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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시험 상대평가로 전환?…여론·국토부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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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전국 46만여명…'국민자격증' 오명
상대평가로 바꿔 공인중개사 차츰 줄여나가야
여론은 엇갈려…숫자 줄면 서비스 질 더 나빠져
국토부도 절대평가에 무게…경쟁력·수험생 고려

공인중개사 시험 상대평가로 전환?…여론·국토부 '부정적'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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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공인중개사 시험을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꾸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자 업계의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현재 부동산 중개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시험을 상대평가로 바꿔 합격자를 차츰 줄여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인중개사 숫자가 감소하면 중개수수료 인하 경쟁이 줄고 서비스 품질도 낮아질 수 있어 수요자들은 대체로 반대하는 분위기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역시 다소 부정적인 반응이어서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절대평가→상대평가…협회, 숙원 과제

19일 국회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공인중개사 선발시험을 상대평가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공인중개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 발의자에는 하 의원 포함 9명의 국민의힘 의원과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이전부터 시험을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현재 우리나라에 공인중개사가 과도하게 많아 경쟁이 심하고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 기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약 46만6500명이고 그 중 약 10만6000명이 개업공인중개사로 활동하고 있다. 소속공인중개사로 취업한 인원은 1만4000명 정도다. 자격증 소지자 대부분은 현업으로 활동하고 있지 않은 셈이다.


무엇보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이 많아 '국민 자격증'이라고 불릴 정도로 자격증의 가치가 떨어졌고, 높은 경쟁으로 인한 낮은 수입 탓에 불필요한 개업과 폐업만 반복된다는 지적이 많다.


5~9회 시험 상대평가로 진행…합격자 크게 줄어

협회는 매년 합격자 수를 정해놓은 뒤 상대평가로 시험을 진행하면 수급조절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공인중개사 시험이 상대평가로 진행된 사례도 있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격년으로 치뤄진 5~9회 시험 때는 상대평가 방식을 도입해 연평균 2396명의 중개사를 배출했다. 연도별 최종 합격자는 5회 3524명, 6회 1798명, 7회 2090명, 8회 1102명, 9회 3469명이다.


반면 최근에는 합격자 숫자가 매년 1만~2만명대에 달해 상대평가 때와는 비교가 힘들 정도로 많아졌다. 지난해 치뤄진 30회 합격자는 2만7078명이고, 올해는 1만6554명이다. 상대평가제로 하면 매년 합격자 숫자를 정해 놓고 성적이 높은 순대로 합격을 시키기 때문에 수급조절이 쉽다.


협회 측은 "주택관리사보의 경우 절대평가에서 2020년부터 상대평가제로 전환하고 있다"며 "중개사 시험도 상대평가로 바꾸면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불법 영업의 폐해를 줄이고 직업 전문성이 향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사 시험 상대평가로 전환?…여론·국토부 '부정적'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이 16일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캠프원 스튜디오에서 주최한 '2020년 제31회 공인중개사 온라인 합격자 모임'에서 전국에서 사전 신청한 최종 합격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쌍방향 소통하며 파이팅을 외치며 자축하고 있다. 이날 온라인 모임에는 30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여론은 부정적…밥그릇 지키지 말고 수수료부터 낮춰야

다만 시장에선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최근 전국적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이와 연동된 중개수수료도 크게 올랐는데, 중개사 수까지 줄이려는 것은 과도한 '밥그릇 지키기'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재 서울의 경우 매매 중개수수료율은 거래액 기준 ▲5000만원 미만 0.6%(최대 25만원) ▲5000만~2억원 0.5%(최대 80만원) ▲2억~6억원 0.4% ▲6억~9억원 0.5% ▲9억원 이상 최대 0.9%다.


만약 공인중개사가 10억원의 주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면 최고 요율을 적용할 경우 매수인, 매도인 양쪽에서 받는 중개수수료는 1800만원에 달한다. 협의를 통해 요율을 낮추더라도 매도·매수인 입장에선 수백만원의 추가 부담이 불가피하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의 매매·전세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중개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수요자들의 불만이 크다.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네티즌은 "시험을 상대평가로 바꾸는 법안이 아니라 중개수수료를 낮추는 법안을 발의할 때"라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도 "지금도 시험 난이도가 많이 올라 평균 2년은 공부해야 취득하는데 상대평가가 되면 현업에 큰 의지가 없는 젊은 사람들만 자격증을 따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반발하는 분위기다. 한 수험생은 "이번 법안은 집단 이기주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열심히 노력하고 경쟁해서 더 높은 서비스와 고객응대로 이끌 생각은 하지 않고 인원을 줄여 자기 밥그릇만 더 키우겠다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한 수험생은 "수험생 입장에서 이번 협회의 반응은 충격적"이라고 했다.


국토부 '절대평가'에 무게…공감대 형성도 아직

국토부는 상대평가보다는 절대평가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상대평가가 되면 선발 예정인원을 미리 결정한다는 건데 그 부분에 대해선 중계업계와 수험생간에 이해관계가 다를 것"이라며 "더 좋은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보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을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의 법안 발의로 알고 있는데 (중개업을) 종합서비스로 확대하는 방안도 같이 고려돼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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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내에서도 여야간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영제 의원실 관계자는 "국토부나 여당과 법안에 대해 아직 논의가 진행되진 않았다"며 "공인중개사들이 너무 많아 파생되는 문제점과 관련한 공론화 차원에서 법안을 발의한 것이고, 세부적으로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의견수렴을 더 해봐야 한다"고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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