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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편 든 장남…한국타이어, 차남 vs 3남매 경영권 분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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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조현식 부회장, 누나가 청구한 성년후견 심판 절차 동참 결정…한달여 만에 입장 표명
아버지 조양래 회장 건강 상태 의문 제기
조 회장 측 "차남 후계 오래 전 구상한 것, 갑작스런 결정 아냐. 건강도 이상 無"

누나 편 든 장남…한국타이어, 차남 vs 3남매 경영권 분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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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김지희 기자] 한국타이어가(家) 승계를 둘러싼 '차남 대 3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했다. 그동안 입장 표명을 보류했던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 아버지가 아닌 큰 누나 편에서, 성년후견 심판 절차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조 부회장은 25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현재 진행 중인 성년후견 심판 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큰 딸이자 조 부회장의 누나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30일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해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지 한달 여 만에 내놓은 입장이다.


조 부회장은 조 이사장과 동일하게 조 회장의 건강 상태에 우선 의문을 제기했다. 조 부회장은 "최근 (조 회장의) 결정들이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제공된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면서 "최근 건강 상태에 대한 논란은 회장님 본인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한국테크놀로지 그룹, 주주 및 임직원 등의 이익을 위해서도 법적인 절차 내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조 회장이 조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넘기면서 승계 구도를 결정지은 게 과연 건강한 상태로 자발적인 의사 결정에 따른 것이었는지를 법으로 따져묻겠다는 얘기다. 조 부회장은 그러면서 "이러한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또다른 분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의사결정은 유보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장남 조 부회장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한국타이어가의 경영권 다툼 향방을 가늠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가는 조 회장이 후계자로 낙점한 차남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 대 나머지 3남매(조현식·조희경·조희원)의 구도로 분쟁이 불가피해진 모습이다. 앞서 조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지분 23.59% 전량을 조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조 사장은 기존 주식에 아버지의 지분까지 합친 42.9%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조 회장 측은 건강에 큰 이상이 없으며 승계 문제와 관련해서도 딸이나 장남이 아닌 차남에게 물려주겠다는 뜻을 오래 전 굳혔다는 입장이다. 조 회장은 큰 딸이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이튿 날 즉각 장문의 입장문을 내고 "매주 친구들과 골프를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퍼스널 트레이닝)도 받고 하루에 4~5km 이상씩 걷기 운동도 하고 있다"면서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건강 이상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조 회장은 딸에게는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은 뒤 조 사장을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뒀고 갑작스럽게 결정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 사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변수다. 조 사장은 하청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5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해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조 사장의 재판 형량에 따라 회사 지분 7.74%를 보유한 '캐스팅 보트' 국민연금의 입장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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