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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의 한국유사] 여몽연합군의 두차례 일본 원정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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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4년 10월초 4만명 창원서 출발…일본과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회군
폭풍우에 선박 파손·병사들 익사…'신이 지켜준다' 日 가미카제의 시작
1281년 고려 4만·중국 10만 원정…또 폭풍에 10만명 익사·포로로 잡혀

[이상훈의 한국유사] 여몽연합군의 두차례 일본 원정 미스터리 이상훈 육군사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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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6년 몽골은 바다 건너 일본을 초유(招諭)하고자 했다. 몽골 및 고려의 사신이 십여 차례 일본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일본은 거부했다. 사신들은 구류 혹은 피살됐다. 당시 고려에서 삼별초 항쟁이 진행돼 일본은 후순위로 밀렸다. 1273년 4월 여몽연합군은 제주도의 삼별초 진압에 성공했다. 이후 일본 원정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몽골은 둔전경략사(屯田經略使)를 통해 군량 확보에 나섰다. 고려 정부에는 군량 확보와 전함 건조를 요구했다. 1274년 동정도원수부(東征都元帥府) 산하의 몽한군(蒙漢軍) 2만6000명이 주력으로 편성됐다. 고려군 8000명과 선박 운용을 담당하는 초공(梢工)·수수(水手) 6700명이 동원됐다. 고려가 건조한 전함 900척도 준비됐다.


1274년 10월3일 약 4만명의 여몽연합군이 합포(合浦·지금의 창원)를 떠나 일본으로 향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잇는 항로에는 섬들이 징검다리처럼 늘어서 있다. 여몽연합군은 10월6일 쓰시마섬(對馬)을, 14일 이키섬(壹岐)을 점령했다. 이어 20일 규슈(九州) 북부의 하카타(博多·지금의 후쿠오카)에 상륙해 본격적으로 일본군과 전투를 벌였다. 이 전투에서 일본군은 패해 물러났다. 고려군 김방경(金方慶)은 상륙한 상태에서 전투를 지속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몽골군 흔도는 정박한 배로 회군할 것을 명령했다. 결국 21일 새벽 대풍우로 여몽연합군의 선박들이 크게 파손됐다. 그 과정에서 많은 병력이 익사했다. 이게 바로 신이 일본을 지켜준다는 '가미카제(神風)'의 시작이다.


일본에서는 가미카제 덕에 여몽연합군이 패퇴한 것으로 이해해왔다. 하지만 10일20일이라면 계절적으로 부합되지 않는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원사(元史)' 권208 일본조에는 당시 "관군(官軍)이 정돈되지 못하고 화살이 다 소모되었다"고 적혀 있다. 이에 여몽연합군의 식량·화살이 소진돼 철수를 결정한 상태에서 폭풍과 맞닥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정리해보면 폭풍이라는 자연현상 이전에 여몽연합군은 이미 전투력을 상실했다. 일본군의 성공적 방어가 여몽연합군을 물리쳤다는 말이다. 당시 여몽연합군이 약 4만명, 일본군이 약 2만명이었다. 여몽연합군이 원정군이긴 했으나 그렇게까지 일본군에 밀렸을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식량과 화살이 소진됐다는데 당시 원정군의 경우 최소 3개월 치 식량을 적재한다. 여몽연합군의 2차 원정 당시 김방경은 "성지(聖旨)를 받들고 3개월분의 군량을 갖고 왔다"고 언급했다. 원정 시작이 10월3일, 폭풍이 발생한 것은 10월20일이다.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군수품이 소진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폭풍으로 군수품을 적재하던 선박들이 망실됐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이에 여몽연합군은 버티지 못하고 철수하고 만 것이다.

[이상훈의 한국유사] 여몽연합군의 두차례 일본 원정 미스터리

여몽연합군은 10월3일 합포를 출발해 10월20일 규슈에 상륙했다. 항로 길이에 비해 진군 속도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거제도-쓰시마섬-이키섬-규슈에 이르는 항로는 지금도 날씨 변덕이 심하다. 항해 중 적잖은 손실을 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몽연합군이 안정적으로 이용할 만한 항만시설이나 하구가 없던 점도 문제였다. 여몽연합군이 승리 후 적재품을 하역하고 교두보만 제대로 마련했다면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1279년 몽골은 남송(南宋)을 완전히 정복했다. 어느 정도 여력이 갖춰지자 다시 일본 원정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몽골은 남송 일대의 군사력과 고려의 군사력으로 일거에 일본을 공격하고자 했다. 고려 충렬왕은 정동행중서성(征東行中書省)의 승상(丞相)으로 임명돼 다시 원정을 준비했다. 고려군 1만명, 초공·수수 1만5000명, 전함 900척, 군량 11만석을 마련해야 했다.


