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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여전히 역사로부터 배우지 않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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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여전히 역사로부터 배우지 않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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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임기 말인 내년 9월까지 헌법을 개정하고 싶다고 거듭 밝혔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아베 정권의 대응 미숙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지면서 개헌 논의는 정체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겉모습일 뿐이다. 아베 정권의 개헌을 향한 군불때기는 조용하고 집요하다. 시모무라 하쿠분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회장으로 있는 '새로운 국가 비전을 생각하는 의원연맹'은 머잖아 개헌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헌법에 긴급사태 조항을 추가하고 긴급사태 조항에 심각한 전염병이 유행하는 경우도 포함한 개헌안이다. 코로나19 사태마저 개헌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집권 자민당의 홍보용 트위터에 '진화론'이라는 제목으로 개헌 필요성을 거론한 네 컷 만화가 올라왔다. 만화에 '모야윈'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다윈의 진화론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며 "가장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가장 영리한 자가 장수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어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쪽은 변화하는 자"라며 "앞으로 일본을 더 발전시키려면 지금 개헌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진화론의 권위에 기대 개헌을 해야 일본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19세기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유전적 변이(변화)가 진화에 중요한 것은 맞다. 하지만 변화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다.


자민당의 근거없는 논리는 우생학에 악용된 진화론을 떠올리게 한다. 사쿠라 오사무 도쿄대학 교수(진화론ㆍ과학기술사회론)도 "사회문제를 진화로 논하는 것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약육강식과 우승열패로 생명체의 진화를 설명하는 것이 진화론이다. 이를 사회에 적용하면 '사회진화론'이 된다. 영국 사회학자 허버트 스펜서의 사상이다. 그에 따르면 생명체든 국가든 우수한 종족이든 열등한 쪽을 멸하고 세상을 지배한다. 이는 자연스레 제국주의를 뒷받침하는 이론이 됐다. 과거 일본이 조선을 강점ㆍ지배할 때의 논리이기도 했다.


이는 생존경쟁에서 지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지기도 한다. 가능성 없는 약자가 되기보다 강자의 일부로 편입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것이 바로 친일파의 논리구조였다.


진화론까지 들먹이며 '전쟁가능국가'로 다시 일어서려 애쓰는 아베 정권의 야욕은 집요하기 이를 데 없다. 2006년 9월 들어선 아베 1기 내각은 각종 비리 사건과 참의원 선거 참패로 1년만에 무너졌다. 그러나 2012년 재출범한 아베 정권은 2014년 사회주의 국가나 분쟁지역 국가에 대한 무기 수출금지 원칙을 사실상 폐지했다. 일본을 전쟁가능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목표에 따른 것이다. 2015년 아베 정권은 평화헌법에 대한 해석도 바꿔버렸다. '집단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이로써 공격 받았을 때만 최소한의 방위력이 동원되는 '전수방위' 원칙은 사라졌다.


2015년 7월 일본은 하시마(일명 군함도) 탄광 등 메이지 시대의 산업유산 시설 23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강제징용 같은 역사도 함께 알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과거 한반도와 아시아에서 학살, 강간, 강제징용을 일삼았던 일본이 여전히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군국주의 부활만 꿈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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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목적은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다.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옛 지식을 통해 바로잡기 위함이다. 역사로부터 배우지 않는 일본은 '전범국'이라는 꼬리표를 영원히 떼지 못한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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