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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다리 좀 오므려요" 지하철 '쩍벌족' 민폐 언제 없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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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벌리고 앉는 사람들로 인해 불쾌감 높아져
'쩍벌남' 뜻하는 단어 사전에 등재되기도
대중교통 출퇴근길 꼴불견 조사 '쩍벌족' 대표적인 민폐 승객

"아저씨 다리 좀 오므려요" 지하철 '쩍벌족' 민폐 언제 없어질까 부산 도시철도 1호선에서 촬영한 소위 '쩍벌남'의 예시. 다리를 벌리고 앉은 왼쪽과 가운데 남성 두 명으로 인해 빈 자리에 앉을 수 없고, 오른쪽의 여성이 불편하게 앉아 있다.사진=위키백과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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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슬기 인턴기자] "제발 다리 좀 오므리고 앉으면 안 되나요?"


지하철을 이용할 때 다리를 벌리고 앉는 옆 사람으로 인해 불쾌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무더위, 장마 등으로 불쾌지수도 높아지고 있어 이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51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대중교통 출퇴근길 꼴불견'(2019) 설문 조사에 따르면 다리를 크게 벌리고 앉아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이른바 '쩍벌족(族)'이 대표적인 민폐 승객으로 꼽혔다.


평소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다고 밝힌 20대 직장인 A 씨는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양옆으로 다리를 벌리고 앉는 승객을 만나면 짜증이 치민다. 가뜩이나 사람으로 붐비는 지하철 내에서 그렇게까지 다리를 벌리고 앉는 이유를 모르겠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하나도 없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이런 '쩍벌족'이 주로 남성 승객 사이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직장인 B(27) 씨는 "앉아서도 다리를 벌리고 앉는 아저씨들 때문에 불편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면서 "그런 사람들은 아예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어서 눈치를 줘도 이해를 못 한다. 불편하니까 다리를 오므려달라고 말해도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화를 낸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좌석에 팔걸이가 있는 건 아니지만 1인당 차지할 수 있는 자리가 나누어져 있지 않나. 당연히 본인이 양옆으로 다리를 벌리면 다른 사람들의 자리를 빼앗는 것인데 그런 기본적인 생각도 안 하는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아저씨 다리 좀 오므려요" 지하철 '쩍벌족' 민폐 언제 없어질까 한 남성이 다리를 크게 벌린 채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남성 주변으로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부산광역시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또 다른 직장인 C(31) 씨는 "하도 '쩍벌'에 많이 당하다 보니까 이제는 자연스럽게 남성 승객 옆자리를 피하게 된다. 날씨가 더워 반바지라도 입는 날에는 다른 사람의 신체가 내 몸에 스치는 것도 불쾌한데, 지하철에서도 모르는 남성의 신체가 내 몸에 닿으면 기분이 나쁘다"라고 토로했다.


'쩍벌남'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이를 지칭하는 단어도 생겨났다. 영국의 옥스퍼드 온라인 사전에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다리를 벌리고 앉아 옆자리 승객을 짜증 나게 하는 남성 승객을 지칭하는 단어인 '맨스프레딩(Manspreading)'이 등재되기도 했다.


남성 승객들의 '쩍벌'로 불쾌감을 호소하는 상황은 다른 나라도 비슷하다. 지난 2017년에는 스페인 마드리드 시 의회와 버스회사, 여성단체는 '쩍벌남 금지' 캠페인을 시작하기도 했다.


당시 마드리드시는 '쩍벌남 금지' 포스터를 마드리드 시 버스에 부착하고 앞으로 지하철과 모든 대중교통에 확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2014년 뉴욕 지하철에서는 '아저씨, 다리 좀 그만 벌려'라는 문구를 담은 포스터가 역사 내에 붙으며 '쩍벌남 금지' 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다.


"아저씨 다리 좀 오므려요" 지하철 '쩍벌족' 민폐 언제 없어질까 스페인 마드리드의 '쩍벌남 금지' 캠페인 포스터./사진=연합뉴스


전문가는 '쩍벌족'에 대한 강한 불쾌감은 사적 영역 침해에 대한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승객들이 '쩍벌남'에 불쾌해 하는 이유로 "인간은 자기 공간을 지키려는 본성을 가지고 있고 공적인 장소에서 생기는 '사적 공간'이 작더라도 지키고자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이에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의 공간을 침해받았다는 것에 굉장한 불쾌감을 느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다리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하철 좌석의 특징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하철 좌석은 옆 사람과 나란히 앉는 구조로 되어있어 다른 대중교통보다 신체 접촉이 자주 일어난다는 견해다.


협소한 지하철 좌석으로 인해 불편이 일어난다는 지적이 생기자 서울교통공사는 보유하고 있는 3550량의 전동차 중 1914량(53.9%)을 2024년까지 쾌적한 환경을 갖춘 전동차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지난 26일 기준으로 1914량 중 350량(18.2%)의 교체가 완료됐다. 6인석으로 교체가 되면서 승객들의 여정이 더욱 쾌적해지고 좋아지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저씨 다리 좀 오므려요" 지하철 '쩍벌족' 민폐 언제 없어질까 지난달 20일 인천교통공사는 '쩍벌' 예방용 발바닥 스티커를 전동차 좌석 바닥에 붙이는 캠페인을 진행했다./사진=인천교통공사 제공


승객들의 이러한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캠페인도 진행됐다. 지난달 20일 인천교통공사는 '쩍벌' 예방용 발바닥 스티커를 전동차 좌석 바닥에 붙이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인천교통공사는 운영 중인 전동차 객차 내부에 지속적으로 스티커를 부착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스티커는 지난 26일까지 1호선 96개소, 2호선 160개소로 총 256개소에 설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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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쩍벌' 방지 스티커의 반응이 좋았다. 특히 여성 승객의 경우 옆자리 덩치 큰 남성 승객이 다리를 벌리고 앉아 불편함을 느껴도 눈치가 보여 지적하지 못하는 상황이 많았는데, 스티커로 인해 많은 도움이 됐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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