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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 탓에 발생한 배달사고 배달대행업체도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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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배달대행 플랫폼 사업자-배달기사 계약 자율시정

'배달기사가 사업자 면책' 등 불공정한 배상책임 개선
계약해지 전엔 배달기사 의견수렴해야
건당 받는 기본배달료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빙판길 탓에 발생한 배달사고 배달대행업체도 책임져야 (자료사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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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배달기사 A씨는 며칠 전 음식을 배달하다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배달주문이 밀려 있는 탓에 서두른 것이 화근이었다. A씨는 오토바이 수리비와 병원비를 모두 자비로 부담했다. ‘안전사고 발생시 라이더(배달기사)는 회사(배달대행업체)에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계약 조항 탓이다. 하지만 앞으론 빙판길 등 제시간에 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주문이 과도하게 A씨에게 몰려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면 배달대행업체도 책임을 져야한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우아한청년들(배민라이더스·배민커넥터)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익스프레스), 쿠팡(쿠팡이츠) 등 3개 플랫폼 사업자와 배달기사 간 불공정 계약내용을 이처럼 자율시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배달기사가 일방적으로 부담했던 배상책임을 배달대행업체와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자율시정안 마련은 3개 플랫폼 사업자 및 라이더유니온·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민라이더스 지회 등 2개 배달기사 대표단체간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자율시정안은 문제 발생 시 배달기사가 사업자를 면책할 의무는 삭제하고, 사업자의 고의·과실이 있는 경우 사업자가 책임을 지도록 개선된다. 기존 계약서는 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배달기사가 사업자를 면책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즉, 모든 책임을 배달기사가 떠앉고 있었던 셈이다.


또 미성년자에게 주류를 배달한 경우 발생한 모든 책임도 그동안은 배달기사에게 있었다. 배달대행업체의 법적 책임까지 배달기사가 면책시켜줘야 하는 계약 조항 탓이다. 하지만 앞으론 배달기사가 성인임을 확인했지만 위조신분증 제시 등에 따라 문제가 발생한 경우 배달대행업체가 져야 할 법적책임은 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


사업자의 일방적인 계약해지도 제한된다. 배달기사가 계약 의무를 위반했다고 사업자가 판단할 경우 이를 사전에 통보하고 배달기사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와 함께 배달기사가 배달 건당 받는 기본배달료가 얼마인지를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빠져 있던 ▲계약 외 업무강요 금지 ▲특정업무강요 금지 ▲손해전가 금지 등 불공정행위 금지 관련도 계약서에 반영된다.


다만 사고 원인을 두고 배달대행업체와 배달기사 간 분쟁의 소지는 여전하다. '사고 당시 빙판길인데도 사업주가 기존 배달시간을 강요했다'는 것을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사고 책임을 두고 업체와 기사 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까지는 배달기사가 배달대행업체에 이에 대한 문제제기 자체를 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이게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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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이번 계약서 자율시정으로 직접적으로 영향 받는 배달기사는 약 6000명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배민커넥터·쿠팡이츠 등 2개 배달대행앱을 이용하는 파트타임 배달기사들도 함께 혜택을 받게 된다. 3개 배달대행 플랫폼 사업자들은 올 1분기 안에 계약 내용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후 맺는 계약부터 자율시정안이 적용된다. 기존 배달기사는 통상 1년 단위로 이뤄지는 계약 갱신시 이번 시정안을 적용 받을 수 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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