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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총선 최고령 도전 이용수 할머니 '12일의 짧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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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제19대 총선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신청…치열한 공천 경쟁, 국회의원 꿈 이루지 못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정치, 그날엔…] 총선 최고령 도전 이용수 할머니 '12일의 짧은 꿈'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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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도저히 죽을 수 없다.” 2012년 3월8일 민주통합당 대구시당에서는 제19대 총선 최고령 도전자의 출마 선언이 있었다.


주인공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1928년생인 이용수 할머니는 당시 84세의 나이에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도전을 선택했다.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도전자 중에서 최고령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이라는 목표를 위해 80대 중반의 ‘정치 신인’이 출사표를 던지자 언론은 관심을 보였다. 3월8일 기자회견장에는 최용상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회장,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함께했다.


이용수 할머니의 도전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2007년 미국 하원의회 청문회 증언을 통해 위안부 사죄 결의안을 이끌어낸 ‘인권운동가’이자 위안부 피해자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정치라는 영역은 쟁쟁한 인물들과의 경쟁이 기다리는 공간이었다.


이용수 할머니는 “역사의 산 증인으로서 한일문제와 인권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다”면서 민주통합당이 자신을 비례대표 후보로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당시 19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은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의석수의 차이가 있을 뿐 원내 제1당 등극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치, 그날엔…] 총선 최고령 도전 이용수 할머니 '12일의 짧은 꿈' 25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생중계를 바라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비례대표 공천 역시 경쟁이 만만치 않았다. 민주통합당이 승리할 것이란 관측이 번지면서 주요 영역에서 상징성 있는 인물이 대거 공천 경쟁에 나섰다. 민주통합당이 이용수 할머니를 공천하기 위해서는 ‘정무적 판단’이 필요했다.


이용수 할머니 이상으로 정치적인 능력이 있고 상징성도 있는 인물을 배제해야 당선권에 빈자리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이용수 할머니의 도전은 12일 만에 막을 내렸다. 국회의원이 돼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매듭짓고 눈을 감겠다는 그의 꿈은 좌초됐다.


민주통합당은 3월20일 제19대 총선 비례대표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비례대표 1번에는 전태일 열사 여동생인 전순옥 참여성노동복지터 대표가 선택됐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진선미 민변 여성인권위원장(변호사), 배재정 부산일보 해직기자(부산 여기자회장),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한정애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장하나 민주통합당 대외협력특별위원장 등이 여성 비례대표 상위 순번의 뒤를 이었다.


한명숙 당시 대표는 비례대표 15번, 김현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비례 17번, 최민희 국민의명령 대외협력위원장은 19번을 받았다. 21번은 ‘통일의 꽃’으로 불렸던 임수경씨가 받았다. 비례대표 21번 임수경 후보가 제19대 총선 여성 비례대표 당선의 커트라인이었다.


[정치, 그날엔…] 총선 최고령 도전 이용수 할머니 '12일의 짧은 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이 열린 25일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 추모공원에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용수 할머니는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 심사 과정에서 배제됐다. 84세의 나이를 고려할 때 국회의원 도전의 기회를 다시 얻기는 어려웠다. 이용수 할머니의 총선 도전 선언(기자회견)부터 최종 후보 탈락까지 ‘12일간의 꿈’은 그렇게 좌절됐다.


이용수 할머니는 최근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용수 할머니의 주장을 놓고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8년 전 이용수 할머니가 국회의원의 꿈을 접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비례대표 심사 과정에서 탈락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나이가 걸림돌이 됐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2020년 제21대 총선에 국회의원 후보로 나섰던 박지원 민생당 의원과 서청원 우리공화당 의원의 나이도 77세이다.


이용수 할머니의 나이가 더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80세를 바라보는 박지원 의원의 왕성한 활동력을 고려해볼 때 나이가 많은 인물은 국회의원을 하기 어렵다는 등식을 일반화하기에는 의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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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용수 할머니가 2012년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받고 국회의원에 당선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국회의원이라는 자리의 중압감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그릇일 것이란 가정은 어쩌면 선입견인지도 모른다. 젊은 정치인들보다 활동 반경이 좁을 수는 있겠지만 위안부 문제 해결의 상징적인 인물로 떠오르며 정치사에 이름을 남겼을지도 모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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