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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중후장대] 흔들리는 '중후장대'…정유·조선·철강 "3분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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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코로나19 재확산에 석유 수요 회복 더뎌
조선 "100억달러 수주 목표액, 이젠 불가능"
철강, 철광석 가격 고점 찍고…제품 가격은 인하 또는 동결

[위기의 중후장대] 흔들리는 '중후장대'…정유·조선·철강 "3분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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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미ㆍ중 무역 갈등 등으로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정유·철강·조선업 등 전통적인 중후장대 산업의 입지가 위태롭다. 코로나19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면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 터널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유·조선·철강업계는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정부의 지원 없이는 깊은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에 가동률 한 때 15% 넘게 낮춰…"수요 회복 기대에 못 미친다"

특히 국가 기간산업인 정유업종의 상황은 악화일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한때 정유 설비가동률을 70%대로 낮췄다. SK는 당초 코로나19 사태가 절정이던 2분기에 가동률을 잠시 낮춘 뒤 3분기부터 90%까지 올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 계획이 틀어졌다. 국제 유가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서 결국 하반기 가동률을 2분기와 마찬가지로 80~8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실제 올해 1~7월까지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5억1703만배럴로 전년 동기(5억3621만배럴) 대비 3.5% 감소했다. 제품별로 보면 생산 비중이 가장 많은 경유는 지난해 같은 기간 9974만배럴에서 9339만배럴로 6.3% 감소했고, 나프타는 2억5424만배럴 2억4587만배럴 3.2% 줄었다. 항공유의 경우 2257만배럴에서 1355만배럴로 39.9% 급감했다.


수요가 줄어드니 정제마진도 바닥을 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절정이던 3월 셋째주부터 세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나마 6월 셋째주부터는 마이너스와 0달러대를 오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석유 수요가 위축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상황이라면 시장이 기대하는 3분기 흑자 전환에 대해 안심할 수 없다. 증권가에선 코로나19의 직격탄으로 지난 1, 2분기 각각 1조7750억원, 4397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SK이노베이션이 3분기엔 68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봤다. 타 정유업체들도 주간 단위로 비상회의를 개최하며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적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고용 '무풍지대'로 불리던 S-OIL은 올해 처음 시행한 희망퇴직을 내년에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천연두가 백신 개발 후 180년이 지나서 사라졌듯이 코로나19 사태 역시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정유업계가 인식하는 것보다 심각한 상황인 만큼 유동성 확보 등 스스로 비상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과거의 영광은 없다'는 조선…덩달아 힘든 철강

조선업도 비슷하다. 2007년 국내 조선사 수주금액은 685억달러에 달했지만 올해는 수주 목표치가 181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국내 조선 3사가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4분의 1로 줄어든 이 목표치마저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지난달까지 3사의 수주 목표 달성률은 20%에 불과했다.


조선업계는 '중국'의 경제성장 정체를 시황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고속 성장을 이뤘는데 2007년 경제성장률은 무려 14.2%에 달했다. 중국 경제 황금기인 2003~2007년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선박 발주가 늘었고, 그 수혜를 국내 조선3사가 받았다.


올해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8%로 고꾸라졌다.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은 1976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할퀸 흔적이다. 전 세계가 셧다운을 결정하며 물자와 사람의 이동을 막은 탓에 선박 발주량도 반토막이 났다. 8월 말 누적 기준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812만CGT로, 전년 동기(1747만CGT) 대비 54% 감소했다. 이에 단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에 집중하고 있지만 수주 절벽을 헤처나가기엔 역부족이다. 조선업 특성상 선박 수주 후 인도까지 3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은 2~3년 뒤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 과거(2006~2007년)와 같은 초호황 시절을 만나기 어렵다"며 "당시 중국이 고속 성장을 하며 전 세계 물동량 증가를 주도했고 선박 발주도 경쟁적으로 늘렸지만 미·중 무역 분쟁, 중국의 저성장,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100억·200억달러' 수주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조선 업황의 위축은 후방 산업인 철강업계에 고스란히 전염됐다.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후판은 철강업계 매출의 10~20%를 차지하는데 특히 후판은 탄력적 조정이 어려운 고로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수요 감소에 적극 대응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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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철광석 가격이 지난달 21일 t당 127.38달러를 기록하며 6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원자재 가격은 올랐지만 철강 공급 가격은 수요 감소로 오히려 내려간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생산 라인과 달리 고로는 불씨를 끄고 물량을 조절할 수 없어서 일정량 이상 후판을 생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 때문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후판 가격을 인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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