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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가격 25년만 최저…'재고 급증·수요 부진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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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2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급 여건이 악화되면서 재고가 급증한 게 악재로 작용했다.


천연가스 가격 25년만 최저…'재고 급증·수요 부진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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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은 1MMBtu(25만㎉를 낼 수 있는 가스량)당 1.48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보다 7.2% 하락한 것으로 1995년 8월8일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 내 재고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청(EIA)은 지난주 미국 내 천연가스 재고가 1200억ft3(입방 피트)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1090억ft3를 예상했는데 실제 재고는 110억ft3 더 많은 것이다. 이로써 미국 내 천연가스 재고는 3조120억ft3에 달하게 됐다. 이는 2003년 이래 최대 규모로 일 년 전과 비교해도 7390억ft3가 늘어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내 천연가스 재고가 쌓인다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천연가스 수급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그동안 '셰일붐'의 영향으로 원유 생산량은 물론 천연가스 생산량 역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수요 감소에도 셰일업체들의 원유ㆍ천연가스 생산이 이어지면서 천연가스 역시 과잉생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 때문에 천연가스 가격은 최근 들어 줄곧 하향세를 보여 왔다.


천연가스 재고 급증 요인은 복합적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과잉공급 우려 속에서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국들이 수입 물량을 취소한 것 등이 크게 작용했다고 소개했다. 천연가스 수입국들이 재고를 늘리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후 요인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알래스카 등을 제외한 미국 48개 주의 경우 올여름 기온이 폭염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기온은 이보다 낮은 상태다. 냉방을 위한 전력 생산 원료로 투입되는 천연가스 수요도 그만큼 떨어졌다.


공급 요인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지난 3월 이래로 줄곧 하향세를 보인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산유국들의 대규모 감산 합의 등으로 배럴당 40달러 주변으로 회복하면서 셰일업체들은 생산량을 늘리기 시작했고 덩달아 천연가스 공급도 늘었다. 블룸버그 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이달 12일을 기준으로 직전 일주일간 미국 내 하루 원유 생산량은 1050만배럴이었지만 19일 기준 직전 일주일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1100만배럴로 늘었다. 올해 3월 1310만배럴을 찍은 이후 미국 내 일일 원유 생산량은 유가 하락, 수요 감소 영향으로 줄곧 감소세를 보였다. 유가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국 내 생산량도 다시 늘기 시작한 것이다.



컨설팅 회사인 에너지 어스펙트의 니나 파히 북미 천연가스 담당 헤드는 "(EIA의 발표치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빗나간 것은 생산량 복귀 가능성을 낮춰 잡은 데다 핵심 산업 수요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치는 너무 높게 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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