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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장 문, 완전히 닫진 않은 北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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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장 문, 완전히 닫진 않은 北美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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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10일 담화를 통해 표면적으로는 연내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행간을 들여다보면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역설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김 제1부부장의 이번 담화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를 매우 원한다면서 '고위 지도자들'이 다시 만날 가능성을 거론한 지 6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언론과의 전화 콘퍼런스에서 미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나는 우리의 한쪽 당사자와 하는, 진행중인 대화에 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진행 중인 대화'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북한과 물밑 대화가 진행 중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그는 "누가 할지, 어떻게 할지, 시기에 관해선 오늘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상황에 따라 정상회담 성사도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대북제재 해제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실토했다.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집요한 제재봉쇄", "인민들의 생활향상을 위해…제재의 사슬을 끊겠다"는 식의 표현으로 제재로 인한 북한 내 어려움을 드러냈다.


또한 회담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회담을 위한 조건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점도 거듭 밝혔다. 전체적으로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북한도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되 미국 대선 이후까지 염두에 두는 중장기적 상황관리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북·미)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우선 그는 연내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에나 필요하지 북한에는 필요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10월 서프라이즈'를 예고한 것을 거론하면서 그 일정에 맞춰서 회담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김 제1부부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각별한 관계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고 대화 여지를 남겼다.


또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도 상대해야 하며 그 이후 미국 정권, 나아가 미국 전체를 대상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경우를 대비해 섣부른 협상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 제1부부장의 담화는 모든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이 또한 대미 상황 반전을 위한 여지를 남겨둔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김 제1부부장은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이에 상응하는 미국측의 '불가역적인 중대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타방(상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이후 정상회담이 재개된다 해도 '영변 핵시설 폐기-일부 제재 해제' 카드를 재논의할 생각이 없음도 분명히 했다.그는 "나는 '비핵화 조치 대 제재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협상 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노이 회담탁에 올랐던 일부 제재 해제와 우리 핵 개발의 중추신경인 영변지구와 같은 대규모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다시 흥정해보려는 어리석은 꿈을 품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변함 없는 신뢰를 의도적으로 계속 강조하면서 대북 적대시 철회라는 기존 요구 사항에 대한 대미 압박을 이어나가고 있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면서 "북한식 단기적 대미 상황관리 및 장기적 대응구상을 동시에 밝힌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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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미정상회담에 부정적이면서도 사실상 회담을 원하는 모양새"라며 "재선 여부가 불투명하므로 '트럼프 이후 미국정권'을 생각하면 회담이 무의미하나, 미국의 '결정적인 입장 변화'가 있다면 북한에 유익하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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