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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와도 괜찮아요" 택배기사 처우개선 요구하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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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업계, 코로나19 사태로 주문 폭증
시민들 "처우개선 시급…대책 마련해야"
전문가 "엘리베이터 등 밀폐된 공간 감염 확률 높아"
정부, 택배업계 종사자 보호 방침 권고

"천천히 와도 괜찮아요" 택배기사 처우개선 요구하는 시민들 서울 문래동 사거리에서 우비를 입은 택배기사가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다./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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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천천히 와도 괜찮으니까 조심히 와주세요.", "택배기사분들 처우 개선해주세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택배 물량이 폭증하면서 택배기사의 과도한 노동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시간이 다소 지체되더라도 택배기사의 안전을 지켜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전문가는 엘리베이터 등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는 택배기사는 코로나19 감염 확률이 높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말(침방울) 등으로 쉽게 감염될 수 있는 만큼, 안전 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 온라인 쇼핑몰 쿠팡에 따르면 작년 연말 200만 건이었던 하루 배송 건수는 코로나19 이후 300만 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폭증한 택배 물량을 처리하던 배송기사가 새벽 근무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에 따르면, 쿠팡의 40대 비정규직 배송 노동자 A 씨가 지난 3월12일 새벽 경기 안산시의 한 빌라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A 씨는 지난달 쿠팡에 입사해 최근 배송현장 업무에 투입됐으며, 해당 빌라에는 승강기가 없었고 발견 당시 심정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면서 과로한 것이 사망 원인으로 보인다"라면서 "숨진 A 씨의 경우 1시간 동안 20가구에 배송을 해야 했는데 신입 직원이 수행하기에는 버거운 물량"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는 같은 달 18일 서울 영등포구 공공운수노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늘어난 물량과 배송을 데이터로만 표현하는 그곳에는 사람이 없다"라면서 "더 이상 누군가의 편리함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자본의 탐욕 앞에 무한질주와 비인간적 노동에 내몰리는 쿠팡맨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새벽배송의 쉴 틈 없는 철야노동은 고객의 만족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됐다"며 "더 나은 로직, 인공지능의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는 이 세련된 풍경에서 노동자의 안전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택배기사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직장인 A(29) 씨는 "(택배기사들의) 과도한 노동이 우려된다"며 "택배 배송 시 코로나 감염 위험도 크다. 일하면서 어떻게 방역 수칙을 지키겠나. 개선이 시급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7명 이상은 택배기사들이 과로 노동을 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27일 전국 만 19세~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택배서비스 이용 및 택배기사 처우와 관련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의 75.7%는 '택배 기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할 필요 있다'라고 응답했다.


"천천히 와도 괜찮아요" 택배기사 처우개선 요구하는 시민들 분주하게 일하고 있는 택배기사.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사진=아시아경제DB


전문가는 작업환경 및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 쓰고 물건 나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방역 수칙을 지킨다는 것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엘리베이터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코로나 감염 확률 높다고 본다. 이 때문에 전염병, 감염병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아프면 3~4일 쉬기 등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 작업환경,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로 업무량이 급증한 택배업계 종사자 보호를 위해 신규 택배 기사에게는 평균 배송 물량의 60∼70%만 배정하고 택배 차량과 기사를 신속히 충원할 것을 업계에 권고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0일 택배업계 간담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업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토부의 권고 사항에는 택배회사 영업소(대리점)에서 물량 증가 지속 시 신속히 택배 차량과 기사를 충원, 물동량을 분배해 배송하고, 차량·종사자 충원이 어려운 경우 택배 차량에 동승해 물품을 운반할 보조 인력을 충원해 배송 업무를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뿐만 아니라 4시간 근무 시 30분 휴식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등을 참고해 택배 종사자에게 일일 휴게시간을 보장하도록 했다.


특히 영업소의 택배 차량·기사의 충원이 여의치 않아 택배 기사의 피로도가 매우 증가한 경우에는 고객과의 협의·양해를 통해 평소 배송기일보다 1∼2일 지연해 배송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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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향후 현장 실태 확인을 통해 이번 권고 사항의 준수 여부를 확인한 뒤 이를 매년 실시하는 택배 운송사업자의 택배 서비스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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