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兆 아래로 추락…면세점 회복 당분간 불투명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호텔신라의 1분기 실적이 시장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매출은 1조원 아래로 떨어졌으며 영업이익도 적자로 전환했다. 최근 시장 반등과 중국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반등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여행 수요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한 만큼 막연한 저가매수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매출 9440억원, 영업손실 6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0% 줄었고 82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면세점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줄어든 8490억원이었다. 시내 면세점 23%, 공항점 43%, 해외 면세점 42% 등 두루 감소했다. 전체 영업손실 490억원을 기록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내 면세점이 리셀러 판매에 힘입어 매출 감소폭이 가장 낮았으나 전반적으로 극히 부진한 영업 환경"며 "매출 급감 속에 판관비율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대형 '보따리상(따이공)' 위주로 수요가 형성되면서 지급 수수료가 전년보다 338억원 감소했으나 판관비의 약 60%를 차지하는 임차료, 감가상각비,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크게 나타난 것이다.
그 밖에 호텔 및 레저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20% 줄어든 95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도 10억원에서 180억원으로 늘었다.
코로나19 때문에 폭락한 여행 수요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실적 개선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중국인 입국자 급감하면서 올해 면세점 산업은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중국인 입국자수는 전년 동기보다 55% 줄어든 60만명에 그쳤다. 지난달은 1만6000명에 불과할 정도였다. 이달 들어 모든 입국자가 2주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 만큼 3월보다 입국자 수는 더욱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 연구원은 "국내 면세 산업은 여행객보다는 리셀러 중심이지만 현재는 물리적인 입국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입국자뿐 아니라 글로벌 여행 수요도 급감하면서 해외 면세점도 부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 국내 호텔 및 레저는 국내 코로나 상황 개선에 힘입어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되고 국내 면세는 비용 절감 노력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국내 면세 부진 및 해외 면세 적자폭 확대로 대규모 적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시장 반등과 중국 수요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 1개월간 주가는 17%가량 상승했다. 그럼에도 부진한 실적과 유례 없이 열악한 영업 환경 영향을 온전히 받고 있는 만큼 상반기 반등 모멘텀은 약하다는 분석이다. 나 연구원은 "글로벌 여행 수요 부진도 길어지고 있어 막연한 저가 매수도 어렵다"며 "그러나 중국 프리미엄 시장 구조적 성장 및 동사의 상위 사업자로서의 경쟁력을 감안할 때 회복 시그널을 모색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9만3000원을 유지했다. 전 거래일 종가는 7만6900원이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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