1281년 5월 몽골 황제는 2차 일본 원정을 명령했다. 고려에서 출발하는 동로군(東路軍) 약 4만명이 900척에 승선해 먼저 일본으로 향했다. 이들은 쓰시마섬을 지나 이키섬에 거점도 마련했다. 이후 하카타 일대를 공략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일본은 여몽연합군의 1차 원정 이후 이 일대의 수비를 강화해놓은 상태였다. 일본군 약 4만명이 미리 방어하고 있던 것이다. 여몽연합군은 이키섬으로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남부의 강남군(江南軍) 약 10만명은 3500척에 승선해 일본으로 향했다. 강남군은 몽골에 투항한 남송 출신 장군 범문호(范文虎)가 이끌었다. 선발대 300척이 쓰시마섬에 먼저 도착하고 본대 3200척이 히라도섬(平戶)에 당도했다. 히라도섬은 이키섬의 서남쪽에 위치한 섬이다. 쓰시마섬 남쪽에 이키섬이, 이키섬 동남쪽에 하카타가 자리 잡고 있다.


드디어 히라도섬에서 동로군과 강남군이 합류했다. 이후 원정군 대부분이 다카시마섬(鷹島)으로 이동해 규슈 본토 상륙을 준비했다. 다카시마섬은 히라도섬의 동쪽이자 이키섬의 남쪽에 있는 섬이다. 히라도섬에서 하카타로 가려면 다카시마섬을 거쳐 동쪽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1차 원정 때처럼 또 폭풍을 만났다. 약 10만명이 익사하거나 일본군에 잡혀 포로가 됐다.


강남군은 전쟁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장거리 항해를 했다. 남송 출신 장수들은 싸우기도 전에 투항했다. 강남군 대다수는 몽골에 투항한 남송군으로 일본에 장기 주둔하기 위해 경작 도구까지 지참한 상태였다. 강남군 자체가 정예병이라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강남군 대부분이 몰살당하고 고려군은 약 7000명의 인명 손실을 봤다. '고려사(高麗史)'에는 "동정(東征)한 고려군이 9960명, 초공·수수가 1만7029명이었는데 그중 생환자는 1만9397명"이라고 기록됐다.


이때 고려의 튼튼한 선박은 부서지지 않아 피해가 적었다. 반면 급조된 강남군 선박은 절반 이상이 침몰 혹은 파손됐다. '고려사'에는 "강남의 선박이 크기는 크지만 부딪히면 잘 부서진다"고 돼있다. 다시 말해 고려의 선박은 작지만 내구성이 좋았음을 알 수 있다.

[이상훈의 한국유사] 여몽연합군의 두차례 일본 원정 미스터리

여기서 의문 가는 점이 하나 있다. 동로군 4만명이 900척에 분승하면 척당 승선 인원은 44~45명이다. 강남군 10만명이 3500척에 분승하면 척당 승선 인원은 28~29명이다. 강남군의 경우 장거리 이동으로 군수품 적재량이 더 많다 해도 동로군에 비해 승선 인원은 훨씬 적던 게 분명하다. 강남군의 배는 동로군에 비해 크기가 큰데 승선 인원이 상대적으로 적던 것이다. 최초 계획은 10만명 투입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 전체가 동원돼 일본까지 무사히 도착했을지는 의문이다. 여몽연합군이 다카시마섬으로 이동했을 당시에도 후속 부대가 미처 당도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크다.


여몽연합군의 주력이 다카시마섬으로 이동하고 당시 히라도섬에는 장희(張禧)라는 장수가 남아 주둔했다. 그는 보루를 구축하고 폭풍에 대비해 배를 50보 거리로 이격해 정박시켰다. 50보는 아니더라도 선박 간 충돌에 대비한 것은 분명하다.


결국 장희의 히라도섬 주둔군은 폭풍에도 피해를 받지 않았다. 후방에 주둔하던 장희는 4000명을 인솔했다. 이들은 일본군을 견제하는 동시에 후속 부대 영접 임무도 수행했을지 모른다. 아무튼 장희는 가미카제에도 피해를 보지 않아 이후 강남군의 범문호에게 선박까지 제공해줄 수 있었다.


의문 가는 점이 또 있다. 다카시마섬은 길이가 약 13㎞, 폭이 약 5㎞에 불과하다. 4000척이 넘는 원정군 선박 모두가 정박할 수 없다. 면적이 협소해 10만여명 모두가 상륙했을 수도 없다.


여몽연합군의 행적은 의문투성이다. 남아 있는 역사 기록은 제한적이다. 1992년 다카시마섬 일대에서 수중 발굴 작업이 이뤄졌지만 실상을 파악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여몽연합군의 행적과 관련된 일본의 수중 고고학 발굴 성과가 진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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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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