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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섭의 금융라이트] '전금법'이 뭐길래 싸우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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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한은, 전금법 갈등 핵심은?
빅테크·핀테크 내부거래 청산, 누가 감독하나
"소비자 보호" vs "사생활 보호" 의견차 팽팽

금융은 어렵습니다. 알쏭달쏭한 용어와 복잡한 뒷이야기들이 마구 얽혀있습니다. 하나의 단어를 알기 위해 수십개의 개념을 익혀야 할 때도 있죠. 그런데도 금융은 중요합니다. 자금 운용의 철학을 이해하고, 돈의 흐름을 꾸준히 따라가려면 금융 상식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이에 아시아경제가 매주 하나씩 금융용어를 선정해 아주 쉬운 말로 풀어 전달합니다. 금융을 전혀 몰라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로 금융에 환한 ‘불’을 켜드립니다.


[송승섭의 금융라이트] '전금법'이 뭐길래 싸우시나요?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이 지난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관한 공청회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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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정책은 종종 여러 이해관계자의 충돌을 불러일으킵니다. 때때로 정부 기관끼리 정책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죠. 지금 금융권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로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때문입니다. 왜 전금법이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일까요?


논쟁의 시작은 국회 정무위원장을 맡은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전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전금법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지급용단말기, 컴퓨터 등을 통해 이뤄지는 금융거래와 관련된 법입니다. 쉽게 말해 인터넷에서 옷을 사고 돈을 지불할 때 지켜야 할 규칙들이 담겨있는 겁니다.


빅테크·핀테크 내부거래 청산은 누가 감독할까

윤관석 의원의 개정안에는 네이버나 카카오페이 같은 빅테크 기업이 금융업에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하고, 경쟁을 촉진하며, 관리·감독하는 방안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청산’ 업무를 두고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각기 다른 의견을 냈습니다.


청산이란 금융거래를 하면서 생기는 채권·채무 관계를 계산해 금융회사가 주고받을 금액을 확정하는 작업입니다. 가령 김씨가 A은행을 통해 B은행에 1억을 송금하고, 이씨가 B은행을 통해 A은행에 5000만원을 송금했다고 가정해보죠. 두 은행은 서로 1억과 5000만원을 주고받아야 하지만 청산을 거치면 A은행이 5000만원만 주는 식입니다. 훨씬 편리하죠.


청산에 필요한 계산은 금융결제원이 대신 해줍니다. 금결원이 “A은행이 5000만원을 송금해야 한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겁니다. 관리·감독과 실제 돈을 송금하는 역할은 중앙은행인 한은에서 맡습니다. 각 은행은 한은에 계좌를 개설하고 있는데, 한국은행이 A은행 계좌에서 5000만원을 빼 B은행 계좌로 옮겨놓는 식입니다.


[송승섭의 금융라이트] '전금법'이 뭐길래 싸우시나요?

문제는 전금법 개정안이 핀테크·빅테크 기업의 ‘내부 거래’도 외부기관(금결원)의 청산을 통해서 하고, 이를 금융위가 허가·감독하도록 했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카카오페이로 카카오페이 계좌에 돈을 송금하는 내부 거래는 청산 과정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핀테크·빅테크 기업도 금결원이 청산 과정을 거치고 금융위가 관리·감독하게 되는 거죠.


금융위 "소비자 보호" vs 한은 "사생활 침해"

금융위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내부거래 역시 청산과정을 거치고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빅테크 내부 거래 과정에서도 금융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자료를 제출과 감사를 통해 진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거죠.


한은은 독립된 중앙은행의 고유한 업무에 금융위가 개입한다며 반발했습니다. 거기다 정부 기관인 금융위가 거래내용을 볼 수 있으니 사생활 침해이며, ‘빅브러더’가 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거죠.


금융위는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한은의 모든 업무를 감사하는 게 아닐뿐더러, 자료 제출과 관리·감독은 금융사고가 벌어졌을 만약의 경우 법적 절차에 따라 이뤄진다는 겁니다. 최근 기자들을 만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통신사가 통신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빅브러더가 될 수 있나”, “지금도 자금 이체를 하면 정보가 금결원으로 가는데 그럼 지금 한은은 스스로 빅브러더라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여기에 이주열 한은 총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전금법 개정안은 빅브러더 법이 맞다"고 반박하며 갈등은 깊어졌습니다.


[송승섭의 금융라이트] '전금법'이 뭐길래 싸우시나요?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난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관한 공청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왼쪽부터), 양기진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류영준 핀테크산업협회장 [사진=윤동주 기자]

전금법에 관련된 이해당사자들도 제각기 목소리를 냈습니다. 국무총리 산하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해당 개정안이 개인정보보호 이념과 원칙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죠. 전금법은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를 금융위에 제공할지 담겨있지 않고 대통령령에 위임하기 때문에 우려스럽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양 기관을 모두 비판했습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등이 금융에 진출하면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 많은데, 금융결제원의 업무를 누가 챙겨갈 것인지를 두고 밥그릇 챙기기만 몰두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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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커지자 한은과 금융위는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금융위는 개인정보보호위와 협의에 나설 방침이고요. 다만 양 기관의 견해차가 뚜렷한 만큼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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