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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vs "전쟁영웅" 백선엽 친일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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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 별세…향년 100세
'친일행적' 꼬리표…'현충원 안장' 갈등

"친일파" vs "전쟁영웅" 백선엽 친일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백선엽 장군이 10일 오후 11시 4분께 별세했다. 향년 100세. 1920년 평남 강서에서 출생한 백 장군은 일제강점기 만주군 소위로 임관하면서 군문에 들어온 뒤 6·25전쟁 때 1사단장, 1군단장, 육군참모총장, 휴전회담 한국 대표, 주중한국대사, 교통부 장관 등을 지냈다. 사진은 2018년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생일 파티에서 생각에 잠긴 백 장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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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백선엽 장군이 지난 10일 밤 100세의 나이로 별세한 가운데 백 장군 업적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각기 다른 입장을 내놔 갈등을 빚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백 장군이 별세한 데 대해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기로 했다. 고인이 6·25 전쟁에서 세운 공은 부정할 수 없지만, 과거 친일 행적도 분명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반면 통합당은 백 장군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살아있는 6·25 전쟁 영웅, 살아있는 전설,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들이 가장 존경하는 군인. 백 장군을 지칭하는 그 어떤 이름들로도 감사함을 모두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백 장군 업적을 두고 정치권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11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이날 오전 백 장군의 유가족들은 대전현충원에 안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현충원 안장 여부를 결정 짓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백 장군의 과거 친일 행적을 두고 정치권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백 장군 친일 행적을 둘러싼 정치권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백 장군 생전부터 그의 현충원 안장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친일 파묘'(破墓·무덤을 파냄) 법안을 준비하면서 백 장군을 언급, 그의 현충원 안장 반대를 분명히 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당선인 신분인 지난 5월24일 같은 당 김병기 당선자 등과 함께 지역구 내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운암 김성숙 선생 기념사업회가 개최한 '2020 친일과 항일의 현장, 현충원 역사 바로 세우기' 행사에 참여해 백 장군 현충원 안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묻힌 자들도 문제지만 앞으로, 예를 들면 백선엽의 경우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면서 "파묘 문제를 법으로 매듭짓지 않으면 갈등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 역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친일파를 현충원에서 파묘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며 "작년까지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친일파 파묘' 법률안이 통과가 안 됐다"고 했다. 이어 "현충원에 와서 보니 친일파 묘역을 파묘하는 법률안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법안 배경을 밝혔다.


"친일파" vs "전쟁영웅" 백선엽 친일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953년 8월25일 미군 헬기를 타고 판문점 휴전회담장으로 가는 백선엽 당시 소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백 장군의 친일 행적 논란은 간도특설대 복무 이력에서 비롯했다. 그는 1943년 4월 만주국군 소위로 임관한 뒤 2년간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했다.


간도특설대는 '조선 독립군은 조선인이 다스려야 한다'는 명분으로 대대장 등 몇몇 직위를 제외하고 조선인으로 채워진 특수부대다. 일제의 패망으로 부대가 해체할 때까지 독립군 말살에 앞장섰고, 그 활동이 특히 악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명단에 이름이 오르며 논란이 되기도 한 백 장군은 2010년에는 6·25전쟁 60주년을 기념해 '명예원수(元帥·5성 장군)'로 추대하는 방안이 검토됐다가 불발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백 장군은 지난해 6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내가 간도특설대로 발령받아 부임한 1943년 초엔 항일 독립군도, 김일성 부대도 일본군의 대대적인 토벌작전에 밀려 간도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 버리고 없을 때였다"면서 "독립군과 전투행위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자신의 일본어판 자서전에서 간도특설대 근무 시절 조선인 항일 독립군과의 전투 등을 기술한 데 대해서는 "1930년대 간도특설대 초기의 피할 수 없었던 동족 간의 전투와 희생 사례에 대해 같은 조선인으로서의 가슴 아픈 소회를 밝혔던 것"이라고 했다.


"친일파" vs "전쟁영웅" 백선엽 친일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백선엽 장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이런 백 장군 행보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오가기도 했다. 김홍걸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친일파 군인들의 죄상은 일제강점기에 끝난 것이 아니고 한국전쟁 중 양민학살이나 군사독재에 협력한 것도 있기 때문에 전쟁 때 세운 전공(戰功)만으로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발행된 백선엽씨의 책을 보면 '동포에게 총을 겨눈 것은 사실이었고 그 때문에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며 만주군 간도특설대 시절 본인의 친일행적을 고백하는 내용이 있다"며 백 장군 현충원 안장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백 장군님은 6·25 전쟁 영웅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구한 분이고, '6·25의 이순신'이라고 평가해도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법에 따라 조금이라도 피해를 본다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백 장군을 위한 자리는 서울 현충원에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통합당에서는 공식 논평을 내지 않은 민주당을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다부동 전투에서 '내가 앞장설 테니,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쏴라'는 백 장군의 명령을 언급하며, "그렇게 대한민국을 지켜낸 전설을, 그러나 이 시대는 지우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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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일부에서 장군님의 삶을 폄훼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을 때도 '국가가 관리하는 곳에 개인 묘지를 만들면 특혜가 된다. 내 묏자리는 대전 현충원으로 결정했다'던 장군은 그들과는 다른 삶을 사신 분이었다"고 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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