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데이터경제에 길을 묻다-기고] '개인정보의 추가적 이용·제공' 요건 완화가 핵심

시계아이콘01분 42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데이터경제에 길을 묻다-기고] '개인정보의 추가적 이용·제공' 요건 완화가 핵심
AD

바야흐로 데이터 시대가 되었고, 데이터가 새로운 혁신과 먹거리의 기반임을 부정할 수 없다. 데이터는 그 성질상 그냥 두면 가치가 없고 결합을 통해 무한한 가치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데이터 중에 '개인정보'는 사생활 보호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매우 신중히 다루어야 한다. 올 1월9일 국회를 통과한 개인정보 보호법은 '가명정보'를 도입했다. 즉 개인정보 일부를 삭제하거나 대체하는 방법으로 추가정보가 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하면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도 활용이 가능해졌다.


또 하나의 큰 변화는 기존 법에서 개인정보의 수집 목적과 다른 이용에 대해서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을 당초 수집 목적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범위' 내에서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개정법 제15조 3항, 제17조 4항). 예를 들면 A사가 고객관계관리(CRM) 데이터를 자신의 신상품 마케팅을 위하여 이용하는 것은 합리적 범위 내에서 개인정보의 추가적 이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위 사례에서 CRM 데이터를 다른 회사의 마케팅 지원을 위해 제공할 때는 합리적 범위를 벗어난 것이므로 볼 수 있으며 별도의 동의가 필요하다. 도지사가 재임 기간에 업무상 수집한 개인정보를 재임 이후 자신의 선거 캠페인을 위해 사용할 때는 합리적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시행령안은 ①추가 처리 목적과 당초 수집 목적과의 상당한 관련성 ②수집한 정황과 처리 관행에 따른 예측 가능성 ③추가 이용이 정보주체나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을 것 ④가명처리해도 추가 이용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가명처리할 것 등을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이 기준은 일본의 정보보호법 관련 가이드라인과 유럽연합(EU) GDPR에 비해 까다롭고 엄격한 것으로 평가되며 데이터 활용을 위해 오랜 진통 끝에 마련한 개정법의 취지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EU의 경우 당초 이용 목적과 추가적 목적 간에 양립가능성을 적극적 요건으로 규정하지 않고, 당초 목적과 양립하지 않는 방식으로 추가적 이용을 하지 않도록만 규정했다(GDPR 5.1). 소위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적용의 유연성을 확보했다. 그리고 본래 목적과의 관련성을 판단할 수 있는 5가지 기준을 제시(GDPR 6.4)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최근 행정안전부는 산업계의 의견을 반영, 첫 번째 요건인 추가처리 목적과 수집 목적의 관련성 부문 중 '상당한 관련성'에서 '상당한'을 삭제하고, 또 두 번째 요건에서 '수집한 정황과 처리 관행'을 '수집한 정황 또는 처리 관행'으로 수정할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러한 의견수렴 조치는 적절한 것으로 평가됨에도 여전히 부족하게 느껴진다. 데이터의 추가적 처리 유형과 그 사유는 현장에선 다양한 모습이 있을 수 있는데, 위 4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하도록 한 것은 '합리적 관련성'의 유연한 적용을 어렵게 하며 애초 개정법 취지를 퇴색하게 할 우려가 있다.


또한 개정법은 개인정보에 대한 안전성 확보 조치와 아울러 가명처리에 관한 네 번째 요건도 두고 있다. 안전성 요건에는 암호화, 가명처리 등 다양한 조치가 있을 수 있는데, 가명처리를 요건으로 둔다면 다른 조치로 안전성을 이미 확보했음에도 추가적으로 가명처리까지 해야 하는 부담을 지우게 된다.


생각건대 '개인정보의 추가적 이용·제공'은 데이터 활용에 있어서 핵심적 사항으로서, EU와 일본 등의 입법례와 같이 합리적 관련성 판단을 당초 이용 목적과 추가적 목적을 실질적으로 비교해 어느 정도의 합리적 관련성을 갖는지를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건별로 적용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본다.


AD

손승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