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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시스' 물병에 라벨이 사라졌다…'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전쟁하는 화학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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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시스' 물병에 라벨이 사라졌다…'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전쟁하는 화학업계 롯데케미칼은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플라스틱 사용량 감량 등 '5Re' 전략을 수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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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롯데칠성이 납품하는 '아이시스' 물병에 보이지 않는 변화가 생겼다. 하늘색 물뚜껑이 기존보다 작아지고, 라벨도 한 번에 뜯을 수 있도록 제품이 변경됐다. 최근에는 아예 라벨이 없는 아이시스 물병도 출시됐다. 수익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롯데칠성에서 롯데케미칼에 직접 PET 제품 변경을 의뢰한 것이다.


이미 글로벌 화학업계에서는 친환경 제품 개발 경쟁이 시작됐다. 단순히 환경보호 캠페인이 아니라 석유 대신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활용해 화학 제품을 만들거나, 자연분해되는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해 열린 세계 최대 플라스틱 및 고무산업 박람회 'K 2019'의 최대 관심사 역시 '순환경제'였다.


◆ EU, 내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규제…시장 판이 바뀐다 = 화학업계가 플라스틱 리사이클에 관심을 갖는 것은 시장의 판이 달라지고 있어서다. 전 세계 플라스틱 시장은 계속 성장하는데 제도적으로, 소비자의 요구가 현재와 같은 생산 방식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화학제품 수요는 2030년까지 약 30%, 2050년까지 60%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중동, 중국을 중심으로 화학용 석유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미국 역시 2030년까지 플라스틱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 역시 화학 원료용 석유 비중이 현재 15%에서 2050년에는 21%까지 상승하고, 중국은 2050년 화학원료 원유 점유율이 승용차용(휘발유·경유) 점유율을 앞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수요 전망에도 불구하고 화학업계는 '더 많이 생산하는 방법'보다 '어떻게 생산하는가'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부터 유럽연합(EU) 내 국가에서는 포크, 나이프 등 10가지 품목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전면 금지되기 때문이다. 또 2025년까지 식품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봉투 사용량을 현재보다 25% 감축해야하며,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와 병 모두 재생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화학업계가 '플라스틱 리사이클링'에 주목하는 이유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이산화탄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폭스바겐그룹이 내연기관 자동차 대신 전기차 생산을 선언한 것처럼 플라스틱 규제로 인해 화학업계도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생산 비중을 높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규제와 별개로 지난 몇 년간 화학업계의 주요 고객사인 소비재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선언하고 있다. P&G, 스타벅스, 나이키 등이 대표적이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했고, 나이키는 신발에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PVC) 사용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롯데칠성이 생산하는 물 '아이시스' 페트병 디자인이 바뀐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국계 화학사 관계자는 "가장 큰 고객사가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 비중을 일정 이상 요구하거나, 특정 제품은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사회공헌을 넘어 '비즈니스 문제'가 됐다"며 "국내도 화학업계뿐만 아니라 운동화를 납품하는 태광실업 등 적지 않은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시스' 물병에 라벨이 사라졌다…'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전쟁하는 화학업계 글로벌 화학 기업 다우가 지난달 17일 추가로 발표한 지속가능성 목표


"리사이클링 시장 선점 못 하면 퇴출"…친환경 제품 개발 경쟁 붙은 화학사들 = '플라스틱 리사이클링'의 대표 기술은 PTC(Plastic-to-Chemical)이다.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녹여 다시 기초 원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납사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아직 수익을 내는 단계에 미치지 못 했지만 화학업계는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사용하는 비중을 최소 30%까지 올려야 수익성과 쓰레기 문제 해결에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글로벌 화학기업인 바스프(BASF)는 지난해 '켐사이클링 프로젝트'를 통해 모짜렐라 치즈 포장재의 시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이 프로젝트는 거의 모든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식품 포장재와 같이 위생 기준이 높은 제품으로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바스프는 이를 위해 노르웨이의 혼합 플라스틱 폐기물 열분해 기업인 콴타퓨얼에 2000만유로(약 268억원)를 투자했다.


다우는 지난달 17일 2035년까지 패키징 제품을 100% 재활용할 수 있도록 생산하고, 탄소배출량도 15% 감축하는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성 목표'를 추가로 발표했다. 한국다우 관계자는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이슈를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프로젝트인 'Project LOOP'를 시범 운영하는 롯데케미칼이 가장 적극적이다. 올해 1월부터 페페트병 회수장비인 '네프론'을 롯데월드몰, 롯데월드 등 6곳에 설치해 올해 7월까지 10t의 폐 페트병 수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프로젝트 단위로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개발팀을 만들었다. 김동관 부사장이 이 분야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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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성장하면서 수요를 못 따라가면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기존 플라스틱 시장이 줄어들겠지만 재활용 제품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상용화 단계에 이르면 오히려 수익성이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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