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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의 父情이 담긴 '효명세자발인반차도' 케이옥션 경매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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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옥션 9월 경매 추정가 총액 122억원, 152점 출품

순조의 父情이 담긴 '효명세자발인반차도' 케이옥션 경매 출품 효명세자발인반차도(孝明世子發靷班次圖), 종이에 목판인쇄, 채색, 50.5×1370㎝, 1830, 추정가 6 ~ 10억원 [사진= 케이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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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효명세자발인반차도(孝明世子發靷班次圖)'가 오는 24일 열리는 케이옥션 9월 경매에 출품된다. 추정가는 6억~10억원이다.


'반차도'란 왕실 행사의 주요 장면을 그린 것으로 행사 참여 인원, 의장기의 모습, 가마 배치 등 당시의 생생한 현장을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의궤(국가가 큰일을 치를 때 후세에 참고하기 위해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 경과를 자세하게 적은 책)에 수록된 반차도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행사 당일 준비과정에서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독립반차도'도 있다. 참여 인원을 미리 파악하고 물품을 배치해 봄으로써 행사 당일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독립반차도를 그렸다.


이번 경매 출품작은 행사 당일에 사용된 독립반차도로 1830년 사망한 효명세자(孝明世子·1809-1830)의 발인반차도이다. 효명세자는 순조 27년(1827)부터 대리청정을 하며 순조를 보필했으나, 22세가 되던 순조 30년(1830) 먼저 생을 마감했다. 어진 정치를 펼치고자 했던 효명세자의 뜻을 기려 이후 익종(翼宗)으로 추존됐다.


출품작은 규장각에 소장 중인 '효명세자장례도감의궤(孝明世子葬禮都監儀軌)'에 실린 반차도와의 비교를 통해 '효명세자발인반차도'임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대부분 인각기법을 사용해 도장처럼 찍고 채색을 했다. 의복 색 등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여(大轝) 등 발인반차도의 주요 장면에서는 동일한 채색을 사용했고 인물의 수와 등장 기물 또한 동일하게 표현돼 독립반차도와 의궤반차도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본 작품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반차도에 나타난 도감의 명칭이다. 본래 왕과 왕비가 사망하면 도감의 명칭은 '국장도감(國葬都監)'이며, 왕세자가 사망했을 경우 '예장도감(禮葬都監)'을 사용한다. 품에 등장하는 도감의 명칭은 '국장도감'이 아니며 따라서 반차도의 주인공은 왕이나 왕비가 아닌 왕세자이다. 특기할 만한 것은 본 작품에는 '예장도감'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장례도감(葬禮都監)'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조선 후기 세자나 세자빈, 후궁의 예장에서 '장례도감'이라 한 이는 수빈(綏嬪·정조의 후궁)과 효명세자 뿐이기 때문에 작품의 주인공이 효명세자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러나 효명세자의 장례도감은 수빈과 달리 제조 3원, 도청 2원, 낭청 6원으로 국장도감과 동일하게 구성돼 효명세자의 장례도감은 다른 세자의 예장도감보다 격을 높이기 위해 명칭을 변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듯 효명세자의 도감만이 특별한 칭호를 한 것은 아버지 순조가 재위에 있는 동안 그의 예장을 치렀기에 부정(父情)의 반영이라 볼 수도 있다. 당시 신하들 또한 이에 대한 반발이 없었던 것을 볼 때 다른 세자의 예장과는 다른 면모라 볼 수 있다.


또 작품의 도상이 '효명세자장례도감의궤'와 거의 일치한다. 즉 의궤반차도는 행사에 쓰였던 두루마리 형식의 발인반차도에 근거하되 실제 시행된 행사 장면을 반영해 좀 더 세밀한 기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 두 반차도에 곡을 하는 인물인 '곡궁인(哭宮人)'이 동일하게 그려졌다는 것도 특징이며, 출품작과 '효명세자장례도감의궤'에 묘사된 인물들이 19세기 반차도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양식을 띠고 있어 당대 제작된 반차도의 형식을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역사적 자료로 평가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열리는 케이옥션의 9월 경매에는 '효명세자발인반차도'를 포함해 모두 152점, 추정가 총액 122억원어치의 작품이 출품된다.

순조의 父情이 담긴 '효명세자발인반차도' 케이옥션 경매 출품 이우환 '바람으로부터 No. 82604', pigment suspended in glue, on canvas,162.2×130.3㎝(100), 1982 [사진= 케이옥션 제공]

이번 경매 최고가 작품은 추정가 8~12억원에 출품된 이우환의 '바람으로부터 No. 82604'다. 획의 농담 효과와 거친 붓 터치가 거센 바람의 움직임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그 외 이우환의 1981년 작 '선으로부터', 1976년 작 '점으로부터 No. 760134', 1991년 작 '바람과 함께' 등 점, 선, 바람, 조응 시리즈를 망라해 이우환의 작품이 모두 7점 출품된다.


