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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본격화 속 전 세계에서 도입 검토 중
'경제·여행 활성화 vs 또 다른 차별' 논란 여전

"당신은 '디지털 백신 여권'을 갖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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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당신은 디지털 백신 여권을 갖고 있습니까?"


조만간 해외 여행객들이 세계 각국 공항에서 듣게 될 질문이다. 지난 26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국내에서도 디지털 백신 여권(vaccine passpor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외 여행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 한해 자유로운 이동을 허락하겠다는 취지하에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증명서 발급, 즉 백신 여권 발급이 추진되고 있다. 반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물론 필리핀ㆍ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이 시작된 국가들에서 백신 여권 발급이 이미 시작됐거나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말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접종을 시작한 영국의 경우 일부 시민들을 대상으로 이미 지난 1월부터 백신 여권을 시범 발급했으며 3월까지 시험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영국 내무부는 지난 22일 백신 여권 발급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세계에서 인구 중 가장 높은 접종률(48%)을 기록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경우 백신 1ㆍ2회차를 모두 맞은 접종자에 한 해 온라인으로 '녹색 여권(green passport)'를 발급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높은 접종률을 기반으로 지난 7일 자택 인근 1km 밖 외출을 금지 규제를 풀었고 지난 21일부터 2차로 봉쇄를 완화해 일부 상업시설과 공공시설을 다시 열었다.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에겐 72시간, 백신 접종을 마친 지 일주일이 지난 사람에게는 6개월간의 유효기간을 부여한다.


스위스에서도 비영리 단체 코먼스 프로젝트와 세계경제포럼(WEF)이 백신 여권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앱을 개발 중이다. 캐세이퍼십픽ㆍ제트블루ㆍ루프트한자ㆍ스위스항공ㆍ유나이티드항공 등 항공사 및 다수의 의료법인과 협업하고 있다. 해외여행객들의 입출국을 편리하게 해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다.


미국도 IBM이 코로나19 진단 여부ㆍ체온ㆍ백신 접종 기록 등 정보를 담은 디지털 헬스 패스 앱을 개발 중이며, 필리핀도 백신 접종자에 한해 백신 여권을 발급할 예정이다.


"당신은 '디지털 백신 여권'을 갖고 있습니까?" 2020년 도입 예정인 차세대 전자여권. 자료 사진.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특히 유럽 국가 중에선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폴란드, 스웨덴, 체코, 덴마크 등 여행 수요가 많은 남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13개 나라가 백신 여권 도입에 긍정적이다. 심지어 회의적인 입장이었던 독일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난 25일 올 여름 내 백신 여권 도입 방침을 밝히는 등 긍정적으로 돌아선 상태다.


글로벌 IT기업들도 이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백신 증명서 개발에 착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 세일즈포스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지난달 14일 미국의 비영리 의료재단 들과 커먼스 프로젝트, 마이터 코퍼레이션 등과 함께 '백신 접종 증명서 이니셔티브(VCI)'를 구성해 스마트폰 앱에서 백신 접종을 증명할 수 있는 세계 공통 디지털 인증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력을 디지털 지갑에 암호화된 디지털 사본으로 저장하는 기술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이 없는 이용자들의 경우도 QR코드를 인쇄한 종이 형태로 사용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VCI 측은 각국 정부와 코로나19 검사 음성 판정 또는 백신 접종 여부 중 하나를 입증하면 입국이 가능할 수 있도록 각국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한 IT기업이 디지털 백신 증명서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해당 기업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발급하는 증명서를 업데이트하면 QR코드 형태의 공식 디지털 인증서를 제공하는 앱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세계 120여개 항공사가 가입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코로나19 여행 패스(트래블 패스)' 앱을 개발해 다음달 말 부터 본격 사용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싱가포르항공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갔고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 에어뉴질랜드 등의 항공사도 시범 운영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전문가들은 아직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접종률이 매우 낮으며, 또 백신의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백신 여권의 발급이 자칫 '사회적 거리두기'에 혼선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어떤 종류의 백신 여권이 나오더라고 개인 정보의 노출이 불가피해 프라이버시가 침해된다는 점도 문제다. 무엇보다 백신 접종을 이유로 여행ㆍ이동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허락한다는 점에서 인종이나 국적, 성별, 빈부 격차와 마찬가지로 또 다른 형태의 차별이 될 수 밖에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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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가디언지는 27일자 칼럼에서 "백신 여권이 (자유로운 여행과 경제 활성화를) 가능케 하는 하나의 길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불공정한 차별로 이어지는 것을 놔둬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대체 옵션이 올 여름 이후에는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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