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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위·학계·공무원노조까지…거세진 '수사권조정 시행령' 개정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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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검 수사준칙인데 법무부 단독주관
검사 직접수사 범위 확대는 '검찰개혁' 취지 위배
지속되는 반대에도…정부 강행 분위기

경찰위·학계·공무원노조까지…거세진 '수사권조정 시행령' 개정 목소리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과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대통령령 입법예고안 수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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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지난달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수사권조정 시행령을 두고 경찰 안팎의 반발이 거세다. 검찰개혁의 취지를 후퇴시킴은 물론 경·검간 '견제와 균형'이라는 입법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이달 16일까지 입법예고가 이뤄지는 가운데 경찰청장은 물론이고 경찰위원회, 공무원노조, 학계 등 각계각층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찰위원회·학계 등 의견서 전달…"검찰개혁 퇴색"

경찰위는 4일 형사소송법 시행령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및 검찰청법 시행령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범위에 관한 규정' 입법예고안의 문제점과 수정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청와대와 법무부, 행정안전부, 법제처, 국회 등 관계기관에 발송했다.


경찰위는 경찰에 관한 주요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행정안전부 소속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경찰 행정에 대한 민주적 통제 역할을 맡고 있다. 학계·법조계·언론·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여하고 있으며 위원장 포함 7인으로 구성돼 있다. 경찰위는 경찰 정책을 최종 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그간 경찰 관련 사안에 대해 직접적으로 대외적 메시지를 낸 적이 없다. 이번 의견서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경찰학회·경찰학교육협의회·한국경찰연구학회도 같은 날 시행령 수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국민참여입법센터와 법무부에 제출했다. 관련 정책을 연구하는 학회조차 입법예고안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앞서 2일에는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과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대통령령 입법예고안 수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고, 현장 경찰관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 '폴네티앙'도 입장을 내고 같은 주장을 펼쳤다. 특히 경찰 내부망에서는 현장에서 활약하는 경찰관들이 릴레이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말 그대로 경찰 내·외부에서 수사권조정 관련 시행령에 대한 반발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경찰위·학계·공무원노조까지…거세진 '수사권조정 시행령' 개정 목소리 정부가 21일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 종결권을 넘기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발표했다. 검찰과 경찰의 관계는 수직 관계에서 상호협력관계로 바뀌며 검찰의 직접 수사는 반드시 필요한 분야로 제한된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이 근무를 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경·검 수사준칙 '법무부 단독주관'…검사 권한은 오히려 키워

검·경 수사권조정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였다. 비대화된 검찰 권력을 축소시키는 게 가장 큰 핵심이다. 그런데 정작 수사권조정 시행령은 이 같은 검찰개혁의 취지를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먼저 경·검 모두에게 적용되는 수사준칙을 법무부 단독주관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부분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개정법에 따라 경찰과 검찰의 관계가 '상호 협력' 관계로 규정됐음에도, 사실상 경찰 사무가 법무부에 종속되는 기이한 결과를 초래하는 규정이다. 경찰은 행정안전부 외청으로, 법무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전혀 없는 국가기관이다. 이상훈 한국경찰학회장(대전대 교수)은 "시행령의 유권해석 권한은 주관부처에 있다"면서 "법무부 입맛대로 수사실무가 운영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경찰위원회 또한 의견서에서 "법무부 단독주관으로 할 경우 경찰위원회의 심의·의결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검찰청법에 규정된 6대 중요범죄를 넘어 검사가 마약·사이버범죄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점, 검사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기만 하면 모든 사건을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한 부분 등도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를 확대해 검찰개혁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응렬 경찰학교육협의회장(동국대 교수)은 "시행령안은 법률에 없는 검사의 권한을 신설하였는데 이는 위임입법의 한계를 초과한 것"이라며 "가령, 법률에서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검사의 재수사 요청만 허용하고 있음에도, 시행령에서 경찰 수사를 임의로 중단시키는 검사의 송치요구권까지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는 경찰의 1차적 수사종결권과 수사주체성을 무력화하는 규정이므로 삭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위·학계·공무원노조까지…거세진 '수사권조정 시행령' 개정 목소리 김창룡 경찰청장./강진형 기자aymsdream@

검찰개혁 반하는 시행령…어쩌다 나왔나

검사의 권한을 축소하고 기소 및 공소 유지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게 하는 것이 현 정부 검찰개혁의 본래 취지였다. 그러나 정작 시행령은 이 같은 목적이 상당 부문 퇴색됐다. 단편적으로 보면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이 축소된 듯 하지만,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언제든 검사가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시행령 입법예고안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검찰과 갈등을 빚어온 법무부의 '달래기용'이라는 해석도 나오는가 하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지속적으로 부딪혀 온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사 인사를 통해 사실상 '식물총장'화 됐고, 현 정부에 우호적인 검사들이 주요 보직에 포진됨에 따라 검찰개혁 동력이 약화됐기 때문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만약 수사권조정 시행령이 현 입법예고안 그대로 시행될 경우 '반쪽짜리' 검찰개혁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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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조정 시행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도 법무부, 청와대 등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실상 현재 입법예고안을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경찰은 입법예고 기간 내 시행령 수정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개정 법률은 경찰과 검찰을 상호협력 관계로 전환하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는 수사구조를 지향하고 있다"면서 "개혁취지에 따른 입법적 결단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입법예고 기간 중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제정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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