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OLED 출하량 급감
반도체 D램 가격 4개월 째 하락세
스마트폰 판매 둔화 등 코로나 장기화에 주요 IT산업 침체 우려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3분기에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면서 반도체와 OLED, 스마트폰 등 우리나라의 핵심 IT 산업 분위기가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 주력 산업 분위기가 급랭하면서 상반기에 어렵게 버텼던 우리 경제가 하반기에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세계 모바일 OLED 출하량은 8700만대로 전년 대비 23.1% 감소했다. 모바일 OLED는 지난해까지 우리나라가 세계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했던 효자 수출 품목이다.
모바일 OLED 출하량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3분기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모바일 OLED 출하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로 OLED 산업이 어려운 틈을 타고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 OLED 제조사들은 세계 1위 삼성디스플레이의 60% 가격으로 모바일 OLED 패널을 공급하면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츠(DSCC)는 지난해 85%였던 삼성디스플레이의 모바일 OLED 세계시장 점유율이 올해 67%로 낮아지고 2024년에는 49%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중국 업체들이 매우 싼 가격으로 패널을 공급하면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며 "스마트폰 OLED시장에서 독점 지위를 유지하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성장세가 멈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반도체시장도 급제동이 걸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기가비트(Gb) D램은 전일 기준 2.52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DDR4 8Gb D램의 현물가격은 지난 4월 초 3.6달러대로 연고점을 찍은 후에 4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현물에 이어 고정가격도 떨어지고 있어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D램은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교육과 재택근무 등 비대면(언택트) 확대로 서버 D램 수요가 늘면서 2분기 중반까지는 견조한 가격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고객사들의 재고가 늘면서 주문량이 줄었고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
3분기에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나면서 모바일 D램을 중심으로 반도체 가격이 회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소비개선에 대한 기대가 많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일러야 올해 4분기, 늦으면 내년 상반기에나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아직 1위와의 격차가 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세계 파운드리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7.4%로 전분기 대비 1.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1위인 대만 TSMC는 53.9%로 2.5%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에 핵심 IT 산업의 발목이 단단히 잡히면서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된다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까지 하락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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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개선이 안되고 있어서 하반기 극심한 경기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기업들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대비하고 이번 기회에 부실사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향후 도래할 경제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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