구한다.


다음은 이같은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행동 요령이다.


① 검찰ㆍ경찰ㆍ금감원ㆍ금융회사라며 금전을 요구하면 무조건 거절

● 직접 만나서 자금을 전달하라고 하거나 특정 장소에 자금을 보관하도록 유도하는 경우 100% 사기


② 전화ㆍ문자로 대출 권유를 받는 경우 저금리 전환, 등급 상향을 위한 이체, 대출 수수료 명목 선입금 요구 등 금전 요구는 무조건 거절

● 통장을 빌려주면 하루 10만 원 이상의 단기 고수익을 준다며 불특정 다수에게 통장 대여 또는 양도를 유도


③ 신분증 사본, 계좌번호ㆍ신용카드 번호 요구시 절대 제공 금지


④ 납치ㆍ협박 전화를 받는 경우 자녀 안전부터 확인

● 평소 자녀의 친구, 선생님, 인척 등의 연락처를 미리 확보


⑤ 가족ㆍ지인이 카카오톡ㆍ문자 등을 통해 금전, 상품권 번호 요구시 반드시 전화를 걸어 본인 확인 전까지 무조건 거절

● 만약 상대방이 통화할 수 없는 상황 등을 들어 본인 확인을 회피하고자 한다면 직접 신분을 확인할 때까지 상품권 번호 또는 이체 요구에 응하지 말기


⑥ 원격조종 앱(팀뷰어 등) 및 출처가 불분명한 앱, 인터넷주소(URL), 이메일 무조건 클릭 금지

● 대출 프로그램, 택배 조회, 명절 인사, 모바일 상품권ㆍ승차권ㆍ공연예매권 증정 등의 문자 속에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인터넷주소(URL) 등


⑦ 긴급재난지원금 안내 문자에는 인터넷주소(URL) 링크가 포함되지 않으므로 문자내용에 인터넷주소를 클릭하지 않고 즉시 삭제할 것


⑧ 보안 강화 및 업데이트 명목으로 개인정보ㆍ금융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절대 입력하거나 알려주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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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이동통신사 등에서 제공하는 백신프로그램을 설치해 업데이트 및 실시간 감 시상태를 유지할 것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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