박수근의 '노상', 김환기의 뉴욕시대 작품 3점, 김창열의 물방울 작품 3점과 천경자의 여인상 '분홍 브라우스의 여인'도 출품된다. '분홍 브라우스의 여인'은 천경자의 1990년대 작품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밝은 색의 브라우스와 대비되는 검은 피부를 가진 여성의 모습이 두드러지며, 뚜렷한 이목구비와 다소 둥근 코가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자아내고 있다.

순조의 父情이 담긴 '효명세자발인반차도' 케이옥션 경매 출품 천경자 '분홍 브라우스의 여인', pigment on paper, 40.5×31.5㎝, 1990, 추정가 6~8억원 [사진= 케이옥션 제공]

박항섭의 미공개 작품 '금강산 팔선녀'와 '선녀와 나무꾼'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박항섭의 작품은 주로 동화나 신화 등을 소재로 한 문학적 내용을 평면적이고 추상적으로 표현한 양식이 우리에게 익숙하나 이번 경매에 출품된 작품은 금강산 설화를 리얼리즘 양식으로 그린 것이기에 매우 이례적이다.


박항섭은 일본 도쿄의 와바타 미술학교에서 공부했으며 해방 이후 공산정권에서 선정한 5명의 황해도 미술가에 포함됐다. 이는 박항섭이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 탁월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의 리얼리즘 형식의 작품은 대부분 정부 주도로 제작된 기록화로, 이번 경매에 출품된 작품들은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박항섭의 사실주의적 화풍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금강산 팔선녀'는 상상의 공간이 아닌 금강산이라는 현실 공간에서 여덟 명의 여인들이 계곡에서 목욕하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선녀와 나무꾼'은 하늘을 날고 있는 선녀와 안타까운 듯 팔을 허공에 뻗은 나무꾼과 함께 매우 섬세한 터치로 묘사한 풍경화라 할 수 있다. 두 작품에서 보이는 안정감을 주는 균형 잡힌 화면 구도, 이상화된 신체의 명확한 표현 등은 아카데믹한 신고전주의 화풍을 연상케 한다.

순조의 父情이 담긴 '효명세자발인반차도' 케이옥션 경매 출품 박항섭 '금강산 팔선녀', oil on canvas, 191×320㎝, 1974, 추정가 1억2000만~2억5000만원 [사진= 케이옥션 제공]

순조의 父情이 담긴 '효명세자발인반차도' 케이옥션 경매 출품 박항섭 '선녀와 나무꾼', oil on canvas, 261.5×196.5㎝, 1975, 추정가 1억~2억원 [사진= 케이옥션 제공]

이 밖에 또 국내 경매에서는 거의 접할 수 없던 트레이시 에민의 네온 작품 'I Promise to Love You'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딸기가 있는 정물(Nature Morte aux Fraises)'도 출품된다. '딸기가 있는 정물'는 르누아르의 후기 작품들의 특성들을 잘 담고 있는 1905년경 작품이다. 태양빛을 머금은 듯한 밝은 색감이 단순한 흰색 테이블 천과 잎사귀의 깊은 녹색과 대비돼 한층 빛나는 모습을 띄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이 시기 르누아르 작품에서 주홍빛의 붉은색은 생명력을 불러일으키는 탁월한 색채로, 그가 소녀의 뺨이나 여인의 입술을 표현하는 데도 즐겨 사용했던 색이다. 에민의 네온 작품 'I Promise to Love You'는 2015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G-DRAGON - PEACEMINUSONE: IN THE MAKING OF PEACEMINUSONE' 전시에 출품됐던 작품이다.

순조의 父情이 담긴 '효명세자발인반차도' 케이옥션 경매 출품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딸기가 있는 정물(Nature Morte aux Fraises)', oil on canvas, 23.5×50.2㎝, circa 1905 추정가 6억9000만~8억원 [사진= 케이옥션 제공]

순조의 父情이 담긴 '효명세자발인반차도' 케이옥션 경매 출품 트레이시 에민 'I Promise to Love You', neon, 145.8×143㎝ (edition 3/3), 2010, 추정가 2억5000만~3억원 [사진= 케이옥션 제공]

고미술 부문에서는 '효명세자발인반차도' 외에 15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는 조선시대의 인물들의 글씨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회재 이언적 외 '고간첩'이 2억6000만~4억원에 출품된다. 1767년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고지도(추정가 5000만~1억5000만원)'와 18~19세기에 제작된 '조선왕국전도(추정가 500만~1000만원)'는 그 시대의 세계관 및 사회상을 파악할 수 있는 연구자료로 높은 가치를 지닌 작품이다. 또 청전 이상범, 소정 변관식, 운보 김기창이 각각 그린 '사계산수'로 작가별 특징을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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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출품작은 경매가 열리는 24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프리뷰 관람은 무료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문에 앞서 대표전화로 예약하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 후 전시장 입구에서 비접촉 체온측정을 거쳐 전시장에 입장할 수 있다. 경매 참여를 원하는 경우 케이옥션 회원(무료)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전화로 응찰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경매부터는 코로나 상황에 대비한 온라인라이브응찰이 추가돼 현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비대면으로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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