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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능산리 고분군, 복원된 모습보다 훨씬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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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소, 지하물리탐사로 배치·규모 확인
왕릉 배치도 각각 두 기씩 모여 있는 것으로 파악
하반기 동하총 관대 조사…전체 시굴조사도 계획

부여 능산리 고분군, 복원된 모습보다 훨씬 컸다 부여 능산리 고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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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부여 능산리 고분군(사적 제14호)이 복원·정비된 규모보다 훨씬 크게 조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백제 사비 도읍기 왕실 묘역인 능산리 고분군에서 지하물리탐사를 진행해 그 배치와 규모를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지하물리탐사는 전기, 진동 등으로 땅의 성질 변화를 측정해 땅속 구조물이나 매장문화재의 분포를 판단하는 고고과학 기술이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묘역 중앙부와 진입부를 조사한 결과, 각 봉분 외곽에서는 호석(護石·무덤 봉분 외곽을 두르는 돌)으로 추정되는 반응이 나타났다. 문화재연구소는 이를 근거로 “사비기 백제 왕릉의 봉분이 현재 복원·정비돼 있는 지름 20m 규모보다 훨씬 크게 조성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문화재연구소는 왕릉의 배치가 동하총(아래 동쪽 무덤)과 중하총(아래 중간), 서상총(위 서쪽)과 서하총(아래 서쪽), 중상총(위 중간)과 동상총(위 동쪽)이 각각 두 기씩 모여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관계자는 “두 기씩 모여 있는 것으로 보아 왕과 왕비의 무덤이 함께 조성됐거나 가족 단위로 무덤이 마련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부여 능산리 고분군, 복원된 모습보다 훨씬 컸다 부여 능산리 중앙고분군 지하물리탐사 결과


능산리 고분군은 백제 능원제도(왕·왕비의 무덤인 ‘능’과 왕세자·왕세자비 및 왕의 사친의 무덤인 ‘원’을 함께 일컫는 왕족의 무덤)의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는 유적으로 주목돼왔다. 특히 고분군 서쪽에 있는 능산리 사지(陵寺·왕릉 주위에 세운 절)에서는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와 부여 능산리사지 석조사리감(국보 제288호)이 출토된 바 있다.


이 지역에 백제 고분이 있다는 사실은 조선 시대에도 알려져 있었다. 1757년 제작된 ‘여지도서’에 이곳이 능산(陵山)으로 표시돼 있다. 발굴조사는 일본인인 구로이타 가쓰미와 세키노 다다시가 처음 진행했다. 그러나 정식보고서는커녕 간단한 설명과 사진 몇 장만 남아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와 국립부여박물관은 하반기에 능산리 고분군중 동하총 내부에 있는 관대(棺臺·무덤 안에 관을 얹어 놓던 평상이나 낮은 대)를 조사한다. 능산리 중앙고분군의 전체 시굴조사도 계획 중이다. 관계자는 “고분 간 선후 관계 등이 확인된다면 그동안 논란이 있었던 사비기 왕릉의 주인과 백제 후기 능원의 모습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화재연구소는 10월 발간하는 '고고(考古) 물리탐사 Ⅵ'에서 그동안 수행한 백제 주요 고분들에 대한 지하물리탐사 결과를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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