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배당성향 20% 넘는 저축銀 쏟아져
당국 자제 권고에도 시중은행 기조와 정반대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저축은행들이 잇따라 고배당을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전 금융권에 배당 자제를 권고하면서 역대 최대 이익을 낸 금융지주사들까지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대비 현금배당금액)을 잇따라 축소한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JT친애저축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698원의 결산배당을 실시하기로 의결했다. 총 배당금액은 100억932만원으로 오는 24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25일 지급할 계획이다. 당기순이익 409억원에 견줘보면 배당성향은 24.67%에 달한다.
JT친애저축은행은 국내 진출 후 처음으로 지난해 5월 182억1180만원의 중간배당(보통주 1주당 127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진행 중이던 인도네시아 사업을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배당은 JT친애저축은행의 대주주가 일본의 ‘넥서스뱅크’로 넘어간 뒤 주주환원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그간 일본계 금융회사가 정서적 반감과 국부유출 논란 등을 피하기 위해 배당을 자제해온 걸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고려저축은행도 최근 보통주 1주당 5000원, 총 111억5357만에 달하는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시했다. 고려저축은행은 총자산 1조727억원, 당기순이익 306억원을 기록해 배당성향도 36.4%에 달했다. 대주주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비롯해 조카 이원준씨 등 오너 일가는 수십억에 달하는 배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저축은행의 경우 순이익과 상관없이 매년 110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집행하며 40%에 가까운 배당성향을 유지해왔다. 2016년 고려저축은행의 순이익은 362억원에서 꾸준히 줄어들었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가 커졌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2019년 264억원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되면서 기존과 비슷한 규모의 배당을 집행했다.
푸른저축은행은 배당을 실시하는 저축은행 중에서도 배당성향과 시가배당률(배당기준일 주가 대비 배당금의 비율)이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배당총액은 65억2734만원(보통주 1주당 550원)으로 시가배당률이 6.14%에 달했다. 시중은행의 시가배당률이 통상 5%를 전후하는 걸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219억원으로 배당성향이 29.81%, 액면가 대비 현금 배당률이 55%에 달한다.
대형업체도 고배당 행렬…당국·시중은행 권고와 정반대
대형저축은행도 고배당 행렬에 동참했다. 5대 저축은행(SBIㆍOKㆍ페퍼ㆍ한국투자ㆍ웰컴) 중 한국투자저축은행은 보통주와 우선주 각 1주당 616원ㆍ3만3030원, 총 120억398만원의 배당을 지급했다. 2019년 당기순이익(585억원)을 기준으로 배당성향은 20.5% 수준이다.
저축은행업계의 높은 배당성향 기조에 대해서는 부정적 여론이 거세다. 저축은행의 경우 외국계나 오너가 운영하는 곳이 많아 고배당 시 자본 유출이나 오너 곳간 채우기 논란이 발생할 수 있어 자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의 움직임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금융위원회는 올초 각 금융지주에 배당성향을 6월말까지 20% 이내로 유지하도록 하는 자본관리 권고안을 의결했다.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경제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은행들의 건전성이 훼손돼 배당을 줄여야 한다는 뜻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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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의 경우 구체적인 배당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배당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일에는 권대영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이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2금융권 역시 배당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당시 권 국대영 국장은 “제2금융권은 대부분 지주에서 간접적으로 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에 카드나 상호금융 쪽은 특별히 (배당 축소) 권고를 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제2금융권도 코로나19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아마 CEO나 주주들이 그런 부분들을 잘 판단해 적정한 수준의 배당을 결정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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