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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부실기업 경계가 사라진다'…코로나19 빚잔치가 키운 '좀비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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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파산 막지만 부채 안정성·신용도 하락 가능성
투자 막고 자산건전성 헤쳐 경제 회복 저해할수도
기업 채무불이행 전망도 암울…S&P "장기적으론 망하는 기업 늘수도"

'건전-부실기업 경계가 사라진다'…코로나19 빚잔치가 키운 '좀비기업'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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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좀비'기업의 증가는 결과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경제가 회복하는 길을 구조적으로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당장은 기업의 파산이 크게 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부채의 안정성이나 신용도를 떨어뜨려 금융시장의 자산건전성을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저점에 이미 부채의 부담이 커진 기업이 신규투자에 나설 수도 없고, 경기가 더 악화되면 부채로 인한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결국 경기곡선이 하강한 상태에서 V자 반등보다는 L자형이나 추가 하락 같은 시나리오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좀비기업은 기업의 옥석을 가리기도 어렵게 만든다. 좀비는 살아 있지도, 죽은 것도 아닌 상태인데, 기업의 생사 경계 역시 모호해졌다는 얘기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콜라우디오 보리오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담당 국장은 "진짜 문제는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독자 생존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분간해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초완화적 통화ㆍ재정정책이 기업의 유동성 경색을 막는 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장기적인 리스크를 감내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만한 기업의 투자활동이 제약을 받는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기업들은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부채를 늘리는 성향이 있는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이런 공식은 무너졌다. 경기가 침체기에 놓인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부채를 늘렸기 때문이다. 이미 '과잉채무(Debt overhang)' 상태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를 위해 추가로 부채를 늘리는 것은 부담만 키우게 된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모니카 에릭슨 투자등급 기업 담당 팀장은 "수익을 얻으려면 너무 많은 기간이나 신용위험을 감수해야한다"면서 "투자하기에 매우 불만스러운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건전-부실기업 경계가 사라진다'…코로나19 빚잔치가 키운 '좀비기업'


좀비기업이 발행하는 신규 채권 외에도 기존 부채를 상환하지 않고 만기를 늘려 리파이낸싱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미국 채권시장에서 리파이낸싱을 목적으로 발행된 채권 규모는 현재까지 2500억달러(약 295조1000억원)를 넘겨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이들 중 다수는 만기가 20~30년, 길게는 40년까지 길어졌다. 수년간 초저금리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당장 부채 비용은 늘지 않겠지만 빌린 자금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더욱 늘고 그 기간이 길어진다는 의미다.


좀비기업은 한번 만들어지면 회생이 쉽지 않은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BIS가 최근 미국, 일본, 중국 등 14개 선진국 경제자료를 통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대 전체 기업의 4% 정도였던 좀비기업 규모는 2017년 15%까지 증가했다. 좀비기업 중 60%는 다시 일반 기업으로 회복했지만 대부분 실적이 저조했고 다시 좀비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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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내년부터 기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신용평가사 S&P는 향후 12개월 내 투기등급의 채무불이행률이 올해 6월 5.4%에서 내년 6월 12.5%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재개 등이 이뤄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면 이 비율은 15.5%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S&P는 "추가 통화ㆍ재정정책이 단기적으로 디폴트를 줄여줄 순 있겠지만 기업의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부채 부담이 늘어 장기간 더 많은 디폴트를 양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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