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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주류 판매규제 논란…'비무슬림 억압 vs 청소년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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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음주 문제 커지자 판매규제 강화 두고서 갈등 심화

[아시아경제 쿠알라룸푸르 홍성아 객원기자]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청소년 음주가 사회 문제로 비화되자 주류 판매규제 강화 조치를 내놨다. 하지만 음주조장 환경을 개선할 것이라는 찬성 의견과 비무슬림에 대한 억압이라는 반대가 맞서면서 논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주류 판매규제 논란…'비무슬림 억압 vs 청소년 보호"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민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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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시는 주류 판매허가증 발급에 대한 새 지침을 통해 오는 15일부터 알코올 도수가 최대 70%인 독주 '삼수'의 생산ㆍ판매ㆍ소비를 모두 금지하기로 했다. 삼수는 알코올 도수가 37~70도의 독주지만 150㎖ 한 병에 3~5링깃(800~1400원)에 불과해 저소득층이나 청소년들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쿠알라룸푸르시는 또 음주를 조장하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내년 10월1일부터 시내 식료품점, 편의점, 중국 의약품점 등 소규모 업장에 독주 판매허가증 발급을 전면 중단할 방침이다. 소규모 업장은 맥주 등 알코올 도수가 낮은 주류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판매할 수 있다. 맥주 등 도수가 낮은 주류는 음료와 구분해서 진열해야 한다.


학교, 병원, 종교시설, 경찰서 인근에 있는 주류 판매업소 운영도 금지된다. 레스토랑, 바 등의 주류 판매는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로 제한되지만 주류 판매 허가증을 추가로 취득하면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판매할 수 있다. 또 모든 주류 사업장은 판매 허가증을 입구에 진열하고, 21세 이하 음주 금지 등의 경고 문구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2017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맥주 축제를 취소한 적은 있지만 판매 시간과 공간을 제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규제는 말레이시아 사회의 음주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이지만 중국계ㆍ인도계 말레이시아인들을 중심으로 음주문화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2019 국가 건강 및 사망률 조사(NHMS)'에 따르면 2019년 말레이시아 음주 인구는 11.8%로 2015년 8.4%보다 증가했다. 또 음주자의 45.8%는 한 번에 6잔 이상을 마시는 과음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이슬람 단체는 음주 문화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막기 위해 주류 판매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슬람 비정부기구 연합위원회는 음주운전, 가정폭력 등 폐해를 막기 위해 음주행위를 제한하는 활동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펼쳐왔다. 따라서 범말레이시아이슬람정당(PAS)은 쿠알라룸푸르시의 이번 정책은 과도한 음주에 따른 폐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음주를 조장하는 환경을 개선할 것이라며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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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계 정당 민주행동당(DAP)은 비무슬림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규제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행동당 탄콕와이 의원은 "새로운 규제는 비무슬림과 소수 민족의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사업장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민주행동당 라마사미 의원도 이번 규제가 소수 종교에 대한 억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라마사미 의원은 "말레이시아 내 음주문화로 인한 피해가 경미한 수준이지만 쿠알라룸푸르시는 이번 규제로 이슬람원리주의를 건설하려고 한다"고 반발했다. 말레이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내 이슬람 신자는 2019년 기준 전체 인구의 69%를 차지한다. 그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80%는 오토바이 등 이륜차 사고 사망자이며 오토바이 사망 사고의 60%는 대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8년 기준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0.85%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쿠알라룸푸르시가 이슬람 신자가 아닌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헌법 제11조에는 이슬람이 말레이시아의 국교이지만 비무슬림의 권리도 보장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쿠알라룸푸르 홍성아 객원기자 sunga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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