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평 "운영의 독립성 보장해야"
산기평 "산업·에너지 융복합 필요"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모든 걸 융복합해서 시너지 효과 내야 하는 만큼 최소한 기획 단계에선 에너지·산업을 융합해 큰 그림을 그리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자문회의)에서 전담하는 기관만 18개나 된다. 기획재정부, 국회 등의 예산 정책 단계에서 기획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 에너지는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해주는 당초의 관계장관회의 입장이 유지돼야 한다고 본다"(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
산기평과 에기평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통합을 둘러싸고 미묘한 온도 차를 나타냈다. 두 기관의 통합에 관한 내용이 담긴 '에너지법 일부개정안'이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 입법예고 후 1년가량 제20대 국회에서 계류하다 지난 5월 폐기된 상황에서다.
13일 두 기관의 원장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 원장에게 '1 부처-1 전문기관' 체계를 통해 중복 지원을 막기로 한 정부의 원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임 원장은 "에기평은 산업부 산하기관으로서 정부의 입장과 같다"며 "정부에서는 에기평의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해주는 것으로 입장 정리를 한 바 있다"고 답했다.
황 의원이 "(에기평을 산기평의) 부설 기관화하되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해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재차 묻자 임 원장은 "그렇다. (에기평의)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할 수 있도록 관계장관회의에서 정한 바 있다"고 대답했다.
황 의원은 정 원장에게 "같은 생각인가"라고 질의했다.
정 원장은 "앞으로 연구개발(R&D) 기획·관리·평가를 보는 측면에서 (통합 운영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최소한 기획 단계에선 에너지·산업 융합의 큰 그림을 그리는 기능을 강화하고, (에기평의) 운영 독립성은 보장해주는 정부의 안이 맞다고 본다"고 했다.
정 원장은 "예컨대 앞으로 만들어나가야 할 '수소경제'에서 수소 포집을 할 때 이를 보관하는 용기 탱크는 우리(산업 부문)가 만들어야 한다"며 "이 같은 부분을 포괄적으로 운영하면 국가의 5~10년 뒤를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정부가 (통합) 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황 의원은 임 원장을 다시 불러 정 원장의 의견에 동의하냐고 물었다.
임 원장은 "이견이 있다. 과학기술자문회의가 전담하는 기관이 18개나 되는데, 기획 조정을 기재부, 국회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며 "에너지 부문은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해주는 당초 관계장관회의의 입장이 유지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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