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남 순천시가 방역 강화 조치로 '낮술금지' 행정명령까지 내린 가운데, 이를 두고 온라인 상에서는 뜨거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3일 허석 순천시장은 대시민 담화문을 내고 "4일 오전 0시부터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α(알파) 행정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2단계+α(알파)'에 따르면 지난 2일 발표된 정부의 비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식당, 영화관과 공연장, 독서실·스터디카페 등에 대해 강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식당에서는 5명부터의 예약이나 모임이 금지되고 호텔·리조트·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시설은 객실 수의 2/3 이내로 예약이 제한되며 정원 초과 인원은 수용하지 못한다. 유흥시설 5종, 홀덤펍과 모임·파티 장소로 활용되는 파티룸도 집합 금지 대상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는 발열 체크가 의무화되고 시식·시음·견본품 사용, 집객행사, 이용객 휴식공간(휴게실·의자 등) 등은 금지된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순천시가 자체적으로 강화 기준을 마련한 이른바 '낮술 금지' 행정명령이다.
이에 따르면 식당에서는 오전 5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류를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오후 4시까지로 주류 판매 금지 시각을 정한 것에 대해 순천시 보건소 감염병 관리과 관계자는 "지역 경제 위축을 우려한 것도 있지만 '낮술'의 악영향 때문도 있다"라며 "오후 9시 이전에 술을 마시면 보통 집에 들어가 잠을 자거나 하는데 오전이나 낮에 술을 마시면 취한 상태로 마스크를 벗고 외부활동을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 시장은 "조례동의 한 음식점처럼 영업 제한 시간을 교묘하게 이용해 오전 5시 영업하다 전국적인 지탄사례가 됐다. 방역 수칙을 어기고 행정명령을 비웃는 듯한 모든 행위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제재하겠다"라며 "방역 수칙 위반자에 관해서는 관계 법령에서 정한 대로 형사 고발과 과태료 처분은 물론 민형사상 구상권 청구 등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허 시장이 '낮술 금지'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이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한 누리꾼은 "여기가 공산주의 국가냐. 국민의 술 먹는 시간을 통제하려 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비난했다.
실제로 순천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하나같이 "오전 5시부터 4시까지는 평상시에도 술이 팔리지 않는 시간대"라며 "실효성이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죽을 지경인데 현장을 제대로 알고 낮술 금지 명령을 내린 것이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반면 이번 행정명령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방역 당국이 거리두기 2.5단계를 연장하며 확산 방지를 위해 애쓰는 것과 별개로 국민 스스로 경계 태세를 갖추기 위해 이같은 초강수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연말과 연초에는 방역 수칙 준수가 느슨해질 수 있으므로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의견이다. 한 누리꾼은 "요즘 확산세를 보면 과도한 제한은 아니다. 길 가다 술집 보면 다 만석이다. 제재 필요가 분명히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오죽하면 그러겠냐"고 두둔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순천시 코로나19 확진자는 204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일주일간 0~2명을 기록하던 일일 확진자 수는 1일 9명으로 치솟으며 새해 들어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지역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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