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격 끝나면 정부 장악하라"
이란, 중동 내 미군기지 전역 반격
두바이행 항공기 회항…하늘길 막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전면적인 공습을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정권 교체까지 언급하며 중대한 작전이 시작됐다고 천명했다. 미국과 이란 양측의 3차에 걸친 핵 합의 회담이 끝내 결렬되면서 미국 정부가 결국 군사적 옵션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이 공습에 대항해 중동 내 미군기지 전역에 보복 공격을 감행한 가운데 중동 각국이 이란 보복 공격의 피해를 입게 되면서 확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美·이스라엘, 이란 주요 도시 공습…'장대한 분노' 작전 개시
CNN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과 주요 도시인 곰, 이스파한, 카라지, 게슘 등이 미국과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 이스라엘군은 공습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과 미군은 이란 테러 정권을 완전히 약화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장기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광범위한 합동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이란의 피해 현황은 전해지지 않은 가운데 이란 측은 주요 수뇌부 집무실 일대가 공습 대상으로 피격됐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인 IRNA 통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수도 테헤란 시내에 위치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 주요 지도부 인사들의 집무실 부근에 미사일 약 7기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미군 측은 이번 이란 공습 작전명을 '장대한 분노(Epic Fury)'라 명명했다고 밝혔다. 이란과 핵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서 미국 정부가 강경책으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녹화 영상 연설에서 "미국은 조금 전 이란에서 중대한 전투를 시작했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건하려 하는데 핵무기를 갖도록 둘 수 없다"며 "이란 국민들에게 자유의 시간이 가까워졌다고 전한다. 우리 공격이 끝나면 정부를 장악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정권교체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도 이번 작전의 목표가 정권 붕괴에 있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습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 테러 정권이 제기하는 실존적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에 나섰다"며 "국민들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4차 핵 합의 회담 전 공습…최후통첩 9일 만에 공격
이번 공습은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 회담이 미처 다 끝마치기도 전에 일어났다. 양측은 다음 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4차 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4차 회담은 불발됐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3차 회담을 개최했지만,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측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했다. 현재 보유 중인 농축 우라늄을 모두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 국외 반출하라고 했다. 그러나 이란 측은 이를 거부하고 대신 IAEA의 감시하에 60% 농축우라늄을 20%로 희석하겠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9일 이란의 완전한 핵 포기를 종용하며 "합의가 아니면 그들에게 불행한 일이 생길 것"이라며 협상 시한에 대해 "10일, 최대 15일이면 충분한 시간"이라고 이란 측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하지만 3차 회담이 결렬되자 협상 시한을 10일~15일로 못 박은지 9일 만에 결국 공습을 단행했다.
이란, 중동 내 미군기지 일제 공격…사우디 개입하나
이란 측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즉각 보복 공격을 가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를 비롯해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 쿠웨이트의 알살렘 공군기지, 아랍에미리트(UAE)의 알다프라 공군기지, 바레인의 해군5함대 본부 등 중동 내 주요 미군 기지에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을 대대적으로 가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보복 공격 후 성명을 통해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과 미국의 기지를 공격했다"며 "(중동) 지역의 모든 미국 기지, 자원 및 이익이 이란군의 합법적인 공격 목표다. 적을 결정적으로 패배시킬 때까지 보복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공습을 받은 후 1시간 만에 반격에 나섰으며 향후 추가 대응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아랍 국가들이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피해를 입으면서 아랍연맹 맹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 측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사우디 외무부는 이란의 보복 공격 직후 성명을 통해 "이란이 여러 걸프 지역 국가들의 자율성을 침해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가 자율성 침해와 국제법 위반 행위가 지속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행 하늘길 곧바로 막혀…두바이행 항공기 회항, 취소
이란 공습 직후 중동 전역의 하늘길은 일제히 막혔다. 중동 각국이 영공을 폐쇄하면서 민간항공기들도 오갈 수 없게 됐다. 이란 민간항공기구는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 후 자국 영공이 무기한 폐쇄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민간 항공기의 영공 진입을 금지하는 등 영공 폐쇄를 발표했다.
자국 내 미군 군사기지 공격을 받은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도 자국 영공을 당분간 닫는다고 밝혔다. 시리아도 예비적 차원에서 영공을 임시 폐쇄했다.
항공사들도 중동 지역 항공편을 회항, 취소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8일 오후 1시13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두바이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KE951편(B787-9)이 미얀마 공역에서 회항 조처돼 오후 10시30분께 다시 인천공항에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9시 두바이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KE952편의 운항도 취소됐다.
대한항공은 "두바이로 운항 중 공습 여파로 인해 아랍에미리트(UAE) 공역이 폐쇄됐다는 정보를 접수해 회항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향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후속 스케줄을 조정할 예정이다. 현지 상황 변동에 따라 오는 3월 1일 이후에도 당분간 두바이 노선 운항에 지장이 생길 수 있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운항 정보를 안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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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항공은 역내 영공 폐쇄로 중동행 비행기 운항을 취소한다고 공지했으며 아랍에미리트(UAE) 국적항공사 에미레이트 항공도 여러 항공편 운항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항공도 이란 공습으로 인해 텔아비브와 바레인을 향하는 항공편을 오는 3일까지 취소한다고 전했다. 이날 출발하는 요르단 암만행 비행기도 운항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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