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신용대출 규제책 당장 안내놓을 듯 "금융사 자체 관리해야"(종합)

금융당국, 고액 신용대출 증가 우려
손병두 "필요하면 관리방안 마련"
"무리한 '빚투'나 해외주식투자 위험 유념해야"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금융당국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신용대출을 조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당분간 은행 자율 관리에 맡길 것임을 시사했다. 고소득·고신용자 중심의 신용대출 규제가 이르면 이번주에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한 시장의 관측을 깨고 은행 스스로 관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손 부위원장은 빚투(빚내서투자)와 해외 주식투자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면서 가계대출 불안이 지속될 경우 관리방안을 내놓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3일 "가계대출 증가가 특정 자산시장으로 지나치게 유입되는 것이 아닌지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가계대출 불안 요인이 지속할 경우 필요한 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이날 영상 회의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이 같이 밝히며 "최근 신용대출 급증에 따른 가계대출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신용대출에 대해 "용처확인이 곤란해 정확한 증가요인을 분석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개인과 개인사업자의 생계자금 수요 증가가 일정부분 기여했고, 일부는 자산시장으로도 유입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최근 고소득ㆍ고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한 고액대출이 다소 빠르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대출 심사 시 차주의 상환 능력을 충분히고려하는지를 점검하는 등 스스로 가계대출 건전성 관리 노력을 다해주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손 부위원장은 또 개인투자자의 '빚투'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대출을 통한 주식투자, 소위 '빚투' 문제와 정보접근성이 낮으며 환리스크에도 노출될 수 있는 해외주식에 대한 직접투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무리한 대출을 통한 주식투자나, 충분한 정보가 전제되지 않은 해외투자가 가질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유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금융시장 상황을 시장전문가들과 점검하는 시간도 있었다. 손 부위원장은 "회사채, 단기자금시장은 우량채를 중심으로 시장이 조금씩 진정되고 있어 유동성 경색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머니마켓펀드(MMF), 비우량채, 외국인 투자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시장 안정화 장치를 통해 불안 요인 확대 가능성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