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지방정부 부채 급증 원인으로 전시성 사업 지적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중국 지방 정부의 '혈세 낭비'로 지적돼 온 57m짜리 초대형 관우 청동상이 결국 이전될 방침이다.
18일(현지시간) '신화망' 등 중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근 후베이성 징저우시는 관우 청동상을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방정부의 부채가 급증하는 가운데, 초대형 조각상이나 관광용 건축물 등 이른바 '전시성 사업'으로 인한 낭비가 지방 재정을 악화할뿐 아니라 지역 특색을 없애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달 관우 청동상에 대한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중국 당국은" 고성의 풍모와 역사적인 가치를 훼손했다"고 지적하며 해당 조각상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해당 관우 청동상은 '천하제일 수이쓰러우'라는 이름의 청동상과 목조호텔로 이뤄져 있다. 각각 크기가 57m와 99.9m에 달하며, 특히 관우상의 경우 20층 빌딩과 비슷한 높이에 무게는 1320t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져 세계 최대 크기의 동상으로 손꼽힌다.
이 청동상은 삼국지의 주요 무대 중 하나인 징저우시가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 관우를 기리기 위해 세운 동상이다. 당초 동상 설계 당시 '무조건 크게 만들겠다'는 목표로 초대형 관광 건축물로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당 청동상이 지나치게 크고 거대해, 징저우의 모든 풍경을 압도하면서 도시의 고풍스러움을 망친다는 여론의 비판이 불거졌다.
특히 관우상은 2층짜리 전시시설 위에 세워져 있는데, 전시관이 조각상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붕괴 위험에 처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논란이 커진데다 당국의 시정 명령까지 받게 되자, 결국 징저우 시는 조각상을 다른 곳으로 운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관우상을 어떤 방법으로 옮길지, 어디에 갖다 놓을지 여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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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저우시는 "국토 공간 및 도시 역사, 자연환경, 관광 발전 등을 고려해 과학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수립하겠다"며 "앞으로 조각상 건축 관리 규정을 숙지하고 감독을 강화해 유사한 사례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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