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행락철 관광버스, '음주 가무' 대형 사고 우려
다닥다닥 밀집해 관광…코로나 확산 우려도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가을 단풍철을 맞아 정부는 관광버스를 이용한 관광객들의 밀집을 우려 '가을철 여행 방역 관리대책' 을 내놨다. 대책에 따르면 전세버스 운송사업자는 전자출입명부 등을 통해 탑승객 명단을 의무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특히 버스 내에서 춤·노래 등의 행위를 할 경우에는 사업 정지 등 엄정히 처벌할 예정이다. 이렇다 보니 이른바 '관광버스 음주가무' 근절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버스 안에서 춤을 추고 술판을 벌이는 등 버스 내 음주가무는 지속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바 있다.
소위 관광버스 음주가무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단풍 구경이나 여행을 떠나는 목적으로 모인 승객들이 질펀한 춤판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 버스의 좁은 통로로 아랑곳하지 않고 춤을 추며 온몸을 흔들어댄다.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리는 버스에서도 노래방 기계를 이용, 노래를 부르는 등 아예 버스 조명을 나이트클럽과 같이 형형색색의 불빛으로 바꿔 운행하기도 한다. 관광버스에는 노래반주기 설치가 금지돼 있지만 모두 위반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렇게 밀집해 호흡하다 보면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진다는 데 있다. 또 코로나19 확진 우려와 별도로 관광버스에서 음주가무를 할 경우 급정거를 하거나 사고 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가을 행락철 전세버스 사고는 2016년 5520건에서 2017년 5483건, 2018년 5954건 등 매년 5000여 건 상당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7년의 경우 10월까지 대구·경북 지역 고속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등 소란을 피운 승객을 방치한 관광버스 운전자 1000여 명을 적발되기도 했다.
특히 버스 내 음주가무 행위는 버스 사고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주행 중인 버스 내에서 이용객들이 자리에서 이탈해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면 운전기사의 집중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 또 급정거 및 방향 전환 시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시민들의 시선도 비판적이다. 30대 회사원 이 모 씨는 "대형사고 위험이 크고 당장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지 않나"라면서 "단속을 더 강화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40대 회사원 김 모 씨는 "고속도로에서 흔들리는 관광버스를 봤다"면서 "내부에서 술 먹고 춤추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흔들리는 버스에서 어떻게 그렇게 놀 수 있는지 모르겠다, 당장 사고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아 보였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단체 단풍여행 시 인솔자를 방역관리자로 지정해달라고 밝혔다.
14일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가을 단풍철을 맞아 야외활동이 증가하며 코로나19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면서 "범부처적으로 가을철 여행 방역관리방안을 마련해 확산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확산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국민 여러분께서 이번 가을철은 원거리 여행보다는 가족 단위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으시면 소규모 가족 단위로, 부득이하게 단체로 여행할 경우 대표자나 인솔자를 방역 관리자로 지정해 책임 있는 방역관리를 시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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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대형사고 우려가 있으니 버스 내 음주가무 자제를 촉구했다. 한 지역 경찰 관계자는 "버스차량 유리창 외부서 안 보이게 선팅 돼 있어도 음주 가무를 다 확인할 수 있어 현장서 적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버스 내에서 음주가무는 절대 하면 안된다"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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