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날개 없는 선풍기…'가전제품계 애플' 다이슨, 혁신 비결은 [히든業스토리]

시계아이콘02분 2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英 시골 청소기 제조업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연구개발·기능중심·실패장려 기업 문화
지난해 전기차 개발 중단 선언했으나
전고체 배터리·전기 모터 등 신제품 개발 발판으로

날개 없는 선풍기…'가전제품계 애플' 다이슨, 혁신 비결은 [히든業스토리] 다이슨 창업주 제임스 다이슨 / 사진=연합뉴스
AD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손 씻기와 건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세면대.


모두 영국 '다이슨'사 제품이다. 다이슨사는 영국 발명가 제임스 다이슨 경이 이끄는 가전기기 제조업체로, 파격적 혁신과 정제된 디자인 덕분에 '가전제품 업계의 애플'이라는 별명도 있다. 기업 성장세도 가파르다. 재무제표가 공개된 지난 2018년 기준 44억 파운드(약 6조8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11억 파운드(약 1조7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최근 2년 동안 30~40%의 성장률을 보였다.


영국 한 시골 마을의 청소기 제조업체로 시작한 다이슨사는 어떻게 연 매출 6조 원을 훌쩍 넘긴 거대 기업이자 혁신의 아이콘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다사다난한 청소기 개발…연구개발 역점


영국 왕립예술대학을 졸업한 뒤 산업 디자이너 겸 발명가로 일하던 다이슨은 1974년까지는 자신이 직접 발명한 정원용 수레 '볼배로우'를 제조하며 살았다.


그는 어느 날 청소기를 직접 분해했다가, 청소기 먼지봉투에 먼지가 끼면서 입구가 좁아져 흡입력이 부족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후 그는 우연히 방문한 제재소에서 공기 회전을 이용해 공기와 톱밥을 분리하는 '사이클론' 방식을 발견한 후, 이 방식을 청소기와 접목해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를 만들겠다고 마음먹는다.


다이슨은 무려 5127개의 시제품을 제작한 끝에 1993년 사이클론 방식을 적용한 세계 최초의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 모델인 '지포스'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18개월 만에 영국 진공청소기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다이슨은 자신의 성을 딴 기업 다이슨사를 설립하게 된다.


다이슨사의 역사는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첫 진공청소기를 출시했을 때는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얻을 수 없어 파산 일보 직전까지 몰렸다가, 일본 '에이펙스'라는 제조업체와 극적인 로열티 협상을 타결하면서 제품 개발을 마칠 수 있었다.


이 같은 경험을 간직한 다이슨사는 R&D(연구개발)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전 세계 다이슨 직원 1만2000여 명 중 절반인 6000명이 신제품 개발에 투입되는 엔지니어들이다. 이들은 영국 말메스버리와 훌라빙턴 지역, 싱가포르에 있는 연구소에 배치돼 로봇공학, 전기모터, 배터리 기술,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 개발에 종사한다.


심지어 다이슨 자신도 여전히 최고 기술자(Chief Engineer)로서 다이슨사의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날개 없는 선풍기…'가전제품계 애플' 다이슨, 혁신 비결은 [히든業스토리] 다이슨 퓨어 쿨 공기청정기 디자인 / 사진=아시아경제DB


◆"디자인, 기능 따라가야"


제임스 다이슨의 디자인 철학은 "디자인은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이다. 즉 디자인은 기능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뜻이다. 다이슨사는 우선 자신들이 만들고자 하는 제품의 기능을 완전히 이해하고, 그 기능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을 만든다.


이 같은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다이슨사는 독특한 방법으로 자사 직원들을 훈련시킨다. 다이슨의 자서전 '역경을 딛고(Against the odd)'에 따르면 다이슨사는 첫 출근한 직원들에게 진공 청소기를 나눠준 뒤, 그것을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는 과정을 거치게 한다.


이로써 모든 직원들은 기계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스스로 깨우치게 된다. 이후 회사는 직원들에게 해당 청소기를 집으로 가져가게 해 직접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게 한다. 이로 인해 직원들은 기기의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스스로 관찰하고 깨달을 수 있다.


다이슨은 자서전에서 "이렇게 함으로써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는 같은 팀처럼 행동할 수 있다"며 "이 방식이 일반적인 기업 훈련이나 직원 간 경쟁보다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날개 없는 선풍기…'가전제품계 애플' 다이슨, 혁신 비결은 [히든業스토리] 다이슨사가 지난해 10월 개발 중단 소식을 전한 전기자동차 프로토타입. / 사진=다이슨


◆"성공으로부터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어…실패에서 배워라"


다이슨사의 또 다른 특징은 제품 개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이슨은 지난 2012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실패는 진행의 한 과정"이라며 "당신은 성공으로부터 아무 것도 배울 수 없지만, 실패로부터는 배울 수 있다. 내가 사이클론 진공 청소기를 개발할 때도 그랬다"라고 말했다.


다이슨은 실패를 감수하기 위해 기업 공개도 하지 않는다. 연 매출 6조원을 넘는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지금껏 상장 논의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것 또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다이슨은 지난 2016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급격한 기업 팽창을 강요 받길 원치 않는다"며 "우리 기업이 정말로 관심 있는 것은 새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로 하여금 어떤 상품을 만들 수 있는지 보는 것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다이슨은 지난해 10월11일 다이슨사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전기 자동차 개발 계획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부터 영국 훌라빙턴 연구소에서 20억파운드(3조1000억원)를 투자하면서 추진해 오던 프로젝트였다. 당시 BBC 보도에 따르면 다이슨의 자동차 개발 자체는 성공적이었지만, 생산 단가 문제로 인해 양산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다이슨은 편지에서 "자동차 팀은 환상적인 차를 개발했다"며 "매우 노력했지만, 우리는 이번 프로젝트가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개발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다이슨은 "수백 명 엔지니어와 과학자, 디자이너들이 함께 훌륭한 공학적 성과를 이뤄냈다"며 "이를 다이슨의 다양한 연구개발 분야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었기에 이번 도전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D

다이슨사는 전기차를 개발하면서 전기 모터, 전고체 배터리, 레이저 감지 기술, 인공지능 등도 함께 개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다이슨사는 전기차 개발 경험을 발판 삼아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