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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4차산업혁명 비밀 병기…산업 로봇 세계 1위 '화낙' [히든業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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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로봇 점유율 21%
세계 1위 로봇 기업 日 화낙
"다능은 군자의 수치" 일념 아래
문어발 확장 대신 R&D 집중

日 4차산업혁명 비밀 병기…산업 로봇 세계 1위 '화낙' [히든業스토리] 가동 중인 화낙 산업용 로봇. / 사진=화낙 아메리카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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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스마트폰의 매끄러운 알루미늄 프레임, 자동차의 세밀한 외관은 모두 발달한 기계공학의 산물이다. 둥그스름한 금속 모서리를 만들려면 알루미늄을 매우 정밀하게 깎고, 다듬고,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이같은 미세 공정은 인간의 손으로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알루미늄 가공 과정은 '공작기계'라는 로봇의 손을 거치며, 전 세계 공장에 배치된 공작기계 중 무려 80%는 일본 로봇 기업 화낙(FUNAC)이 제공하고 있다. 화낙을 두고 '일본 4차 산업혁명의 비밀 무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화낙의 로봇 없이는 첨단 제조 공장을 설립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산업용 로봇 세계 1위 '화낙'


화낙은 전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의 21%를 차지해 세계 1위의 로봇 기업이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 알루미늄 프레임을 깎는 '절삭기계' 점유율은 80%, 명령어를 입력해 다양한 물건을 만들어내는 수치제어공작기계는 60%에 달해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위치를 점하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도 화낙의 로봇 기술에 의지하고 있다. 애플과 폭스콘은 아이폰 생산 공장에 화낙의 절삭 로봇을 10만대나 도입했고, 삼성전자도 2만대 가까이 구매했다.


이렇다 보니 화낙이 로봇 산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거대하다. 지난 2018년 회계연도 기준 화낙의 매출은 7266억엔(약 7조9324억원), 순이익은 1824억엔(1조9912억원)에 달했다. 평균 영업이익률이 5~8%에 불과한 제조 기업이 매출 대비 25%가 넘는 이익을 낸 것이다. 시장에서 경쟁자가 거의 없는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보니, 가격을 낮추는 등 출혈 경쟁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日 4차산업혁명 비밀 병기…산업 로봇 세계 1위 '화낙' [히든業스토리] 일본 후지산 기슭에 위치한 화낙 공장. 화낙은 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핵심 공장을 전부 일본에 두고 있다. / 사진=화낙 홈페이지


◆ 연구개발 철저…기술 유출 방지 위해 산기슭에 공장 지어


로봇 시장을 선도하는 화낙의 경쟁력은 바로 독보적인 기술력에서 나온다. 화낙을 창업한 이나바 세이우에몬 명예회장 또한 박사 학위를 가진 연구자 출신이다.


특히 이나바 회장은 화낙의 연구개발(R&D)을 고집스럽게 강조해 왔다. 화낙은 지난해에만 560억엔(약 6110억원)이 넘는 금액을 R&D에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7800명 이상에 달하는 전체 직원 중 3분의 1이 연구직이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도 '화낙 버클리 연구소'를 세우며 연구 네트워크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낙 직원들은 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와 이메일조차 주고받을 수 없고, 부서끼리 소통을 할 때도 팩스만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봇 제조 노하우가 해외로 유출될 것을 우려해 비용 절감도 포기하고 모든 공장을 일본 후지산 기슭에 두고 있을 만큼 철저하다.


다만 기술자에 대한 대우만큼은 파격적이다. 화낙의 평균 연봉은 일본 대기업 평균 연봉인 700만엔(약 7640만원)의 두배에 가까운 1300만엔(약 1억4200만원)에 달한다. 또 직원들에게 최고의 복지 혜택, 사실상의 종신고용을 보장하고 있다.


◆ "다능은 군자 수치"…화낙 성장 이끈 이나바 명예회장 경영 철학


日 4차산업혁명 비밀 병기…산업 로봇 세계 1위 '화낙' [히든業스토리] 화낙 기계 앞에 선 이나바 세이우에몬 명예회장. / 사진=트위터 캡처


이나바 명예회장의 '한 우물 전략'도 화낙을 세계적 로봇 기업으로 키운 비결이다.


이나바 명예회장은 일본의 전자기기 제조업체 '후지쯔'에 입사했던 시절부터 산업용 로봇 연구에만 매진해 왔다. 그의 지휘 아래 후지쯔는 지난 1956년 일본 최초 컴퓨터수치제어 공작기계를 만들었다. 이나바 명예회장은 성과를 인정 받아 당시 후지쯔 사내 벤처 기업이었던 화낙을 이끌게 됐다.


화낙은 컴퓨터 제어기술과 로봇 산업에 전념하기 위해 1972년 모회사 후지쯔로부터 독립했다. 이후 48년여에 걸쳐 로봇 개발에만 전념, 산업 로봇 세계 1위에 올라섰다.


기업 경영 과정에서 이나바 명예회장은 다른 사업체를 인수하거나,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등 '한눈 팔기'를 시도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오로지 공작기계 연구와 개발에만 주력하며 회사를 키워왔다.


지금도 화낙 본사의 회의실에는 "다능(多能)은 군자의 수치"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일반적인 재벌 기업처럼 여러 사업에 진출하는 대신 오직 로봇에만 집중해 최고의 기술력을 성취한 화낙의 좌우명이자, 평생 '로봇 일변도'를 걸어 온 이나바 명예회장의 인생을 함축한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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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나바 명예회장은 지난 2013년, 아들 이나바 요시하루 회장에게 최고경영자직을 물려주고 41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떠났다. 그는 지난 2일(현지시간) 노환으로 눈을 감았다. 향년 94세.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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