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전 의장 수행비서로 정치 입문
보수텃밭서 3전4기로 국회 입성
기본소득·그린뉴딜 법안에도 적극적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어려운 시기에 '희망'을 말하던 정치인, 시대와 '공감'할 줄 아는 정치인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아시아경제의 초선 국회의원 설문조사에서 '초선이 뽑은 최고 기대주 초선'으로 선정된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춘천철원화천양구갑)의 다짐이다.
허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저보다 훌륭하신 분들이 많으신데, 과분한 영광"이라며 "선배 및 동료 의원님들과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허 의원은 2003년 고(故)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수행비서로 처음 정치에 입문했다. 유학을 준비하던 도중 대학 선배였던 이인영 민주당 의원의 손에 이끌려 김 전 의장을 찾아가게 됐고, 곧바로 비서관으로 채용됐다고 한다.
김 전 의장은 허 의원이 고향을 지역구로 선택하게 된 결정적 계기이기도 했다. 김 전 의장은 생전 허 의원에게 "다들 서울에서 쉽게 하려고 하는데, 고향에서 10년을 내다보고 준비하면 기회를 얻을 것"이라며 강원 지역 출마를 권했다고 한다.
허 의원은 세 번의 도전 끝에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준비 기간만 12년이었다. 보수 텃밭이자 강원도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지역에서 '친박의 아이콘' 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을 꺾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허 의원은 "정말로 '0'에서부터 시작했다. 지역의 곳곳을 누비면서 주민분들을 직접 뵙고 말씀을 청해 듣는 것을 제일 우선시했다"라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주민들의 실질적 애로사항과 지역의 현안들도 자연스레 파악되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해졌고, 주민분들도 변함없는 자세와 발전하는 역량을 보며 신뢰를 차츰 보내주기 시작하셨다"고 선거 운동 당시를 회상했다.
허 의원에겐 '광역단체장 비서실장'을 2차례나 지낸 독특한 이력도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과 각각 호흡을 맞췄던 그는 그때의 경험이 큰 정치적 자산이 됐다고 설명했다. 허 의원은 "비서실장이라는 자리는 정무와 행정을 겸비해야 한다. 정치인의 기민한 감각으로, 해당 지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산적한 행정 업무들을 처리해야 하는 자리"라면서 "저는 고향이자 제 지역구가 있는 강원도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서울시에서 충분한 경험으로 단련됐다. 무대만 달라졌을 뿐이다. 앞으로도 잘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 의원은 민주당이 176석의 거대 정당으로 거듭난 데 대해 "코로나19로 온 나라에 긴장과 위기감이 가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분열과 정쟁이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는 민심이 표현된 선거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여당으로서 확고한 우위를 갖게 된 더불어민주당은 위기를 극복하는 국정 운영을 선보여야 할 중대한 시기를 맞았다.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당도 무조건 반대보다는 책임 있는 견제로 국정에 참여하라는 국민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코로나19 경제 위기 속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로 민생 안정을 꼽았다. 그는 "특히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이번 위기로 큰 타격을 입었고,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경제 전체에 연쇄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긴급재난지원금과 추경 편성 등 정부와 당의 빠른 대처로 추이를 지켜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긴장을 늦추지 말고 국회 차원에서도 추가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허 의원은 초선 의원들 중에서도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정치권 최대 화두가 된 기본소득 도입 논의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국회 연구모임 '기본소득 연구모임'에서 활동하면서, 관련 법안도 준비중이다. 허 의원은 "사실 기본소득 논의가 최근 들어 생각보다 과열된 느낌이 있다"고 평하면서 "아직은 기본소득을 추진하는 일련의 흐름 안에서도 정립된 견해나 명확한 방향성이 있다고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런 과도한 이슈화는 논의의 본질을 해칠 수도 있다고 보기에, 신중히 접근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우선 연구모임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것으로 본다. 내부에서 숙의를 거듭하고 나면 나중에 사회적 합의를 더 수월하게 이끌어 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라며 "기본소득은 제가 첫 출마부터 구상해 온 제도인 만큼, 단단히 준비돼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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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의원은 아울러 최근 정부에서 추진 중인 그린뉴딜과 연계가 가능한 법안들을 검토 중이다. 허 의원은 "친환경 미래에너지사업인 수열에너지 클러스터를 춘천에 구축하는 정책을 소관 부처와 활발히 협의 중이며, 입법으로 지원할 의향도 있다"며 "저의 1호 공약인 춘천호수국가정원 조성을 위한 관련 법도 그린뉴딜 계획의 발전을 지켜보며 발맞추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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